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부터 준비한 자작곡 '화장을 지우고'를 어제 유튜브에 공개하였다. 노래를 부른 이는 오고은 님(유튜브 채널). 가이드 보컬 의뢰 및 작업은 전부 온라인, 즉 비대면으로 이루어졌다. 내 목소리도 약간 추가되었다.
이미 유튜브에 올려 놓고 자세히 들어보니 첫 번째 코러스가 나오기 직전에 뜬금없이 쿵! 킥드럼 소리가 하나 끼어들어 있었다. 가사 역시 연결이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있고... 유튜브에서는 동영상을 업로드 한 뒤 지속적으로 고치는 일을 할 수 없다. 이는 너무나 당연한 정책이기도 하다.
내가 현재 수준에서 아무리 노력을 해도 몇 개월 내에 (작사/작곡)·편곡·악기 연주·녹음 수준이 지금보다 획기적으로 나아질 것 같지는 않다. 만약 직장을 쉬면서 반년 정도 이 일에만 매달린다면 모르겠지만. 따라서 지금 수준에서 공개하는 것이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1년에 6~8곡 정도를 쓰는 것은 가능할 것 같다. 그러나 최종 퀄리티는 보장하기 어렵다. 틈틈이 유튜브를 통해서 공개하는 정도로 만족하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이다.
기획사에 데모곡을 보내어 정식으로 발매되기를 기대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한다. 다음의 글을 통해 '신인 작곡가의 곡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를 확인해 보자.
나는 신인 작곡가도 아니고, 그저 취미 수준에서 음악을 즐길 뿐이다. 취미라는 단어 하나가 커버하는 실력의 범위는 이루 다 말할 수 없이 넓다! 난 아마도 그 스펙트럼의 중간 이하 어딘가 위치할 것이다.
사실 멜로디 수준의 자작곡을 갖고 있다면, 자비로 얼마든지 음원을 발매할 수 있다. 편곡과 연주 등도 외주를 통해서 해결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기 만족으로 끝날 수준이 아니라 한국 대중음악의 저변 확대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준이 되려면, 돈이 있다고 해서 쉽게 결정할 일은 아니다.
갑자기 블로그 창이 맥락 없는 광고로 뒤범벅이 되기 시작하였다. 애드센스도 연결되지 않았고, 구체적으로 블로그 설정에서 뭘 건드렸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무료로 구글의 자원을 쓰고 있으니(정확하게 말하자면 기본 저장 공간을 약간 넘겨서 쓰기 위해 매월 약간의 비용을 들이지만) 이런 불편함을 참아야 하는 것일까! 자본주의 사회를 굴리는 대표적인 원동력은 광고라고 하니 이를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겠지만 참 불편하고 성가시며 때로는 민망하기까지 하다. 기억을 되살려 보니 크롬에 설치된 광고 차단 확장 프로그램을 제거하지 않으면 곤란하다는 메시지가 보여서 이를 승인한 뒤 광고 범벅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광고 차단을 해제하라는 요구가 어느 레벨에서 이루어진 것인지 확인하지는 못하였다. 광고 차단기인 AdGuard를 새로 설치한 뒤 어떤 일이 벌어지나 지켜보기로 하였다.
유튜브는 광고가 주요 수입원이니 이를 차단할 경우 정상적인 동영상 재생이 되지 않게 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간다.
대전에 위치한 원 소속기관으로 복귀하여 텅 빈 사무실에 앉아 새로운 업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힘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더 많은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목표 수립,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 진도 관리, 공정한 평가... 지금까지 개인 연구자로서 높은 자유도를 누리며 일을 해 왔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일을 해야 한다.
