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이 넘도록 새 소식을 올리지 못했다. 경주 출장에 이어서 국제 회의에 참석하고자 미국을 다녀왔는데, 몸 상태가 지금까지도 너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경주 출장 직전에 비를 맞으며 달리기를 한 뒤 감기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하더니 아주 최악의 상태가 되어 미국행 비행기를 타야만 했다. 짧은 국외 출장을 다녀오면서 시차를 이어서 극복하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고, 지금도 피로감 및 기침에 시달리고 있다. 언제나 회복이 되어서 즐거이 저녁 달리기를 하게 될지 알 수가 없다.
이번에 미국에서 10월 31일-11월 1일 양일 간 열린 회의의 이름은 AI-바이오과학 협력회의(AI-Biscience Collaborative Summit, AIBC)이다. 회의를 주도한 것은 미국 국무부(Department of State), 미국 과학재단, 그리고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이다.
다음은 국무부 웹사이트에 실린 fact sheet이다.
Launch of the Inaugural AI-Bioscience Collaborative Summit
Fact sheet의 첫 단락을 챗GPT에게 그대로 번역하게 만들면...
2024년 11월 1일 금요일, 미국 국무부, 미국 국립 과학 재단, 미국 국립 표준 기술 연구소는 Microsoft, Chan Zuckerberg Initiative, 미국 국립 과학·공학·의학 아카데미와 공동 주최로 최초의 정부 주도 글로벌 인공지능(AI) 기반 생명과학 정상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이 AI 생명과학 협력체 (AIBC) 정상회의는 국제적 협력의 중요한 이정표로, 헬스케어, 식량 안보, 기후 변화 대처 등 사회의 주요 문제에 혁신적인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는 신흥 기술 발전을 약속하는 중요한 행사입니다.
우리나라 외교부가 내놓은 공식 보도자료는 다음과 같다.
참가 국가는 한국, G7(캐나다, 프랑스, 독일, 일본, 이탈리아, 영국, 미국), 브라질, EU, 네덜란드, 이스라엘, 인도, 싱가포르, 남아프리카공화국이었으며, 나는 한국 대표부의 일원으로서 참석하였다. 감기 + 시차 극복 실패에 따른 수면 부족 등으로 다른 동반자들에게 폐만 끼치고 온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회의가 열린 미국 한림원(National Academies of Science, Engineering, and Medicine, 구글 지도)은 유명한 National Mall의 북쪽에 붙어 있다. 그러나 한림원 건물에서 겨우 0.3 마일밖에 떨어지지 않은 링컨 기념관에도 가지 못할 정도로 몸이 좋지 않았다. 숙소로 겨우 걸어오면서 GW, 즉 조지 워싱턴 대학교를 스쳐 지나간 것에 만족해야 했다.
내가 묵었던 호텔은 듀퐁 서클 인근의 The Baron Hotel이라는 곳이었다. 한림원까지는 걸어서 약 30분이면 도착할 위치에 있었다. 호텔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나오는 Bagels Etc.라는 곳에서 두 번의 아침식사를 하였다. 한국인 3대가 운영하는 것 같았다. 메뉴에 익숙하지 않아서 두툼한 고기를 끼운 베이글 샌드위치만 두 번 먹은 것은 아쉽다. 아침식사에 적당하도록 크림치즈를 바른 베이글을 주문할 생각을 왜 못했을까!
아침 6시부터 영업을 시작하는 Bagels Etc. |
미국 국무부는 미국의 외교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정부 기관이다. 우리 정부로 치면 외교부에 해당한다. 미국 국무부 장관은 Secretary of State라고 하는데, 대통령과 부통령에 이어서 권력 서열 3위이다. 회의 둘째 날에 갑자기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이 방문하여 짧은 연설을 하고 갔다. 뒷줄에 앉아 있던 나도 국무부 공식 사진에 덩달아 남게 되었다. 기념품은 아무것도 사지 못했지만, 사진은 남았다.
사진 출처: flickr(U.S. Department of State) - Secretary Blinken Participates in AI-Bioscience Collaborative International Summit(링크). 앞줄 왼쪽 끝은 한국 수석 대표인 한민영 외교부 기후환경과학외교국장. |
연설을 마치고 퇴장하는 블링컨. |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른다. 이번 회의에 참석하면서 미국 중심의 질서 및 영향력이라는 것을 많이 느끼고 왔다. 영어 소통 문제는 영원한 숙제임을 다시 느꼈고...
나머지 여행 사진은 별도의 글에서 정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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