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6일 화요일

6LQ8 SE amplifier의 개선 - 상판 바꾸기(완성 단계)

5월 30일에 착수 단계의 글을 기록해 두었다.

6LQ8 SE amplifier의 개선 - 상판 바꾸기

앰프의 본체를 이루는 플라스틱 수납함을 상판(5T 아크릴)이 다 덮지 못한다. 아크릴판 자체로는 수납함에 고정하기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중간에서 위 아래를 이어주는 동시에 플라스틱 수납함의 나머지 부분을 가릴 재료가 필요하다.

이전의 구조물을 해체하여 약간의 자작나무 합판과 각재를 얻었다. 이를 적당히 접착제로 붙이고 다이소에서 구입한 밝은 색 우드퍼티로 구멍을 메운 뒤 바니시를 3회 발랐다.

바니시를 바르기 전.

바니시를 거듭 바르면서 색이 점차 짙어졌다.


이 중간 나무판을 플라스틱 수납함에 어떻게 고정할 것인가? 며칠을 고민한 끝에 가구 부속의 일종인 '자석 빠찌링'(door catcher)을 쓰기로 하였다. 참 마음에 들지 않는 명칭인데 이미 이 분야에서는 굳어진 이름이고 달리 대체할 용어도 없다. 이 부속을 문고리닷컴 동대문에 직접 가서 구입하였다. 다음 동영상을 통해 사용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어제까지 작업으로 negative feedback 연결을 제외한 대부분의 작업을 마쳤다. 신호 입력용 RCA 단자는 새 것을 갖고는 있으나 직경 10 mm 구멍을 뚫을 공구가 여기에는 없어서 예전 것을 임시로 그대로 연결해 두었다. 해체해 두었던 히터 배선 방법(직렬)이 잘 기억이 나지 않아서 PCB 패턴을 보고 다시 생각해 냈다. [1-2]에 커넥터를 통해 DC 0V-12.6V를 연결하고, [3-4]는 한데 합쳐서 전원기판의 그라운드에 연결하면 된다. 주 전원(고전압)과 히터 전원의 그라운드는 PCB 안에서 서로 연결된다. 이렇게 해야 잡음이 줄어든다. [1-2]와 [3-4]의 연결을 서로 뒤바꿔도 된다. PCB 설계 시 많은 것을 고려한 것 같다.

6LQ8 SE amplifier PCB는 제이앨범에서 설계 및 제작하였다. 나는 납땜만! PCB에는 한림LA0640-02(2.5 mm 피치, 나일론) 2P 앵글 헤더가 붙여 있다. 이 커넥터 시스템은 Molex의 5046-02에 대응하며, voltage 및 current rating은 각각 최대 250VAC 및 3A이다.


매우 작은 출력 트랜스포머를 사용하였지만 소리에 불만은 없다. 다음의 사진은 며칠 전의 상태로서 오늘과도 많이 다르다. 에폭시 기판은 90도 돌렸고, 커넥터의 방향이 바뀌면서 기존의 전선이 닿질 않아서 연장을 하는 등 수고를 많이 들였다. A4 용지보다 작은 플라스틱 바구나 안에 무슨 트랜스포머가 이렇게 많은지... MOSFET이 들어간 리플 제거용 보드를 사용했다면 훨씬 넉넉한 배치가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이 싱글 엔디드 앰프는 여러가지 면에서 독특한 점이 있다.

  • 널리 알려지지 않은 진공관인 6LQ8을 사용하였다. 이를 널리 알린 것은 강기동 박사님 및 제이앨범의 공로이다.
  • 배전압 정류회로를 택하였다.
  • 전원용 트랜스포머를 코어를 전부 해체하여 갭을 주기 위하 재정렬한 것을 한동안 싱글 엔디드 앰프용 출력 트랜스포머로 사용한 일이 있다. 이것의 1차부를 초크 코일 대용으로 사용하였다. 용량은 알 수 없다!
  • 히터 전원은 별도의 트랜스포머를 정류하여 사용하였다.
  • 무척 작은 크기의 출력 트랜스포머를 사용하였다(관련 글 링크).