광화문 인근(서울 종로구 내수동)에 빌렸던 오피스텔의 계약 종료는 2월 말까지. 두 차례에 걸쳐 승용차에 짐을 싣고 이사를 하였지만 주말을 이용해서 아직 몇 차례 더 옮겨야 한다. 짐을 마지막으로 뺄 때 인터넷 이전 설치를 할 예정이라서 대전 집에서는 지역유선방송 케이블 TV를 쓰는 실정이다. 당연히 와이파이도 아직 마련하지 못하였다. 앞으로 한 달 동안은 이러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부족한 데이터 용량을 채우기 위해 현재 사용 중인 알뜰폰 회사를 기존의 핀다이렉트에서 다른 곳으로 바꾸기로 하였다. 다음은 알뜰폰 사용에 대해 기록해 놓았던 글이다. 오늘 아침까지 사용한 핀다이렉트Z Mini 요금제로는 월 7GB가 한계이다. 데이터 용량을 다 소진해도 느린 속도(최대 1Mbps)로는 무한 이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의 통신사에 연락하여 더 많은 데이터를 쓸 수 있는 상위 요금제를 쓰는 것보다는 아예 다른 회사로 번호 이동을 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여 집 근처 편의점과 다이소를 돌아다니면서 셀프 개통이 가능한 유심칩을 구입하였다. 내가 고른 것은 SK 세븐모바일의 유심(NFC 기능 포함, 8,800원)이었다. 기존 이동통신사의 자회사 중 하나라서 소비자 만족도는 높은 편이라 한다(알뜰폰 요금제 비교 및 가성비 추천 - 2024년 1월 update)
데이터 경고가 뜬 나의 휴대폰. 맨 위의 카드 이용 내역은 유심 구매를 했던 흔적이다.
번호 이동을 위한 셀프 개통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 신규 개통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이다. 셀프개통 웹사이트에서 차근차근 따라서 하면 별 어려움은 없다. 다음과 같은 동영상 가이드까지 마련되어 있다.
신청서 작성, 본인 인증, 요금제 선택, 결제 수단 등록 등 몇 단계를 거친 뒤 유심칩을 바꾸어 끼우면 그만이다. 이전에 사용하던 통신사(스테이지파이브-핀다이렉트, KT 통신망 사용)로부터 번호 이동에 대한 확인 문자가 빨릴 오지 않아서 직접 전화를 걸어서 해결하느라 약간 시간이 걸렸을 뿐이다. 나와 같이 편의점에서 유심을 구입한 경우 웹사이트에서 신청서 작성을 반드시 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나는 11GB의 데이터 및 무제한의 음성통화·문자를 제공하는 3만원대의 LTE 요금제를 골랐다.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한다면 알뜰폰을 사용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프로모션 혜택이 좋은 알뜰폰을 몇 개월 단위로 옮겨 다니는 것(번호 이동)이 가장 유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핀다이렉트의 이마트24 ONLY 요금제는 월 5,500원에 71GB의 데이터와 무제한의 음성통화 및 문자 메시지를 제공한다. 4개월의 프로모션 기간이 지나면 월 36,900원으로 환원된다. 따라서 현명한(?) 소비자라면 4개월이 지난 뒤 다른 알뜰폰으로 갈아타면 된다. 요즘은 셀프 개통이 별로 어렵지 않으니 그 과정도 번거롭지 않다.
인구는 급감하고 있는데, 기존 가입자를 빼앗아 오는 전략으로는 시장이 합리적으로 돌아갈지 낙관하기 어렵다. 작년 가을 기준으로 알뜰폰 가입자는 이미 1400만명을 넘었다. 많은 가입자가 알뜰폰으로 넘어가면서, 이동통신 3사의 시장 지배력이 약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다.
업무용 PC에서 크롬 웹브라우저를 실행하면 자동으로 내 구글 계정과 연동된 프로파일을 통해 로그인이 이루어진다. 크롬에 로그인하면 여러 기기에서 북마크, 방문 기록 및 기타 설정을 사용할 수 있고, 지메일이나 블로그 등도 별도의 로그인 과정 없이 들어갈 수 있다. 평소에는 너무나 당연하고도 편리한 기능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다른 곳으로 근무지를 옮기게 되니 그렇지 못하다. 내가 쓰던 PC에서 다른 사람이 크롬을 실행하였을 때 내 구글 계정으로 암호 입력도 없이 들어오게 되면 매우 곤란하기 때문이다.
후임자에게 업무 관련 자료는 다른 방법을 통해 안전하게 전달한 뒤 내가 쓰던 업무용 PC를 초기화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이곳 업무 환경에서 필요한 전용 소프트웨어의 재설치 등 번거로운 후처리가 이어져야 한다. 초기화까지는 하지 않고 로컬 사용자 계정을 새로 만들고 내가 쓰던 계정을 삭제하는 방법도 가능하나, 이것 역시 후처리가 필요하다.
