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14일 금요일

LED 조명 교체 준비

점점 LED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있는 FPL 또는 PL 형광등은 규격화가 되어 있어서 교체에 별 어려움이 없다. 기존에 쓰던 것과 같은 와트의 것을 아무 곳에서나 구입하여 갈아 끼우면 된다. 36 W와 55 W가 가장 흔하다. 단, 색온도를 잘못 고르면 매우 거북하다.


FPL36EX-L(2,700K)은 누런 빛을 낸다. 잘못 산 것이다! 끝자리가 'D'이면 주광색, 'W'는 주백색이다.

주방 조명등 절반이 나오지 않는다는 장모님의 연락을 받고 덜컥 걱정이 되기 시작하였다. 장모님 댁에 직접 가서 기존에 쓰던 것이 어떤 형태인지 확인하지 않고 딱 맞는 부품을 미리 준비해 가져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FPL 형광등처럼 규격화가 잘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제는 심지어 전원장치('안정기'라고도 하지만 옳은 표현은 아님)가 내장된 LED 모듈까지 나온다.

내가 아는 바로는 LED 모듈은 기존 FPL 형광등 몇 와트용을 대체한다는 정도로만 설명이 나온다. 소모 전력이 동등하면 LED 모듈의 크기가 같을까? 나도 모른다. LED 모듈을 기존 등기구에 자석으로 붙이도록 만들어진 것도 많기에, 외형 크기는 이제 별로 중요하지 않다. LED 모듈과 전원장치를 연결하는 커넥터는 통일이 되어 있을까? 그것도 모르겠다. 전원부가 망가진 것인지, LED 모듈이 망가진 것인지 직접 가서 확인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섣불리 부품만 구입할 수는 없다. 그래서 50와트급 주방용 등기구 전체를 사서 갈아버리기로 하고 쿠팡에서 주문을 하여 일단 받아 놓았다. 요즘은 등기구가 워낙 싸서 전체를 가는 것이 별로 부담이 없다. 제품명은 "홈플래닛 삼성 칩셋 플리커프리 LED 직사각 방등 천장등 주방등 50W (친절한 설명서)".

배달된 제품의 외형 치수는 1180 x 160 x 68 mm로 상당히 크다. 포장을 열어 보니 전원장치 내장형이었다. LED용 전원장치는 보통 스위칭 타입으로 알고 있는데, 부품이 몇 개 보이지 않았다. 트랜스포머 없이도 SMPS를 제조할 수 있는 것인가? 'Transformerless DC supply'라는 검색어로 찾아보면 별로 복잡하지 않은 회로가 나온다. 플리커를 제거하기 위한 회로를 포함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총 4개의 LED 스트립은 납땜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교체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되었다.

22 uF/400 V 전해 캐패시터가 보인다. 만약 오래 사용하여 작동이 불량해지면 전해 캐패시터만 갈아도 될 것이다. 이럴 때는 납땜을 할 줄 안다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개당 무려 1 와트를 소모하는 56개의 LED는 빛을 확산하는 반구형 투명 재질의 것으로 씌워져 있다. 색온도는 6500K(주광색). 예전에 구입했던 모듈은 기판 위에 LED가 그냥 노출된 상태였고, 이보다는 더 조밀하게 배치되어 있었다.


LED 모듈은 수명이 꽤 길지만, SMPS에 포함된 전해 캐패시터의 전해액이 마르면서 LED 모듈보다 더 빨리 망가지는 것이 문제이다. LED 모듈 위에 전원장치를 포함시키면 교체 주기가 일치하게 되니 그것 역시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교체를 하러 가기 전에 불이 잘 들어오는지 테스트를 해 보았다.

얼마나 밝은지 노출을 잔뜩 줄여서 촬영하였다.

생각해보니 트랜스포머를 쓰지 않은 DC 공급 회로라면 AC mains supply와 절연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위에서 사진을 찍었던 테스트는 대단히 위험한 것이다! 조명기구에 쓰이는 회로라서 하우징에 넣어서 천장에 고정해 버리기 때문에 실용적으로는 별 문제가 없겠지만...

일부만 교체하고 손질하여 오래 쓰는 것보다 전체를 갈아 버리는 것이 미덕인 시대이다. 폐기용 형광등은 수거함에 넣으면 되지만, LED 모듈이나 전원장치는 어떻게 버려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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