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29일 토요일

6LQ8 PP 앰프 만들기 - 가조립, 그리고 시험 청취

이렇게 빨리 만들면 안되는데! 왜냐하면 여름-가을을 걸쳐서 가지고 놀(?) 프로젝트로 계획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걱정하지 말자. 파레토 법칙의 정해영 버전이 이번에도 적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즉, 어젯밤에 가조립 후 테스트까지는 끝냈지만 남은 20%를 완성하는 데에는 전체의 80%에 해당하는 노력이 들어갈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무엇인가를 만들거나 개발할 때, 목표한 기능의 80%를 달성하는 데에는 전체 개발 시간(혹은 노력)의 20%만 들이면 되지만, 나머지 20%의 목표를 채우려면 80%의 노력을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얼기설기 Perl 스크립트를 짜서 원하는 일을 하게 만드는 것은 쉬우나 여러 오류 상황에 대처하고 사용자 인터페이스(그래봐야 명령향 인수 처리 정도의 일)를 만드는데 훨씬 더 많은 노력이 든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6LQ8 앰프 제작 과정의 배선 실수는 딱 세 번이 있었다. 전부 전원을 넣기 전에 발견하여 바로잡은 것이 다행이었다. 가장 치명적인 것은 전원회로에서 100uF 400V 전해 캐패시터 하나의 극성을 반대로 연결했던 것이다! 지금도 남은 오류는 한쪽 출력 트랜스의 스피커 연결선 극성을 역시 반대로 연결한 것. 고전압을 사용하는 진공관 앰프를 만든 다음 처음으로 전원을 넣을 때가 가장 무섭다. '퍽' 혹은 '번쩍'과 함께 어디선가 불꽃이 튀고 연기가 풀풀 나면서 누전 차단기가 내려갈까 겁이 난다.




커넥터에 연결된 선이 전반적으로 너무 길다. 소리가 잘 남을 확인하였으니 기판을 고정한 다음에 적당한 길이로 잘라야 한다. 절연 처리가 되지 않은 곳이 많으니 감전이 되지 않게 마감하는 일도 남았다.


일반 전원 트랜스를 푸시풀 출력 트랜스로 사용한 시도는 나름 성공적이었다. 푸시풀 앰프답게 소리에도 힘이 있다. 

아직 남은 일이 많다. 전원 스위치와 파일럿 램프, 그리고 퓨즈도 달아야 하고, 잡음도 없애야 한다. 실드선이 아닌 신호선을 너무 길게 늘여뜨렸더니 이곳으로 잡음이 유입된다(손을 케이블에 가까이 대면 잡음이 발생함). 케이블 전체를 시험 삼아서 알루미늄 호일로 감싼 다음 접지부에 접촉시키니 잡음이 싹 사라짐을 관찰하였다. 그렇다면 MOSFET을 이용한 리플 제거 회로(아직 eBay에서 배송이 되지 않음)를 쓰지 않아도 좋다는 뜻일까? 저항과 캐패시터만으로 평활회로를 구성하였으므로 어느 정도 리플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히터는 12V 어댑터를 사용하려 직류 점화를 하므로 이로부터 발생하는 험은 없다고 생각해도 좋다. 

부하를 연결한 상태에서 전원은 직류 212V가 나왔다. 권장되는 수치는 202-203V였다. RC를 한 단 더 연결하지, 아니면 리플 필터 기판이 오면 전체적으로 교체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전원부의 저항과 캐패시터에서 생각보다 열이 많이 나서 장시간 사용해 보면서 문제가 없는지 확인을 할 필요가 있다. 드라이브단의 그리드 전압도 -1.4~-1.6V 수준으로 회로 개발자의 권장치(-1~-1.26V)보다 좀 더 깊게 나온 상태이다. 

한 채널에 4와트 정도에 불과한 푸시풀 앰프에서 이렇게 열이 펄펄 나고 있으니 만약 욕심을 부려서 EL34나 6L6 싱글 앰프를 만들었더라면 얼마나 애를 먹고 있었을지 짐작이 간다.

2019년 6월 29일 업데이트

전원부에 130옴-100uF 400V RC 필터를 한 단 주가하였고 블리더 저항과 바이패스 캐패시터를 달았다. 부하가 걸린 상태에서 최종단 전압은 207~207V 정도가 나온다. 평활용 캐패시터가 상당히 뜨겁고 저항의 와트(2W)도 발열 수준을 생각하면 좀 적은 것을 고른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플라스틱과 나무판만으로 만든 섀시라서 잡음이 좀 많다. 이는 차차 고쳐 나가야 할 것이다.

최종 수정한 전원회로 기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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