개조 전에 비하여 훨씬 콤팩트하고 보기에도 좋은 앰프로 재탄생하였다. 좁은 공간 안에 부품이 이전보다는 더 가깝게 모이게 되어 혹시 전원 트랜스포머에서 유도되는 험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였으나 전혀 그렇지 않았다.... 아니, 그건 아니었다. 아래의 업데이트를 참조하라.

내가 만드는 앰프는 죄다 생활 주변의 소품을 활용하였다.


코로나로 앓는 동안 사진 왼쪽의 6LQ8-6V6 앰프를 새로 만들었고 최근 일주일 동안 오른쪽의 6LQ8 앰프의 개선을 완료하였다. 불편한 자세로 방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서 고된 작업을 할 때마다 '내 다시는 이런 짓 하나 봐라...'하고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비장한 각오를 다지지만, 항상 그때 뿐이다. 음질은 그저 자기 만족일 뿐이고, 별로 예쁘지도 않은 진공관 앰프 제작에 왜 이렇게 빠져드는 것일까? 남아 있는 것 기준으로 현재 다섯 대의 진공관 앰프가 있다. 당분간은 유지 보수만 하는 것으로 만족하련다.


2023년 6월 7일 업데이트

주변 소음이 없는 새벽에 앰프의 전원을 넣었더니 험이 들린다. 스피커에서 1미터도 채 되지 않는 곳이라 더욱 크게 들렸다. 상판 바꾸기 개선 작업 전과 비교해서 더 심해졌을까? 정확히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류회로 기판을 MOSFET 리플 제거 회로로 대체하면 나아질지도 모르겠으나 현재 시스템은 배전압 정류를 채택하고 있어서 상황이 조금 복잡하다. 리플제거 회로 기판에서 다이오드 및 평활 캐패시터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만 활용해야 할 것도 같고, 만약 부품이 예전보다는 더욱 가깝게 위치함에 따라 전원 트랜스포머에서 유입되는 험이라면 이렇게 하여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숙제가 또 남았다.

이 회로에서 리플 제거 기능을 담당하는 빨간 상자 부분만 따로 만들어서 현재의 초크 코일을 바꿔치기하면 될지도 모른다.


2023년 6월 8일 업데이트

출력 트랜스포머, 신호선 및 앰프 PCB를 전원 트랜스포머와 AC 라인과 떨어뜨려 보았다. 험이 사라지지 않았다. 심지어 새로 만든 6LQ8-6П5С 앰프에서 MOSFET 리플 필터 보드를 떼어다 연결을 해 보아도 마찬가지였다. 마지막 남은 용의자는 히터 전원뿐이다. DC 12V 어댑터를 이용하여 히터를 점화해 보니 험이 사라졌다!

참 기이한 일이다. 다른 사람은 교류 점화를 해도 문제가 없는데, 왜 나는 직접 만든 정류회로를 써서 DC를 만들어 점화했건만 험이 발생한단 말인가? 진공관 앰프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알리익스프레스에서 6N1 + 6P1 싱글 앰프 보드를 구입하여 전원과 출력트랜스만 연결하여 들었던 일이 있다. 초크 코일도, MOSFET 리플 필터도, 히터 전용의 DC 전원도 적용하지 않았지만 잡음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 그런데 왜 내가 만든 앰프는 이 모양일까?

DC 12V 어댑터로 히터 전원을 공급하면서 음악을 재생하는 모습. 사진 왼쪽 아래에 보이는 새 RCA 단자는 아직 사용하지 못했다. 부드러운 플라스틱 재질의 상자라서 가위나 롱 노우즈 플라이어로 쑤시면 직경 10mm 구멍을 만들 수 있겠지만, 일단은 테스트가 완료될 때까지 보류하기로 한다.


히터 전원 공급용 트랜스포머와 정류회로. 결국 어느 앰프에서도 안식처를 찾지 못하였구나! 실험용 전원 등 다른 용도를 찾아 보아야 되겠다. 이 전원 트랜스포머는 0-9-12-15-18V, 1.2A 규격의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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