따라서 초기화 또는 계정 신설이 어려운 경우 내가 쓰던 크롬 프로파일을 삭제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다. 이와는 별도로 후임자에게 전달할 필요가 없는 잡다한 파일은 잘 찾아서 지우는 것이 에티켓이다.
오늘이 근무 마지막 날이라서 어제 퇴근 전에 크롬 프로파일은 지워 놓았다. 이제부터는 마지막 퇴근 전까지 크롬을 사용하면서도 인터넷 사용 기록 - 쿠키, 캐시 파일, 사이트에 저장된 데이터 - 는 남기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때 매우 유용한 기능이 바로 게스트 모드(구글 고객센터의 설명)이다. 게스트 모드는 다른 사람에게 컴퓨터를 빌려 주거나 타인의 컴퓨터를 잠시 사용할 때 유용하다.
게스트 모드는 시크릿 모드와 약간 다르다는데, 그 차이를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하였다. 지금 쓰는 글은 게스트 모드로 접속한 뒤 구글 블로그에 로그인하여 작성 중이다. 이 상태에서는 시크릿 모드로 새 창을 열 수 없다. 이미 게스트 모드이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시크릿 모드로 들어가려면 크롬 우측 상단 모서리의 세로점 3개 → 「새 시크릿 창」를 클릭하거나, 「Ctrl + Shift + N」을 누르면 된다. 실험을 해 보니 게스트 모드에서는 이 단축키가 작동하지 않는다.
요즘은 구글에 로그인할 때 2단계 인증을 하도록 설정을 바꾸어 놓았다. 약간 번거롭더라도 안전한 것이 최고가 아니겠는가?
소속기관 복귀를 앞두고 출입용 신분증을 다시 만들기로 하였다. 근무 중에는 늘 목에 걸고 10년이 훨씬 넘게 사용했더니 사진이 흐려져서 알아보기가 힘들게 되었기 때문이다. 작년 봄, 비슷한 이유로 주민등록증을 재발급 받은 일이 있다(당시 작성한 글 링크). 주변에서 사진관을 찾기가 어려워서 휴대폰 촬영 후 이미지를 전송하면 인화물을 집앞까지 보내주는 앱을 사용하였다. 휴대폰 전면 카메라로 셀피 촬영을 하면 광각 렌즈로 찍은 느낌이 나는 데다가 조명이나 배경 처리가 까다롭다는 문제가 있다.
마침 오늘은 정장을 입고 어딜 다녀올 일이 있었다. 외부 일정을 마치고 귀가하기 전 직접 사진관을 찾아가서 신분 증명용 사진을 찍기로 했다. 주변을 검색해 보니 아직도 필름 현상 및 인화 작업을 하는 사진관이 있었다. 네거티브 필름도 판매하고 있었다. 물론 증명용 사진은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서 처리해 준다.
뻗친 머리를 다듬고 촬영용 의자에 앉았다. 정말 오랜만에 남이 찍어주는 증명용 사진이다. 눈이 너무 많이 내려서 집에 갔다가 다시 나오기가 귀찮았기에, 잠시 기다려서 사진을 받기로 했다. 원본 이미지 파일을 이메일로 보내주는 서비스가 마음에 들었다.
인물 사진에서 어느 정도의 보정은 허용할 수 있다고 본다. 과도한 주름이나 잡티를 약간 줄여주는 정도에 한해서 말이다. 그러나 얼굴 윤곽선을 건드리거나 약간 삐뚤어진 눈/코/입 등을 수정하는 것은? 이는 옳지 않다고 본다. 왜냐하면 신분의 증명이라는 본래의 목적에서 멀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아름다운 사진'이 아니라 신분을 확인하기 위한 '사실 그대로의' 사진이다. 예전에 동네 사진관에서 여권용 사진을 찍을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보정 작업을 곁에서 지켜보게 되었는데, 한쪽 쪽으로 처진 어깨를 보정하여 높이를 맞추는 것을 보고 놀랍고도 의아하게 생각한 일도 있었다. 욕심을 내면 한도 끝도 없을 것이다. 한쪽 눈꺼풀을 살짝 올려서 눈 크기를 맞추고, 흉터도 없애고, 눈썹도 정돈해 주고... 그러면 더 이상 나의 모습에서 점점 멀어져 간다.
