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날리는 벚꽃잎을 보면서 문득 마음에 맞는 사람을 한두 명 모아서 건물 앞에서 '벚꽃 엔딩'을 부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를 실행에 옮기려면 이미 벚꽃은 다 진 다음에나 가능할 것 같고, 어쩌면 내년을 기약해야 할 것이다. 주변 사람들과 이와 관련하여 이야기를 나누다가 5월 중순에 뭔가 일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 같아서 일단 멤버를 섭외하기 시작하였고, 아직 참여에 대한 아직 확답은 듣지 못한 상태이다. 잘 성사된다 하더라도 나를 포함하여 2명에서 3명 정의 미니 팀이 될 것이고, 각자 악기를 하나씩 연주한다고 하여도 backing track은 반드시 별도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행사 주최측에서 장비 대여 등 비용을 지원할 가능성은 전혀 알 수 없으니 일단 내가 모든 것을 준비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220V 전원이 있는 곳에 장소를 마련하기로 의견이 모아졌기 때문에 상황은 나쁘지 않다. 마이크로폰, 믹서, 파워 앰프는 전부 개인적으로 갖고 있지만 문제는 적당한 라우드스피커가 없다는 것.
아예 앞으로도 이런 일이 종종 벌어질 것을 감안하여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도록 앰프 + 스피커 일체형 앰프를 구입하는 것도 심각하게 고려하였지만 초기 투자 비용이 적지 않았다. 케이블 연결 등 세팅의 불편함이 따르지만 내가 보유한 인터엠 R150 Plus에 직접 물리도록 적당한 패시브 중고 스피커를 알아 보기로 하였다.
우퍼 직경은 얼마나 큰 것을 고를 것인가? 하나만 살 것인가, 또는 한 쌍을 살 것인가? 브랜드는? 신품과 중고 사이에서 어느 것이 좋을까? 예산이 많지 않으니 며칠에 걸쳐 고통스런 검색을 피할 수 없었다.
Behringer의 8인치 액티브 스피커인 PK108A를 거의 마지막까지 고려 대상에 놓고 고민을 하다가 결국 선택한 것은 중국 브랜드인 FDB의 CX8(중고)를 개인 거래로 주문하였다.
사진 출처: 사운드파워(FDB Audio 공식 대리점) |
제품 카테고리는 live portable speaker이다. 실은 같은 회사의 12인치 우퍼 채용 제품인 중고 CX12를 구입할 생각도 했었다. 8인치를 넘는 우퍼를 써 본 일이 없기 때문에 대구경 스피커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렉트릭 베이스를 가끔 연결하여 연주할 것을 생각하면 저음을 더 잘 내어 줄 12인치급이 더 나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CX12 무게가 15.3 kg이나 되어 들고 다니기에는 너무 무겁고 크다. 반면에 CX8은 6.6 kg에 불과하여 휴대하기에 적당하다. 휴대 편의성을 고려하여 이와 같이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하기로 했다. 흥미롭게도 FDB 공식 웹사이트의 CX 시리즈 정보에서는 CX8이 보이지 않고, 10/12/15인치 모델에 관한 정보만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CX8이 널리 판매되고 있다. CX8/10/12/15의 사양 비교표(국문)는 여기에 있다.
CX8의 사양은 다음과 같다.
"선스크린 하우징 및 방수가 가능한 플라스틱 재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Frequency resonse: 55~18 KBz
- Drivers: 8인치 및 1인치(컴프레션 드라이버) 각 하나씩
- Rated power: 100와트(RMS), 400와트(피크)
- Sensitivity: 92 dB(1W/1m)
- Maximum SPL: 112 dB continuous, 118 dB peak
- Impedance: 8옴
- Dispersion(-6 dB): 90 x 60도
- Crossover: 2.8 kHz passive
- ConnectorsL 2 x Speakon NL4
- 6.6 kg, 296(W) x 415(H) x 230(D) mm
Maximum rating은 인터엠 R150 Plus를 bridged mono로 설정했을 때 잘 어울린다. 이를 적당한 스탠드에 올려도 좋을 것 같다.
