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15일 수요일

전해 캐패시터 폭발 원인을 알아내다

괜히 부품의 품질을 의심했었다. 미안하다!

부품통에 마침 100 uF 400 V 삼영 캐패시터가 있어서 교체하였다. 괜히 IC114에 주문을 했다!

터진 캐패시터를 제외하면 리플 필터 기판의 다른 부품은 이상이 없으리라 가정을 하고 갖고 있던 캐패시터로 교체를 하였다. 혹시나 또 터질까봐 종이 상자를 위에 씌우고 아주 조심스럽게 점검을 시작하였다.

풉!

캐패시터가 폭발한 이유를 알아냈다. 입력 전원의 극성을 반대로 연결했던 것이다... 충전 후 단락을 시켜도 리드에서 불꽃이 튀는데, 200 볼트가 넘는 직류를 반대로 연결했으니 전류가 얼마나 신나게 달렸겠는가. 그래도 다른 부품에는 손상을 주지 않고 가장 초입에 있는 캐패시터만 장렬히 전사했으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폭발 이후에도 1N4007이 멀쩡한 것을 보니 1 암페어 이상은 흐르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1 암페어는 50 VA급의 전원 트랜스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부하가 연결된 상태에서 리플 필터 기판의 입력단에 들어오는 전압은 직류 210 볼트 정도이다. 만약 여기에 연결된 캐패시터가 단락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면 전단의 시멘트 저항(합성 저항으로서 210 옴)에는 사실상 1 암페어의 전류가 흐른 셈이다! 그러면 이 저항이 소모한 전력은? 전류에 전압을 곱하니 210 와트? 그러니 색이 변하고 충격을 가하니 깨질 정도가 되지 않았겠는가.

연기가 나기 시자하면 즉시 전원을 차단해야지 캐패시터가 터질 때까지 그저 관찰을 하고 있었다니... 여러모로 한심하다. 내일 IC114에서 저항이 배송되면 IN4007 브리지도 새로 만드는 것이 낫겠다. 마침 여분으로 갖고도 있고 가격도 싸니 다행이다.

이렇게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플라스틱 통 + MDF 상판에 구성했던 6LQ8 PP 앰프는 인켈 TX-858 튜너 섀시에 새로 둥지를 틀었다. 지금은 임시로 연결을 하여 KBS 클래식 FM의 '명연주 명음반'을 듣고 있다. 티라미수 앰프 때보다는 험이 많이 줄었지만 완벽한 무음 상태는 아니다.





단자를 고정할 철판을 오려내는데 최근 구입한 항공가위가 쓰였다. 철판은 버려진 형광등 전자식 안정기의 케이스를 재활용한 것이다.


제작자 이름 남기기.

아직까지도 중학생 수준의 실수를 저지르는 모습을 보면 내 모습이 참 한심하다. 화재가 난다거나, 크게 다치는 일이 생기지 않는 것에 감사를 해야 할 노릇이다. 마무리나 하면서 여름이 지날 때까지는 좀 조신하게 있어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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