또 하나의 에피소드. 딸아이가 여권 발급을 위해 사진을 찍어서 가져왔는데, 얼굴 윤곽을 지나치게 건드려 놓아서 과연 출입국 심사에서 동일한 인물로 인정해 줄지 걱정이 될 지경이었다. 피부 톤도 지나치게 붉게 표현되어 있었다. 어차피 아무리 수정을 해도 연예인 수준이 될 것도 아니고(딸아, 미안!)... 인터넷 매체에 공개된 기사에서 작성자 소개를 위해 첨부된 얼굴 사진은 지나치게 보정을 하여 어색한 모습을 보이는 때가 많다. 과학기술 소식을 주로 다루는 어떤 매체에서는 어느 대학(또는 연구소)에서 세계적인 성과를 발표했다면서 연구자의 사진을 싣기도 한다. 그런데 천편일률적인 보정을 해서 사람의 개성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기괴한 얼굴 모습을 보는 일도 많다. 특히 요즘 젊은이들의 이력서 사진이 그러한 것 같다.
오늘 촬영한 사진의 결과물을 받아 들었다. 아니, 이게 과연 나란 말인가? 10년도 훨씬 젊게 만들어 놓은 것은 물론, 얼굴을 너무 갸름하게 만들어서 보통 어색한 것이 아니었다. 작은 얼굴에 집착하는 우리나라에서만 이런 것인지, 또는 전 세계의 보편적인 현상인 것인지...
다음부터는 피부 말고는 보정하지 말라고 부탁을 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건 문화의 문제이다. 신분 증명용 사진은 아예 후보정이 불가능한 즉석사진만 허용해야 한다는 규제라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2024년 1월 18일 업데이트
언제부터인가 '민증'이 주민등록증을 대신하여 쓰이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마치 (뒤)'통수', (아)'무튼'처럼 첫 음절을 뚝 잘라버린 것 같아서 도무지 익숙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서 보냈던 약 1년 6개월 간의 파견 근무를 마치고 다시 대전으로 복귀할 준비를 하고 있다. 원래 올해 7월 31일까지 총 2년 동안 근무를 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원 소속기관에서 급하게 인사발령을 내는 바람에 파견 기간을 단축하게 되었다. 임차했던 오피스텔은 다시 중개업소에 내 놓고, 주말을 기해서 일부 이삿짐을 대전으로 옮겼으며, 후임자에게 넘길 자료 마무리를 하느라 부산한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작년 말부터 이 블로그에는 음악 및 악기에 관련한 글만 쓰고 있다. 새로 맡게 될 일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버리기 위해 일부러 취미와 관련한 일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가는 중이라고 변명을 해 본다. 대전으로 돌아가기 전에 하나라도 더 '미친 짓'을 완수해 놓고 싶어서 악기도 여러 대 사고, 자작곡 녹음도 해 보고, 가이드 보컬을 구해서 사전 녹음한 음원에 입혀도 보고, 마지막으로 가상악기를 이용한 드럼 프로그래밍 준비도 해 놓고...
인사발령과 관련한 면접 자리(개방형 공모직이라 내부 조직이지만 서류 및 면접 전형을 거쳐야 했다)에서 이런 질문을 들었다. 그 일을 어떻게 잘 할 수 있는지 과거 리더십 경험을 근거로 말해 보라는. 나는 지금까지 크든 작든 조직의 리더 역할을 해 본 일이 없으므로 경험에 근거하여 말하기는 곤란하다고 하였다. 한정적인 과거 경험을 담고 있는 '재고 창고'만 뒤져서는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미래를 그리기 어렵다. 어차피 인생 모든 것은 일종의 실험이다. 재고 목록을 뒤지느라 창의성을 스스로 제한하지 말고, 새로운 시도를 해 보는 실험을 해 보고 싶다.
광화문 인근에 살면서 돈을 들이지 않고 풍족하게 누렸던 문화적 혜택을 앞으로는 맛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무척 아쉽다. 솔직하게 표현하자면 돈이 덜 든 것은 아니었다. 길거리·무료 공연은 풍성하였으나 이 지역의 음식값은 사악한 수준이었으니 말이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구본창의 항해> 전시를 보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항해(航海·voyage)'란 지금의 내 상황에 정말 잘 어울리는 낱말이다. 해상도 낮은 해도와 나침반을 갖고서 선원들을 독려하며 함께 나아가야 한다. 항해의 과정은 곧 성장의 과정이며, 예기치 못한 시련은 조직원을 단련시키는 자양분이 될 것이다.
