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번잡한 한옥마을을 잠시 벗어나서 아픈 다리를 쉬면서 들고 간 책을 읽으며 조용히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기에 가장 좋은 장소는 전동성당 앞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바로 앞에 위치한 Cafe JB Blue였다. 널찍하게 자리잡은 테이블, 저렴한 가격, 청결하고 센스 있는 인테리어, 그리고 늘 친절한 직원들.. 거의 한달에 한번 정도 꾸준히 전주를 방문하면서(주말 이틀을 연이어 간 적도 있었다!) Cafe JB Blue를 들르지 않는 적이 없었고 점주(매니저?)도 우리를 기억하고 반갑게 인사를 하며 맞고는 했었다. 점주인지 매니저인지는 확인하지 못하였으나 편의상 매니저라고 해 두자.
길 건너편의 전북은행(2층) 건물 1층에 Cafe JB Blue가 있다. 왼편으로 전동성당이 보인다. |
마지막 방문은 작년 11월 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필이면 인테리어 공사 중이라 문을 닫은 상태였다. 그 이후 딸아이의 대학입시와 파견 근무 등으로 생활 근거지가 바뀌면서 한동안 전주를 가지 못했다가 대전 집에서 주말을 보내게 되면서 어제 모처럼 다시 전주를 찾았다. 헤아려 보니 거의 반년 만의 방문인 셈이었다. 늘 가던대로 치명자산 주차장에 도착하니 세워진 차량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게 무슨 일이지? 갑자기 전주의 인기가 줄어들었나? 오목대 앞 기린대로 노상 주차장에 차를 대기로 하고 이동을 하였다. 주차관리원 말씀으로는 노상 주차장은 관리인이 직접 요금을 징수하던 것으로부터 주차요금 정산기에서 시간제(30분 1천원, 일일 최대요금 12000원)로 요금을 내는 것으로 바뀌었고, 시에서 임차하여 사용하던 치명자산 주차장은 계약이 만료되어 약간 더 멀리 위치한 대성동에 공영주차장을 지어서 2019년 1월부터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전북일보 기사 링크). 새로 지은 주차장에서는 아직 요금은 받지 않고 있으며 여전히 셔틀버스는 운행 중이라 하였다. 그래서 차를 돌려서 대성공영주차장으로 향하였다.
한옥마을에서 점심을 먹고 사진을 찍으며 구경을 하다가 Cafe JB Blue로 향했다. 매니저 역시 오랜만에 이곳을 찾은 우리 부부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다음날(6월 2일), 그러니까 바로 글을 쓰고 있는 오늘 오전까지만 영업을 하고 문을 닫는다는 것이 아닌가! 은행이 카페가 있던 1층으로 내려오고, 카페는 면적을 줄여서 테이크아웃 업장으로 바뀔 예정이라 하였다. 그러고 보니 카페 안쪽은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공간을 내 준 것 같았다. 아마 작년 11월의 공사가 이것 때문이었던 모양이다.
우리 부부가 늘 앉던 자리. 늦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먹고 싶었던 빙수는 재료가 동이나서 주문을 할 수 없었다. |
JB Cafe Blue 영업 종료일 전날(2019.6.1.).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
새롭게 발견한 맛집 [고자루] 앞에서. 발로 밟아서 반죽을 만드는 족타면으로 유명한 곳이다. 전주성결교회 옆골목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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