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까지만 만들면 다 끝나."
자작인의 거짓말(?)은 계속된다. 만드는 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움에 중독되기 때문이다.
JBL의 FE-M2125는 소출력 진공관 앰프에 별로 어울리는 스피커는 아니다. 책상 위에 두고 쓰기에도 너무 크다. 그러나 다른 대안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빛을 발한다. 소구경 스피커 드라이버(=유닛)를 쓰는 한계로 인해 저음을 강조하기 위한 특별한 방법을 동원한 인클로저가 아니라면, 6.5 인치의 우퍼는 더 줄일 수 없는 기준점이 될 수 밖에 없다.
휴대폰으로 가까이 찍으면 나타나는 왜곡은 피할 방법이 없다. 최근에 마무리한 앰프도 개선할 곳이 많은데, 스피커까지 흥미를 느끼면 어쩌란 말인가. |
그럼에도 불구하고 3~4인치급의 소구경 풀레인지 드라이버로 아담하게 만든 스피커 시스템은 낮은 효율이지만 책상 위 환경에서는 어울리는 물건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박병윤 선생님의 3인치 풀레인지 드라이버(링크1, 링크2, 링크3)가 그렇고, Kirby Meet Audio(KMA)에서 판매하는 DIY 키트가 그렇다. KMA가 제공하는 DIY 동영상을 보면 당장 손에 목공 본드를 묻히고 싶어서 안달이 난다. KMA의 소개에 의하면(동영상 링크), 처음 스피커 자작을 하는 사람에게 원하는 스피커 드라이버는 Dayton Audio의 PS95(Point Source Full-Range Driver)라 한다. 국내에서는 '아빠의 보물창고'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팔린다. TL, QWT, TQWT(이것이 전부 스피커 '통'과 관계된 용어라니...) 등을 사용하여 작은 구경의 불리함을 딛고 저음을 강조할 수 있다고 한다.
사운드포럼에 의하면, 모든 주파수 대역을 다 가질 수 없는 경우에는 고음보다 저음을 잃는 것이 낫다고 한다. 풀레인지 드라이버 하나로 이를 만족시키려면 직경이 3.5인치보다 작아서는 곤란하다는 설명과 함께(Vifa TC9FSD13). 이 유닛은 사운드포럼의 스테디셀러인 '포도'(Podo)에 쓰인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에 알게된 업체인 사운드레시피의 홍승의 대표(일명 홍마녀)가 소개하는 동영상을 보면 꽤 흥미가 당긴다. 백로드혼 방식을 사용한 포도2(판매처, 동영상)에서는 스캔스픽의 3.5인치 드라이버인 10F를 사용한다. 드라이버의 가격은 Vifa TC9FSD13보다는 훨씬 높다. Peerless/Tymphany/Vifa 브랜드는 이재 전부 한 회사의 브랜드 같은데 왜 이렇게 이름이 여러 개인지...
Peerless는 1926년 덴마크에서 설립되었다. 2000년, 덴마크 회사인 Vifa는 Peerless와 합병하여 Danish Sound Technology(DST)가 되었다. Tymphany는 2005년 DST를 인수함으로써 Peerless, Vifa 및 Scan-Speak 브랜드와 기술력도 넘겨받게 되었다(근거 링크: https://www.tymphany.com/peerless-drivers/).
잘 알려진 회사의 스피커 드라이버는 최적 인클로저의 수치까지 제시해 주므로 잘만 하면 나도 만들어 볼 수 있겠다는 의욕을 돋군다. 사실 요즘은 중국제 스피커 드라이버가 약진을 하고 있다. 유명한 스피커 회사도 많은 경우 중국에서 OEM 납품을 오랫동안 해 왔으니 품질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신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에서 소개한 업체 외에도 사운드 그래비티 등에서 스피커 드라이버를 구입 가능하다.
소구경 스피커 시스템을 두 번 정도 만들어 보았지만 전부 흡족하지 않았다. 지나친 실험정신을 발휘하지 말고, 검증된 인클로저의 도면을 구해서 제작하거나, 아니면 아예 전문 제작업체의 것을 쓰는 것이 시행착오를 줄이는 길일지도 모른다.
다음주에는 6LQ8 PP 앰프의 전원트랜스 유도 잡음을 줄이는 일부터 최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한다. 스피커에 대한 관심은 장기 프로젝트로 남겨 두겠다. 새로 알게된 진공관 앰프 및 스피커 공방 몇 곳의 관련 정보와 함께 이 글을 마무리한다. 소규모 공방에서부터 번듯한 사업체 형태를 갖춘 제조사에 이르기까지 그 다양함의 폭은 매우 크다 하더라도, 이러한 곳들이 항상 인터넷 상에서 제품에 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리라고 기대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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