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 수요일

공연 연습 사흘째

Microsoft Copilot이 그림. "A 4-member mixed band playing energetically at a daytime park with pizza and beer. The female is playing the ukulele, and they should be drawn as a mix of different races." 맥주에 빨대?

시간이 되는 멤버들끼리 점심시간에 모여서 연습을 시작한 지 오늘로 사흘째이다. 곡은 거의 결정된 상태이고, 기타를 어떻게 나누어서 맡을지 의논하는 단계이다. 최소한의 악기를 사용하되 나머지는 backing track을 사용하는 형태라서 오히려 자유도가 높다. 단, 실제 현장에 가서는 소리가 많이 허전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는 한다.

공연에 주어진 시간은 단 15분. 현장 리허설도 할 수가 없는 상태라서 각 파트의 레벨 세팅을 현장에 맞게 맞추는 어려운 일이 남았다. 모든 악기(마이크 포함)가 믹서에 물려 있다면 연습실에서 밸런스를 맞춘 뒤 현장에서는 파워앰프의 레벨만 적정한 수준으로 올리면 될 것이다. 그러나 건전지로 작동되는 포터블 앰프(야마하 THR30II)가 하나 더 쓰일 예정이라서 상황은 더욱 복잡하다. 주 파워앰프(인터엠 R150Plus)와 스피커(FdB CX8)에 비하면 출력이 낮기 때문이다. 라인 아웃으로 출력을 뽑아서 믹서(Behringer 802)를 거쳐서 주 파워앰프로 보내고 포터블 앰프는 모니터용으로 쓸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하자니 믹서 채널이 부족할 지경이다. 내가 보유한 모든 악기용 케이블은 전부 동원된 상태이고...

차라리 파워드 믹서 하나가 있었더라면 모든 것이 다 간단해졌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소리가 너무 건조하니 리버브 적용을 위한 외장 이펙터도 하나 있었으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욕심을 부리자면 끝이 없다.

방구석에서만 굴리던 장비가 공연에 쓰이게 된다는 것은 장비나 그 주인(나)에게 모두 영광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Alesis NanoPiano가 이렇게 하여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Alesis NanoPiano.


이번 공연을 계기로 야마하 사일런트 기타를 구입한 멤버도 있다. 나도 패시브 스피커와 스탠드 등을 구입하기는 했으나 사일런트 기타에 비할 바는 아니다. 멤버들의 충만한 의지에 내가 살짝 가속 페달을 얹어 준 셈이다.

연습실은 점점 화려해지고...


아무도 없는 지하실에서 믹서의 레벨미터에 한껏 불이 들어오는 것을 즐기면서 이렇게 큰 음량으로 악기를 연주해 본 일이 었었던가? 아파트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기회는 있을 때 붙들고 즐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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