2020년 12월 14일 월요일

기자의 한자 실력 - 아무도 점검을 하지 않는 것일까? 조국의 영광(靈光)?

조선일보 인터넷판에 실린 기사에 곁들인 사진이다. 기사 입력일은 오늘 오후 4시 6분.

국정원 "세월호 숨기는 것 없다, 자료 64만건 전량 열람 허용" 

사진에 딸린 설명이 좀 이상하다. '영광(靈光)'이라니? 나중에 오류가 정정될 것에 대비하여 화면 캡쳐를 그대로 싣는다. 사진의 원본은 조선일보 DB라 하였다.


"소리없는 헌신 오직 대한민국 수호와 영광을 위하여"

참 좋은 말인데 원훈석에 새겨진 한자를 그대로 옮기지도 못했다. 영광이면 '榮光'으로 적어야지, '靈光'은 뭔가? '靈은 신령이나 혼령을 뜻하는 한자이다. '靈光'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 보았다. 네이버 어학사전에 의하면 신령스럽고 성스러운 빛, 또는 왕의 은덕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하였다.

자동 한자-한글 변환 기능을 쓴다 하여도 '靈光'이라는 낱말을 일부러 선택하기도 힘들텐데 어쩌다 이런 일이? 전라남도 영광군(靈光郡)이 이 한자어를 쓴다고 한다. 오, 상식 하나가 늘었다.

기사에 댓글을 달거나 기자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서 수정을 부탁할 정성까지는 없어서 내 블로그에 남긴다. 노석조 기자님, 조금 신경 써 주세요...

구글에서 별 생각 없이 노석조 기자를 찾아보았다. 리포트래시라는 웹사이트가 보인다. reportrash? '기레기'가 아닌가? 정말 흥미로운 사이트이다. '기사 URL을 제보해 주세요. 기사를 자동으로 분석하여 기레기와 기사를 박제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보인다. 노석조 기자의 상세 정보는 여기에 있다. 김박사넷 못지 않은 사이트가 언론사와 기자들도 평가하는구나.. 소리 없이 쌓이는 데이터가 이렇게 무서운 평가의 화살로 되돌아오는 세상이다. 언론이라면 고달프더라도 더욱 날카로운 비평을 받아야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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