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0일에 착수 단계의 글을 기록해 두었다.
6LQ8 SE amplifier의 개선 - 상판 바꾸기
앰프의 본체를 이루는 플라스틱 수납함을 상판(5T 아크릴)이 다 덮지 못한다. 아크릴판 자체로는 수납함에 고정하기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중간에서 위 아래를 이어주는 동시에 플라스틱 수납함의 나머지 부분을 가릴 재료가 필요하다.
이전의 구조물을 해체하여 약간의 자작나무 합판과 각재를 얻었다. 이를 적당히 접착제로 붙이고 다이소에서 구입한 밝은 색 우드퍼티로 구멍을 메운 뒤 바니시를 3회 발랐다.
바니시를 바르기 전. |
바니시를 거듭 바르면서 색이 점차 짙어졌다. |
이 중간 나무판을 플라스틱 수납함에 어떻게 고정할 것인가? 며칠을 고민한 끝에 가구 부속의 일종인 '자석 빠찌링'(door catcher)을 쓰기로 하였다. 참 마음에 들지 않는 명칭인데 이미 이 분야에서는 굳어진 이름이고 달리 대체할 용어도 없다. 이 부속을 문고리닷컴 동대문에 직접 가서 구입하였다. 다음 동영상을 통해 사용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어제까지 작업으로 negative feedback 연결을 제외한 대부분의 작업을 마쳤다. 신호 입력용 RCA 단자는 새 것을 갖고는 있으나 직경 10 mm 구멍을 뚫을 공구가 여기에는 없어서 예전 것을 임시로 그대로 연결해 두었다. 해체해 두었던 히터 배선 방법(직렬)이 잘 기억이 나지 않아서 PCB 패턴을 보고 다시 생각해 냈다. [1-2]에 커넥터를 통해 DC 0V-12.6V를 연결하고, [3-4]는 한데 합쳐서 전원기판의 그라운드에 연결하면 된다. 주 전원(고전압)과 히터 전원의 그라운드는 PCB 안에서 서로 연결된다. 이렇게 해야 잡음이 줄어든다. [1-2]와 [3-4]의 연결을 서로 뒤바꿔도 된다. PCB 설계 시 많은 것을 고려한 것 같다.
6LQ8 SE amplifier PCB는 제이앨범에서 설계 및 제작하였다. 나는 납땜만! PCB에는 한림LA0640-02(2.5 mm 피치, 나일론) 2P 앵글 헤더가 붙여 있다. 이 커넥터 시스템은 Molex의 5046-02에 대응하며, voltage 및 current rating은 각각 최대 250VAC 및 3A이다. |
매우 작은 출력 트랜스포머를 사용하였지만 소리에 불만은 없다. 다음의 사진은 며칠 전의 상태로서 오늘과도 많이 다르다. 에폭시 기판은 90도 돌렸고, 커넥터의 방향이 바뀌면서 기존의 전선이 닿질 않아서 연장을 하는 등 수고를 많이 들였다. A4 용지보다 작은 플라스틱 바구나 안에 무슨 트랜스포머가 이렇게 많은지... MOSFET이 들어간 리플 제거용 보드를 사용했다면 훨씬 넉넉한 배치가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이 싱글 엔디드 앰프는 여러가지 면에서 독특한 점이 있다.
- 널리 알려지지 않은 진공관인 6LQ8을 사용하였다. 이를 널리 알린 것은 강기동 박사님 및 제이앨범의 공로이다.
- 배전압 정류회로를 택하였다.
- 전원용 트랜스포머를 코어를 전부 해체하여 갭을 주기 위하 재정렬한 것을 한동안 싱글 엔디드 앰프용 출력 트랜스포머로 사용한 일이 있다. 이것의 1차부를 초크 코일 대용으로 사용하였다. 용량은 알 수 없다!
- 히터 전원은 별도의 트랜스포머를 정류하여 사용하였다.
- 무척 작은 크기의 출력 트랜스포머를 사용하였다(관련 글 링크).
