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21일 월요일

나프록센 함유 진통소염제

평소에 먹는 고지혈증 약이 다 떨어졌다. 아침 8시부터 문을 여는 동네 병원에 출근 전 들러서 처방전을 받은 뒤 약국으로 향했다. 지난주 토요일에 종합건강검진을 했기 때문에 3주쯤 뒤에 혈액 검사 결과가 나오면 그에 맞추어 다시 처방을 받으면 된다.

마침 무더위로 잠을 설쳐서 그런지 목덜미와 어깻죽지가 불편하고 두통이 와서 진통제를 추가로 구입하였다. 약의 이름은 프리엔에프연질캡슐. 비슷한 이름의 프리엔연질캡슐은 덱시부프로펜이 주성분이나 프리엔에프나프록센(250mg)이 주성분이다. 나프록센은 다른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중에서 상대적인 심혈관계 질환 발생률이 가장 낫다고 한다. 나프록센 성분의 약명으로는 종근당의 낙센이 비교적 지명도가 높은 것 같다. 어렴풋하게 광고 기억이 난다.


늘 먹던 타이레놀을 사는 것이 나았을까? 타이레놀이나 프리엔에프 전부 식약처 분류로는 '해열, 진통, 소염제'이다. 전신적 해열, 진통, 항염증 작용에는 나프록센이 더 강하게 작용하므로(그만큼 부작용도 더 클 수 있다), 감기 정도에는 이부프로펜을 쓰는 것이 일반적이라 한다. 그런데 타이로넬은 이부프로펜이 아니다. 

일반인 수준의 지식 검색을 해 보자.

약국에서 구입하는 진통제는 크게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으로 된 해열진통제와, 이부프로펜, 아스피린 등의 비스테로이드 성분으로 된 소염진통제로 나뉜다... 해열진통제는 간 기능을 떨어뜨리고, 소염진통제는 위장 기능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생리통이나 긴장성 두통, 염증성 근육통, 류마티스 관절염 등에는 소염진통제가 더 효과적이다. (출처: 헬스조선뉴스 2021년 6월 8일자)

약업신문에 실린 정재훈 약사의 칼럼('소염제와 해열제 어떻게 다른가')에 보다 자세한 설명이 나온다.

  • 타이레놀은 염증에는 효과가 없다.
  • 타이레놀은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유일한 해열제이다.
  • 일상에서 가벼운 두통이나 근육통으로 진통제를 찾을 때는 소염제, 해열제(즉 타이레놀) 중 어느 것을 선택해도 무방하다.
  • 해열제는 빈 속에 먹어도 무방하다.

가끔 잇몸이 빨갛게 붓고 아플 때가 있다. 거의 정해진 위치에서만 그렇다. 아마도 음식물이 잘 끼는 곳일 것이다. 이러한 때에는 희한하게도 그쪽 머리가 찌르는 듯 아픈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타이레놀을 먹어도 두통이 사라지지 않아서 며칠을 고생하고는 했다. 이제와서 타이레놀이 염증에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앞으로 잇몸에 탈이 나서 통증이 느껴진다면, 이부프로펜이나 나프록센 성분의 소염진통제를 먹는 것이 나을 것이다.

자잘한 지식 하나 더.

덱시부프로펜은 오랫동안 사용되어왔던 이부프로펜("부루펜")의 거울상 이성질체이다. 이부프로펜은 S-이부프로펜(dex-ibuprofen)과 R-이부프로펜(levo-ibuprofen)이 혼합된 형태로, 실질적인 약효를 발휘하는 것은 주로 S-이부프로펜이다. 덱시부프로펜은 혼합물 중에서 부작용을 일으키는 R-이부프로펜을 제거한 해열, 진통, 소염 효과를 나타내는 S-이부프로펜만으로 이루어진 약물이다. 이부프로펜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적은 양을 복용하고도 대등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출처: 약물백과)

생물학 전공자라고 해서 이 모든 지식을 다 아는 것은 아니었다.


댓글 1개:

photon08 :

보통 판매하는 이부프로펜이 좌우 거울 이성질체의 혼합인 줄 몰랐네요. 약효가 없는 R-이부프로펜도 체내에서 S-이부프로펜으로 바뀌지만, 그 과정에 다른 반응이 개입해서 (혹은 다른 반응에 개입허거나 영향을 주거나)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고, 그렇지 않다고 해도 사용량 예측이 힘든 점 등이 있다고 하네요.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2675775/#:~:text=Dexibuprofen%20is%20a%20pharmacologically%20effective,conversion%20into%20dexibuprofen%20%5B6%5D. (한국 소아과 전공자들이 S-아이브프로펜에 대해 쓴 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