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8일 화요일

43번 오극관(43 power pentode) 싱글 앰프 프로젝트 - [18] 손을 떼기로 하다

지난 주말 세운상가 근처 쇼핑의 가장 큰 성과는 인두팁을 새로 산 것이다. 나무 손잡이가 달린 30와트급 저가 일자형 납땜인두의 팁이 뭉툭해져서 너무 쓰기가 불편했었다. 팁 직경이 얼마였는지 잘 기억이 나질 않아서 5 mm와 6 mm 두 가지를 하나씩 구입하였다. 5 mm 팁이 딱 맞게 들어간다. 구입 가격은 총 3천원이 들었으니 품질이 어떠할지는 미루어 짐작이 가능하다.

왼쪽은 사용하던 팁. 가운데는 5 mm 팁으로 교체 후. 오른쪽은 6 mm 팁.
소형 스크류 드라이버의 손잡이 쪽 회전하는 부품이 헐거워져서 빠지기 시작하였다. 20년 가까이 사용했으니 공구들이 조금씩 망가질 때도 되었다. 이가 나간 니퍼도 새로 장만할 때가 되었다. 멀티미터는 아직 잘 작동하니 다행스럽다.

어설프게 43 power pentode로 싱글 앰프를 만들어서 즐겁게 잘 듣다가 최근 '웅-'하는 잡음이 너무 심해져서 전원 트랜스 교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였다. 드라이브단의 로드 저항을 낮추는 회로 수정을 한 이후부터 그런 것 같다. 심지어 드라이브단(12AU7 사용)과 출력관을 전부 DC 어댑터로 점화를 해도 마찬가지였다. 그렇다면 B전원에서 문제가 있다고 예상할 수 있다. 어제 퇴근 후 한참을 붙들고 씨름을 하였지만 트랜스를 바꾸어도 도무지 잡음은 줄어들지 않았다. 그래서 이 트랜스를 6N1+6P1 싱글 앰프에 연결해 보았다. 이 앰프는 주문제작 전원트랜스에서 아마도 용량부족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이는 울림이 심하게 나서 어렵사리 SMPS를 자작하여 지금껏 사용해 오고 있다.

그런데... 정말 좋은 소리를 내는 것이다! 이럴줄 알았다면 SMPS 자작을 하려고 애를 쓸 것이 아니라 차라리 기성품 전원트랜스를 두 개 구해서 히터와 B전압 공급용으로 각각 사용하는 것으로 충분했을 것이다.

트랜스 2차에는 110V가 나오므로 6N1+6P1 싱글 앰프용으로는 많이 부족하다. 배전압 정류회로를 만들어서 250V 가깝게 만든 다음 다시 연결을 해 보았다. 그런데 좀 이상하다. 급격히 캐패시터가 뜨거워지면서 약간 부풀기까지 하는 것이었다. 12V 입력용으로 만든 배전압 모듈을 실수로 그냥 연결한 것 아닌가! 자칫하면 큰 사고가 날 뻔하였다. 원인을 알았기에 망정이지 무신경하게 계속 사용했다면 아마 폭발을 했을 것이다. 전원부 캐패시터의 내압을 잘못 맞추어서 폭발한 경험은 이미 있다. 분수처럼 쏟아지던 전해액!

내압이 높은 캐패시터를 부품통에서 꺼내어서 다시 배전압 정류 모듈을 만들어야 했다. 역시 소리가 잘 난다. 30VA 전원트랜스는 그렇게 심하게 뜨거워지지도 않았다. 그러면 6N1+6P1 싱글 앰프에 쓰기 위한 SMPS를 만드느라 그렇게 고생을 할 필요도 없었다는 뜻일까?

그렇다면 결론은 무엇인가?

  1. 43 pentode가 급격히 상태가 나빠졌다.
  2. 드라이브 회로의 로드 저항을 내린 것이 문제이다.
나도 잘 모르겠다. 더 이상의 시간 낭비를 하지 않기 위하여 현재 수준에서 마무리하자. 43번 말고도 앞으로 경험할 수 있는 더 좋은 진공관은 얼마든지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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