실무자 역할을 오랫동안 해 왔다는 이유로 '마이크로매니저'가 되지 않도록 하자. 그건 미덕이 아니다.
그림 출처: The Quest for Groove. 사용 빈도가 높은 것은 두 개의 패드에 대칭으로 할당하였다. 아마도 이는 교대로 써서 빠은 연주를 하기 위함일 것이다.
AKAI MPK mini의 4 x 2 x 2-bank 패드만으로는 드럼킷의 모든 파트를 다 수용하기 곤란하다. 위에서 보인 사례와 같이 16패드로 표준 드럼셋의 소리를 약간 부족한 수준으로 수용할 수 있는데, 한번에 8개의 패드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MPK mini는 오죽하겠는가. 게다가 같은 kit piece(kit element)라 해도 드럼스틱의 어느 부분으로 어디를 타격하는지에 따라 다른 소리가 난다. 이를 articulation이라 하는데(정확한 의미는 여기를 참조; 이 글에서는 '주법' 정도로 표현하겠다), 이를 전부 구별하여 연주하려면 어차피 16개의 패드로도 불가능할 것이다. 예를 들어서 드럼스틱의 어느 부분(tip - shoulder - shaft -butt)으로 심벌의 어느 위치를 타격할 것인가? 다음 그림을 보자. 심벌 상에 무려 3가지 위치가 있다.
심벌의 타격 위치. Bell = dome = cup, rim = edge. 사진 출처: Stack Exchange.
Native Instruments 웹사이트의 drum articulation을 방문하면 얼마나 다양한 드럼 주법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서 주법 자체를 설명하지는 않는다. 또한 가상 악기마다 사용하는 용어 자체가 약간씩 다르다.
입문자로서 나는 최적의 핑거 드러밍을 위한 4 x 2 x 2-bank 패드 배열을 고민하고 이를 적용해 본 이야기를 기록해 보고자 한다.
Tracktion Waveform FREE가 기본 제공하는 Micro Drum Sampler의 4 x 4 pad layout을 그대로 써 보기로 하였다. 4개의 row 중 아래에 위치한 두 개의 연주 빈도가 가장 높으므로, 이를 MPK mini의 뱅크 A(녹색)에 할당하기로 하였다. 뱅크 A는 MPK mini를 컴퓨터에 연결하면 기본적으로 작동하는 위치에 해당한다. 프로그램 번호 역시 1번에 설정된 것을 그대로 사용하되, 가상 악기 소프트웨어에서 키맵을 조정하기로 하였다.
MODO Drum CS 1.5(무료)를 실행하면 STUDIO라는 6-piece set가 나타난다. 나머지 세트는 유료 버전이다. 5개 키트를 선택할 수 있는 MODO Drum Special Edition 1.5라는 것도 무료로 제공되는 듯하다.
'MAPPING' 탭으로 이동한 다음 MPK mini의 패드를 하나씩 눌러서 소리를 할당한 뒤, "AKAI MPK Mini mkII"라는 프리셋으로 저장하였다.
패드의 오른쪽 맨 위에 표시된 Ride Bell에 해당하는 소리는 MODO Drum 무료판에서 찾지 못하였다. 그러나 BFD Player에는 없는 cowbell과 tambourine이 있다는 것은 장점이다. Waveform 내에서 플러그인을 트랙에 삽입한 다음 실시간 연주를 하여 녹음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는 BFD Player를 건드려 볼 차례이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컨트롤러의 키 입력을 특정 소리에 자유자재로 매핑해 주는 기능이 없다. Keymap 기능은 아주 오래 전에 나온 컨트롤러에 매핑을 해 줄 수 있을 뿐이다. 물론 유료 버전에 해당하는 BFD3에는 당연히 이 기능이 있다(국제미디 블로그 - BFD3 간단 키 매핑 설정하는 법).
BFD Player의 keymap 설정. AKAI MPK mini는 저 목록 안에 없다.
그러므로 BFD Player의 keymap(유저 가이드 맨 뒤에 부록으로 수록)을 참조하여 패드를 누를 때 발생하는 신호가 이에 맞도록 고쳐야 하고, 그러려면 MPK mini editor에서 설정을 건드려야 한다. 127개에 육박하는 MIDI number 중 어떻게 16개를 엄선할 것인가?
BFD Player의 keymap 일부.
