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13일 화요일

나는 왜 Behringer Xenyx 802 mixer를 선택했는가

지난 7월 중순에 번개장터에서 Behringer의 믹서(Xenyx 802, 내 위키 사이트에 올린 매뉴얼 파일)를 구입하였으나 그 기록을 남기지 않았기에 약 두 달이 지난 지금 글을 쓰기로 한다. 같이 사용할 다이나믹 마이크로폰은 (주)엔터그레인사 제품인 KANALS BKD-101을 구입해 놓았다. 실제 사용을 해 보니 Camac SM-221 마이크로폰을 KANALS의 것에 도저히 비교할 수가 없다. Camac 마이크로폰은 영원히 서랍 속으로!

마이크 입력과 악기 입력을 갖춘 홈 레코딩용 USB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다양하게 나오고 있는 요즈음 왜 나는 고전적인 802 믹서('Preminum 8-input 2-bus mixer with XENYX mic preamps and British EQs')를 선택하였는가?



그것은 바로 노브를 돌리면서 믹스를 만드는 '작업'의 느낌을 보다 직접적으로 느끼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언제가 될지 모르겠으나 믹서 또는 믹싱 콘솔은 홈 레코딩뿐만 아니라 간단한 라이브 현장에서도 쓸 수가 있다. 사실 이보다 앞서 구입한 USB 콘덴서 마이크로폰(Tempo XML)을 이용하면 부대 장비를 일절 쓰지 않고 보이스 녹음을 할 수 있다. 이를 사용하기 위해서 마이크 스탠드와 쇼크마운트까지 구입하느라 또 얼마를 투자했던가? 그렇다 하더라도 아날로그 믹서에서 노브를 돌려 가면서 레벨을 맞추는 '조작'의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약간의 투자를 더 한 셈이다. 휴대폰으로 간편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하여도 가끔씩은 직접 초점과 노출을 맞추는 기계식 카메라가 그리워지듯이. 소형 믹서라서 페이더는 없지만 802로도 충분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오디오 인터페이스로는 Berhinger UCA200을 사용하고 있다(이전 글 Behringer 오디오 인터페이스 UCA200을 더 구입하다). Xenyx 802 믹서는 6개의 모노 입력 단자를 갖고 있지만, stero aux return을 보조적인 입력 단자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3-밴드 이퀄라이저나 좌우 밸런스 조절은 불가) 최대 8개의 입력을 쓸 수 있다. 그래서 602가 아니라 802로 불리는 것 같다.

마이크로폰에 대고 노래를 부르려는 것은 아니다. 강의 녹화 등을 위해 목소리를 녹음하는 일에 큰 흥미를 느끼고 있다. 마치 셀카를 찍는 것과 비슷한 일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믹서에 입력되는 여러 음원 중 마이크로폰에 대한 최적의 입력 레벨 셋업(게인 조정)을 하는 방법은 네이버에서 찾은 글([이웃집딴따라] 믹싱콘솔 활용강좌(2)_입력 레벨 셋업하기: 게인조정을 통한 마이크 레벨 셋업/PFL의 기능과 활용; 링크)을 참조하여 공부하였다. 802 믹서는 PFL(Pre-Fader Listen) 기능이 없으니 채널 페이더(802에서는 각 채널 스트립의 맨 밑에 있는 레벨 노브)를 12시 방향, 즉 0 dB('unity gain')에 놓은 다음 마이크로폰에 소리를 입력하면서 게인을 맞추어야 한다. 게인 노브는 마이크로폰 단자 바로 아래에 있다. 메인 믹스의 레벨 노브도 12시 방향으로 맞춘다.

마이크로폰에 가장 큰 소리를 입력했을 때, 즉 피크일 때 레벨 미터의 0 dB에 불이 들어오도록 게인 조절 놉을 돌리면 된다. 맨 아래의 레벨 노브(각 채널 혹은 메인 믹스)를 건드리는 것이 아님에 유의하자. 물론 노래를 부를 때와 일반적인 음성을 녹음할 때 같은 셋업을 적용하는 것이 옳은지는 잘 모르겠다. 강의를 녹음하면서 피크 입력이 들어갈 상황은 잘 상상이 되지 않으니 말이다.

기기를 자주 사용해서 몸에 배도록 익히지 않으면 '어, 무엇을 어떻게 연결해야 되더라?'하면서 망설이게 된다. 잘못 조작하면 피드백 루프가 형성되어 장비는 물론이고 귀를 망가뜨릴 수도 있다! 다음의 다이어그램을 인쇄하여 늘 가까운 곳에 두고 보면서 신호가 어떤 경로를 통해 흘러가는지 숙지하여야만 한다.

Behringer Xenyx mixer의 블록 다이어그램(원본 링크). 회로도는 여기를 참조할 것.


컴퓨터 - 오디오 인터페이스 - Xenyx 802 믹서 - 헤드폰의 순으로 연결을 한 일반적인 상태를 생각해 보자. 2-track input/output 단자 4개(RCA)는 USB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out/in에 각각 연결된 상태라고 가정하자. 2-track to ctrl room/mix 누름버튼 스위치를 올바르게 조작하는 것이 조금 어렵다. 이 두 개의 버튼은 2-track input으로 들어온 외부 신호를 믹서 내에서 어디로 라우팅할지 결정하는 것이다. 반면 2-track output은 믹서 내부에서 메인 출력과 항상 연결되어 있다. 

  1. 컴퓨터에서 나는 소리를 헤드폰으로 들으려면? 이때 Xenyx 802는 단지 컴퓨터에서 재생되는 소리를 증폭하는 헤드폰 앰프 역할을 한다.  2-track to ctrl room/mix 중 하나를 눌러야 한다. 실수로 버튼을 둘 다 눌러도 상관은 없다.
  2. 마이크로폰으로 음성을 녹음하면서 이를 동시에 헤드폰으로 들으려면? 메인 믹스에 실린 마이크로폰(채널 1 또는 2)의 신호를 를 콘트롤 룸 & 헤드폰 출력으로 나오게 해야 하므로 2-track to control room 버튼을 up 상태로 놓는다. 컴퓨터의 DAW software에서 나오는 모니터링 출력을 듣는 것이 아니라 믹서 내부에서 생성된 메인 출력을 듣는 것을 의미한다.
  3. 녹음 중에 컴퓨터의 DAW software에서 나오는 모니터링 출력(2-track input에 연결)을 들으려면 2-track to mix를 눌러서는 안 된다. 이 상태에서는 신호가 메인 믹스로 나갔다가 다시 2-track output을 통해 되돌아 나가는 feedback loop가 형성된다. 반드시 2-track to ctrl room을 누르도록 한다.
  4. 2-track to mix는 매우 신중하게 눌러야 한다. 방에서 헤드폰으로 모니터링을 하는 경우에는 누를 일이 없음을 명심하라. 
제대로 작성한 것이 맞는지 영 자신이 없다...

최근 구입한 ThinkPad가 레코딩 작업에서 핵심 장비로 쓰일 줄 알았는데, MIDI controller keyboard가 인식되지 않는 문제에 직면하는 바람에 어쩌면 리눅스 데스크탑 서버로 다시 돌아갈지도 모른다. 발열도 크고 냉각팬 소리도 시끄러운 리눅스 서버에서 녹음 작업이라니... 유전체 분석을 하는 틈틈이 다시 익숙해지도록 노력해 보련다.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