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9일 일요일

2023년형 GenoGlobe 로고를 새로 만들다

나의 개인 도메인 이름인 GenoGlobe의 로고를 만들었던 이야기는 2021년 2월에 기록하여 놓았었다(링크). 무료 서비스를 이용하여 만든 것이라 해상도가 200 x 200 픽셀에 불과해서 음악 배포를 위해 만든 매우 단순한 동영상의 배경으로 쓰기에도 적합하지 못한 수준이었다.

지금까지 사용해 온 저해상도 로고. 원본은 내 위키 사이트에 있다(링크).


마침 진공관 앰프 상판 도면을 만들기 위해 LibreCAD를 다시 공부하고 있던 중이라서 기존의 로고 이미지 위에 도형을 그려 넣으면서 작업을 하면 고해상도의 로고를 다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주말 동안 약 7~8 시간의 고통스러운 가내 노동을 통해 원본과 매우 흡사한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었다. 과연 이만한 수고를 들일 가치가 있는 일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노랑 비슷한 색은 #f2e057, 짙은 파랑 비슷한 색은 #0d1a42이다. 글꼴('Learning from Lives'는 Fjalla One, 'GenoGlobe'는 Raleway)도 매우 정확하게 찾아낸 것 같다. 하단의 글씨 크기와 배치는 재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


내가 아주 초보적인 수준으로 쓸 줄 아는 그래픽 편집 프로그램은 김프와 잉크스케이프가 전부이다. 이 두 프로그램을 중급자 수준으로 쓸 줄 알았다면 CAD로 로고를 베껴내는(?) 미련한 짓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원본 로고가 매우 단순한 편이라서 그나마 비교적 쉽게 작업을 한 편이었다. 색 추출은 크롬의 확장 프로그램인 컬러 피커를, 글꼴 검출에는 Font Finder를 사용하였다.

원본 이미지를 파워포인트에서 확대하여 100 x 100 mm 정사각형에 꽉 채운 다음, 각 원의 지름을 대략적으로 측정하였다. 모든 원의 중심은 대각선 위에 있다. 

고통스러운 LibreCAD 작업의 결과물...


여러 개의 원을 늘어 놓고 서로 교차한 점을 경계로 나머지를 잘라내는 일이 매우 까다로웠다. trim, trim2, divide 명령의 차이를 이해하고 정확히 적용해야 한다. 이미지를 임포트하여 그 위에 원을 그리다 보니 원점을 벗어나게 되었고, 외접하는 정사각형의 왼쪽 아래 꼭지점이 원점과 겹치게 만드는 일 또한 상당히 어려웠다. 이 정사각형은 최종 작업물에는 남지 않는다. 다음 그림과 같이 LibreCAD경계만 그려서 SVG 파일로 저장한 뒤 잉크스케이프에서 내부를 원하는 색으로 칠하면 다 끝나리라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단계에서 경계선을 없애는 것도 쉽지 않았고, 그 결과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차라리 LibreCAD에서 내부에 색을 입히는 것이 더 낫겠다 싶어서 열심히 인터넷을 뒤져 방법을 알아내었다. 도형 내부를 단색('solid')으로 'hatch'를 하되, 두 종류의 색상을 적용하기 위해 레이어를 적용하였다. 만약 hex 코드를 이용한 커스텀 색상을 넣지 못했다면 한 번 더 좌절을 했을 것이다. 최종 출력은? SVG로 하니 도형 내부가 색으로 채워지지 않고 여전히 위 그림과 같이 경계선으로만 나와서 아예 PDF로 만들어 버렸다. 이에 대해서는 조금 더 알아보아야 되겠다.

그래픽 작업의 ABC만 알고 있었어도 이렇게 온갖 삽질의 조합을 통해서 일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예를 들어 개체, 경로, 윤곽선 등에 대한 개념과 활용법을 조금만 공부해 두었다면 잉크스케이프에서 아주 쉽게 작업을 했을 것이다. 물론 여러 개의 원을 그리고 편집하여 밑그림을 그리는 것부터 마지막 단계까지 잉크스케이프 하나로 전부 가능한 일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상의 작업은 토요일과 일요일(오늘), 이틀에 걸쳐 이루어졌다. 오늘 아침까지는 색을 넣는 작업이 영 신통치 않아서 운전 연습을 시키기 위해 만난 아들에게 아이디어를 구했다. 아들은 웹툰 회사에 다니고 있어서 그래픽 작업에는 능숙하다. 그랬더니 wifu2x라는 웹사이트에서 4배로 키운 이미지를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이것도 그렇게 마음에 드는 수준은 아니었다.

wifu2x의 4배 확대 결과(800 x 800 픽셀). 클릭하여 확대해 보면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CAD로 그린 원본 도면이 있고, HEX 색상 코드를 알고 있고, 마지막으로 글꼴 정보를 갖게 되었으니 비록 고생은 많이 했지만 앞으로 만들 결과물을 완전히 제어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앞으로 LibreCAD의 사용법을 중급 이상으로 익히도록 하고, 아울러서 그래픽 편집 프로그램도 어느 정도는 익숙해지도록 공부를 해 두어야 되겠다. 우선 벡터(vector)와 래스터(raster)의 차이부터 알아보도록 한다(링크).

낡은 2008년형 토스카를 몰고 자유로를 달리는 아들. 자녀의 성장을 지켜보는 일은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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