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시민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지역 백화점이 있었다. '우리가 만들고 우리가 사랑하는 ~백화점'이라는 광고 카피를 기억하시는 분들도 많으리라. 대전 신시가지가 개발되어 쇼핑의 중심지가 둔산으로 넘어가고, IMF라는 고비를 겪으면서 지금 이곳은 중저가 제품을 주로 파는 곳으로 바뀌었다.
구도심 나들이를 하면서 승용차를 자주 이용하지만 정작 이곳 지하 주차장에는 차를 가지고 들어가 본 일은 없었다. 옥외 주차장을 두 번 정도 이용한 경험은 있다.
지난 주말, 아들의 옷을 사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평소에는 대전천변 공터에 무료 주차 하기를 즐기지만 최근 발목을 다친 아내가 오래 걷는 것을 힘들어 해서 이곳 지하 주차장을 이용해 보기로 했다. 앞서 가던 차가 지하 주차장으로 유도하는 안내원의 손짓에도 불구하고 옥외 주차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무슨 사정이 있으려니 생각하고 나는 가벼운 생각으로 지하로 접어들었는데...
난해하기 짝이 없는 구조! 지금 생각해 보니 개미굴과 유사한 구조였다. 차가 교행할 수 없는 비좁고 가파른 통로 - 게이트가 있는 곳은 급하게 꺾여 있어서 차를 멈추고 살짝 후진을 해야 통과할 수 있다 - 를 지나면 몇 대의 차를 대도록 만든 약간 넓은 공간이 나온다. 안내 직원은 또다시 차 한 대가 겨우 지날만한 통로로 가라고 신호를 한다. 나오려는 차가 있었는데? 직원이 유도하는대로 따르는 수밖에. 그 차는 나에게 순순히 양보를 해 주었다. 비좁은 통로를 지나니 두번째의 공간이 나온다. 빈 칸을 찾아 주차를 하였다. 그나마 기둥이 절묘한 위치에 있어서 차를 주차칸 안에 맞추기도 제법 쉽지 않았다.
쇼핑을 마치고 나서 출차 과정을 휴대폰으로 촬영해 보았다.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곳이 많아서 안내 직원이 없으면 안전하게 나가기도 쉽지 않았다.
오늘 이 글과 동영상을 올리는 것은 쇼핑을 하러 나갔다가 느낀 불편함을 알리기 위함이 아니다. 1980년 이 백화점이 지어질 때에는 당시의 상식과 기준에 맞추었을 것이다. 지역에서 한 시대를 주름잡던 유명 백화점 건물이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40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약간 불편하면 어떠하랴.
댓글 1개:
주차장이 있다는 게 신기한데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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