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12일 월요일

R-코어 권선 연습 4일차 경과

권선기는 끝없는 개량을 거치는 중이다. 감는 동안 손을 대신하여 장력을 유지할 장치를 달고, 회전수 조절기(디머 스위치)를 보다 가까운 곳으로 옮겨 달아서 선을 매만지다가 재빨리 속도를 조절하게 만들고...





모터(AC 전동 드릴 + 디머 스위치에 의한 속도 조절)의 도입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했다. 에나멜선을 빈 틈이 없이 촘촘하게 감으려면 보빈이 자동으로 회전하는 상태에서도 두 손을 다 동원해야 한다. 유튜브에서 종종 보듯이 고속으로 회전하는 보빈에 대하여 한 손으로 정렬를 하여 감는 모습은 꿈도 꿀 수 없다. 상황에 따라서 회전 속도를 조절해야 하는데 디머 스위치의 조절에 따라 한 템포 느리게 반응하는 데다가 저속에서는 토크가 낮아서 이내 전동 드릴이 멈추어 버리고는 한다.

어떻게 해서는 네 번째 층까지는 정렬을 유지하고 싶다. 이렇게 가지런하게 빈 틈이 없이 감긴 상태로 목표치인 ~16층까지 그대로 감아 올리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분명 어디서든 틀어지기 쉽다.


드디어 직경 0.3mm 에나멜선을 주문하였다(쿠팡). 연습용으로 쓰던 것은 0.35mm였다. 광화문 근처에 근무하면서도 일과시간 중에 종로3가 승리케이블에 직접 가서 구입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한두 차례 연습을 더 한 다음 실전 권선 작업에 돌입하련다. 잘해 봐야 3층 정도 정렬 상태를 유지하다가 그 뒤로는 '막감기'로 끝날 것임이 자명하다. 권선 작업을 아무리 아름답게 끝마친다 해도 리드선 깔끔하게 연결하기, 코어 체결하기, 최종 제작물을 앰프 섀시에 고정하기 등 남은 숙제가 가득하다.

권선 작업이 끝나면 이런 형태로 코어를 체결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앰프 섀시에는 어떻게 고정을 할 것인가? R-core OPT 만드는 사람의 영원한 숙제이다.


강기동 박사님의 웹사이트 My Audio Lab에서 R-core 출력 트랜스포머 관련 자료를 링크해 놓는다. 

강 박사님 특유의 꼼꼼한 자료 정리 스타일을 감상하고 있노라면 앞으로 R-core 트랜스포머를 더 잘 만들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마구 솟구치지만 이번 권선 작업을 끝으로 자제하는 것이 낫다. 어차피 코어를 수급하는 것이 너무나 힘들고, 그것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계속 앰프를 만들어 탑을 쌓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권선 '설계'가 더욱 어려운 EI 코어 출력 트랜스포머는 자작 생각 자체를 하고 싶지 않다. 다음은 Jalbum 웹사이트에 남아있는 나의 첫 진공관 싱글 앰프 자작기이다. 한참 아래로 스크롤하여 내려가면 R-core OPT 제작기가 나온다.

일단 일을 저지르기로 했습니다(6N1 + 6P1 SE 앰프)(2018)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