국내 브랜드인 Leem(임산업)에서도 정확히 같은 모델명인 CX8/CX-8(다나와)이라는 8인치 우퍼 채용 패시브 스피커를 판매하는데, 인클로저의 재질은 나무이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동일 회사의 유사 제품은 SR8/SR-8(다나와)이다. 인터엠의 오래된 모델 SC-28(월드음향)도 Leem CX8과 유사하게 나무로 짜여져 있다. 그런데 유독 FDB의 CX8는 다른 회사의 동등한 제품보다 유난히 국내 판매 가격이 높은데 왜 그러한지 자세한 사연은 알 수가 없다.
만약 한 곳에 설치해 두고 쓸 용도라면 목재 인클로저가 더 나은 소리를 들려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글에서 소개한 Leem 및 인터엠의 스피커는 오래전에 나온 것이라서 제품 카탈로그 최신판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요즘 소규모 야외 공연에서 쓰이는 스피커의 대세는 별도의 서브우퍼를 채용한 다음과 같은 스타일의 것이 아닐까? 앰프는 서브우퍼에 내장되어 있다.
그림 출처: 임산업 |
파워앰프와 스피커의 연결은 스피콘 커넥터를 구입하여 직접 선을 연결한 뒤 사용하기로 하였다. TPA3116D2 앰프 보드(링크)는 비상시에 사용하면 될 것이다.
보컬 2(메인과 보조), Hi-Z 악기 2대, 백킹 트랙(또는 건반)을 포함하는 것으로 하여 5~6 채널로 구성한다면 내가 갖고 있는 Behringer Xenyx 802 믹서를 꽉 채워야 한다. 어쩌면 기타 두 대는 마이크로 믹서로 묶은 뒤 DI 박스를 거쳐서 802 믹서로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
겉으로 보기에는 듀엣이나 트리오에 불과하지만 - 악기 연주는 2인이 도맡아서 함 - 공연은 실전이다. 많은 것을 경험하며 배우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2024년 4월 14일 업데이트
스피커를 받은 뒤 프로 오디오 영역에서나 쓰이는 스피콘 단자에 케이블을 연결한 다음 들어 보았다. 스테레오 2 채널이 필수가 아님을 느끼게 되었다.
스피커 뒷편에는 다른 명판이 붙어 있었던 것 같다. |
스피콘 단자는 처음 사용해 본다. Bridged mono 모드를 사용하려면 스피콘 단자의 구조를 알아야 한다. 일반적인 스테레오 모드에서는 +1과 -1 단자만 이용하면 된다. |
InterM R150PLUS 매뉴얼에서 작동 모드에 따른 스피콘 단자 연결 방법을 살펴보았다. 앰프 뒷편의 모드 셀렉터 스위치를 채널 1쪽, 즉 'bridged'로 전환하면 1번 채널에 들어온 신호가 크게 증폭되어 1번 및 2번 채널의 (+)핀 사이에 걸린다. 스피콘 단자에서는 2+/2- 단자를 쓰면 되며, 내부적으로 서로 연결이 되어 있어서 이 경우에는 어느 채널에 스피커를 연결해도 상관이 없다.
Stereo(위) 및 bridged mono(아래) 작동 모드의 출력 연결 방법. |
회로도를 보면 bridged mono 모드에서 스피콘 단자를 사용할 경우 어느 출력 채널에 연결을 해도 상관이 없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인터엠 R150PLUS 앰프를 bridged mono 모드로 사용할 경우 8옴 부하에서 150와트(THD 0.05%)가 나온다. 집에서 스테레오 모드(8옴 부하, 50W + 50W)로 음악감상을 하든, bridged mono 모드로 전환하여 바깥에서 소규모 공연을 하든 충분한 출력이다. 전원 트랜스포머를 사용한 고전적인 앰프라서 요즘의 class D 앰프와 비교하면 덩치가 크고 무겁다는 한계는 있지만 말이다.
2024년 4월 15일 업데이트
이것도 일종의 믹서다! 라인 레벨의 스테레오 신호를 하나로 합쳐서 bridged mono 모드로 작동하는 R150PLUS 앰프의 1번 채널에 입력하기 위한 목적으로 직접 만들었다. 케이블이 너무 두꺼워서 6.35 mm TS 플러그에 넣기 위해 외피를 칼로 깎아내야 했다.
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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