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3일 월요일

다이오드를 이용한 납땜인두의 파워 1/4 전환 장치(50%가 아님)

새로 구입한 세라믹 히터 납땜인두는 40W짜리라서 자작 용도로 트랜스나 커넥터 등에 납땜을 하기에는 아주 적당하다. 반면 기판에 반도체 부품을 납땜하기에는 열량이 좀 큰 편이라서 부품을 망가뜨릴까봐 부담스럽다. 20W가 조금 안되는 납땜인두는 대전 집에 있는데, 좁은 숙소에서 용도에 따라 인두를 두 개나 보유하고 있는 것도 우스운 노릇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새 인두를 사면서 터보 기능이 있는 것을 살 것인지를 놓고 정말 오랫동안 고민을 했었다.

인터넷을 뒤지면 정류 다이오드를 이용하여 납땜인두의 파워를 "1/2"로 줄이는 아이디어가 흔히 나온다. 아래에 보인 유튜브 동영상 제목은 a dual-wattage soldering iron: an example circuit that uses a diode이다. 전환용 스위치가 아닌 일반적인 2핀 스위치를 쓴다면 두번째의 회로도에 보인 것처럼 다이오드 양 끝을 단락시키는 방식으로 스위치를 연결하면 된다.



출처: Tips and tricks pencil-type soldering iron

너무나 간단한 아이디어라서 따라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사용한 다이오드는 1N4007이다. 다이오드를 통하면 반파 정류가 된 220V가 납땜인두에 전달되니 전력은 1/2이 되겠거니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20와트에서 기대되는 열량이 잘 나오지 않았다. 일단 40와트로 달구어 놓은 상태에서 적절히 스위치를 전환해 가면서 쓰면 저열량이 필요한 작업을 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왜 생각보다 덜 뜨거울까? 중학교 저학년 수준의 물리(우리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물상'이라고 불렀다) 또는 기술 과목에서 배운 지식을 떠올려 보았다. 이 회로에서 다이오드는 납땜인두에 공급되는 실효전압을 1/2로 줄이는 역할을 한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전류도 1/2로 줄어든다. 전력은 전압 곱하기 전류이므로 결국 납땜인두는 다이오드를 연결하지 않은 상태와 비교하여 1/4 수준인 10와트로 작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즉 50%로 파워를 줄이는 장치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데 왜 인터넷에 공개된 것들은 50%로 줄이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단 말인가? 기본적인 사항을 잠깐 놓치면 이렇게 엉뚱한 결론이 나게 된다.

40와트에 어울리는 두툼한 인두팁을 10와트 수준으로 달구고 있으니 얼마나 늦게 온도가 올라가겠는가? 실제로 온도를 측정해 본다면 땜납을 충분히 녹일 수준에 살짝 못미치는 것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만약 납을 녹이지 못할 수준이라면, 작업 대기 중에 인두팁이 지나치게 뜨거워지지 않도록 만드는 장치로 쓸 수는 있겠다.

2019년 6월 16일 업데이트

1/4 용량으로 설정하여 인두를 켠 다음 한참 두면 어쨌든 납이 충분히 녹을 정도까지는 온도가 올라감을 확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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