개조 전에 비하여 훨씬 콤팩트하고 보기에도 좋은 앰프로 재탄생하였다. 좁은 공간 안에 부품이 이전보다는 더 가깝게 모이게 되어 혹시 전원 트랜스포머에서 유도되는 험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였으나 전혀 그렇지 않았다.... 아니, 그건 아니었다. 아래의 업데이트를 참조하라.
내가 만드는 앰프는 죄다 생활 주변의 소품을 활용하였다. |
코로나로 앓는 동안 사진 왼쪽의 6LQ8-6V6 앰프를 새로 만들었고 최근 일주일 동안 오른쪽의 6LQ8 앰프의 개선을 완료하였다. 불편한 자세로 방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서 고된 작업을 할 때마다 '내 다시는 이런 짓 하나 봐라...'하고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비장한 각오를 다지지만, 항상 그때 뿐이다. 음질은 그저 자기 만족일 뿐이고, 별로 예쁘지도 않은 진공관 앰프 제작에 왜 이렇게 빠져드는 것일까? 남아 있는 것 기준으로 현재 다섯 대의 진공관 앰프가 있다. 당분간은 유지 보수만 하는 것으로 만족하련다.
2023년 6월 7일 업데이트
주변 소음이 없는 새벽에 앰프의 전원을 넣었더니 험이 들린다. 스피커에서 1미터도 채 되지 않는 곳이라 더욱 크게 들렸다. 상판 바꾸기 개선 작업 전과 비교해서 더 심해졌을까? 정확히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류회로 기판을 MOSFET 리플 제거 회로로 대체하면 나아질지도 모르겠으나 현재 시스템은 배전압 정류를 채택하고 있어서 상황이 조금 복잡하다. 리플제거 회로 기판에서 다이오드 및 평활 캐패시터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만 활용해야 할 것도 같고, 만약 부품이 예전보다는 더욱 가깝게 위치함에 따라 전원 트랜스포머에서 유입되는 험이라면 이렇게 하여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숙제가 또 남았다.
이 회로에서 리플 제거 기능을 담당하는 빨간 상자 부분만 따로 만들어서 현재의 초크 코일을 바꿔치기하면 될지도 모른다. |
2023년 6월 8일 업데이트
출력 트랜스포머, 신호선 및 앰프 PCB를 전원 트랜스포머와 AC 라인과 떨어뜨려 보았다. 험이 사라지지 않았다. 심지어 새로 만든 6LQ8-6П5С 앰프에서 MOSFET 리플 필터 보드를 떼어다 연결을 해 보아도 마찬가지였다. 마지막 남은 용의자는 히터 전원뿐이다. DC 12V 어댑터를 이용하여 히터를 점화해 보니 험이 사라졌다!
참 기이한 일이다. 다른 사람은 교류 점화를 해도 문제가 없는데, 왜 나는 직접 만든 정류회로를 써서 DC를 만들어 점화했건만 험이 발생한단 말인가? 진공관 앰프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알리익스프레스에서 6N1 + 6P1 싱글 앰프 보드를 구입하여 전원과 출력트랜스만 연결하여 들었던 일이 있다. 초크 코일도, MOSFET 리플 필터도, 히터 전용의 DC 전원도 적용하지 않았지만 잡음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 그런데 왜 내가 만든 앰프는 이 모양일까?
DC 12V 어댑터로 히터 전원을 공급하면서 음악을 재생하는 모습. 사진 왼쪽 아래에 보이는 새 RCA 단자는 아직 사용하지 못했다. 부드러운 플라스틱 재질의 상자라서 가위나 롱 노우즈 플라이어로 쑤시면 직경 10mm 구멍을 만들 수 있겠지만, 일단은 테스트가 완료될 때까지 보류하기로 한다. |
히터 전원 공급용 트랜스포머와 정류회로. 결국 어느 앰프에서도 안식처를 찾지 못하였구나! 실험용 전원 등 다른 용도를 찾아 보아야 되겠다. 이 전원 트랜스포머는 0-9-12-15-18V, 1.2A 규격의 제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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