문제는 또 있다. MPK mini의 프로그램 1번은 기본 설정 그대로인데, 이를 바꾸게 되면 Waveform에서 이미 Micro Drum Sampler와 MODO Drum 플러그인에 맞추어 놓은 설정이 다 흐트러지게 된다. 그러므로 다른 프로그램 번호에 설정을 저장해야 한다. 잘 쓰지 않는 4번 프로그램을 저장 공간을 활용해 보도록 하자.
80's Lover 프리셋을 로드해 보았다. MODO Drum과는 달리 각 악기의 제조사 및 구체적인 사양이 전부 나타난다.
Mixer View에서 보이는 drum channel은 10개. 여기에 articulation을 감안하여 16개의 패드(8개 패드 x 뱅크 2개)로 잘 배분해야 한다. Keymap 자료를 인쇄해 놓고 키를 눌러 가면서 소리 선택 과정에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되도록 C3(48)~C4(72) 범위에서 고르되(괄호 안의 숫자는 MIDI number), 같은 kit piece의 다른 주법에 해당하는 소리는 인접해 있는 키가 있으면 그것을 사용한다. 2 옥타브 안에 원하는 소리가 없으면 아래쪽에서 키에서 고른다.
Rimshot과 일반 주법의 차이를 먼저 정확히 이해하고...(소리가 다른 것은 알았지만 연주법의 구체적인 차이를 몰랐다). 발라드 곡에서 흔히 사용하는 side stick(37)이 rimshot(40)과 같은 주법이라고 착각하고 있었지만, rimshot은 스네어 드럼의 상피와 테두리를 동시에 치는 방법이었다.
BFD Player의 키맵 자료에 의하면 'rim click'(71)이라는 별도의 소리가 있다고 하는데, 80's Lover 프리셋에서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 프리셋에 따라서 사용하는 소리가 다르기 때문이다. Bless Catastrophe 프리셋을 로드하고 side stick(37)과 rim click(71)의 소리를 비교하니 느낌이 다르다! 선택의 길은 어렵구나...
스네어 드럼에서는 hit(38), side stick(37), 그리고 rim shot(40)을 3개를 골랐다. 여러 개의 MIDI number가 동일한 소리를 내기도 한다. 괄호 안에 이를 다 기재하지는 않았다.
하이햇은 open과 closed의 두 가지만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스틱으로 치지 않고 페달을 밟아서 소리를 내는 것(pedal: 44)도 있었다. Open과 closed도 종류가 많다. Shank는 양말의 목 또는 정강이라는 뜻이다. 하이햇 주법에서는 뭘 말하는 건일까? Tip과 shank는 스틱의 일부분을 말하는 것 같다(참고: YouTube - Hi-hat shank tip part 1 intermediate). Open shank/closed tip은 있지만 open tip/closed shank라는 말은 없다. 하이햇을 연 상태에서 반드시 드럼스틱의 shank로 때리고, 닫은 상태에서는 꼭 tip으로 때리라는 법은 없겠지만 반대 조합은 BFD Player 자료에 없으니 그냥 그러려니 해야지...
Tom은 다음의 세 가지 - high tom(47), mid tom(45), floor tom(43) - 에 대한 hit 주법을 선택하였다. 유저 가이드 부록의 키맵 자료에 low tom은 없으니 생략한다! High tom 2와 floor tom 2가 있으나 목록에 있는 주법은 rim shot과 rim click뿐이라서 적당히 택할 만한 것이 없다.
크래쉬 심벌에는 1~3번의 세 가지가 있다. 연주자 자리에서 왼쪽부터 오른쪽까지 1, 2, 3인가? 아니었다! 3(57), 1(50), 2(49)이다. 음정은 왼쪽부터 대략적으로 '레' - '도' - '미' - '도'(라이드). 어휴, 보통 헷갈리는 것이 아니다. 타격 위치는 bell, bow, edge 및 choke의 네 가지가 있지만 크래쉬 심벌의 경우 이 프리셋에는 edge만 존재하는 것 같다. Cymbal chock란 스틱으로 심벌을 치자마자 이를 손으로 잡아서 소리를 멈추는 기법을 말한다.
라이드 심벌은 1번뿐이며, 주법은 키맵 상에서 Bow(51), edge(52), bell(53)이 연속해 있다. 박수 소리(clap)는 어쿠스틱 드럼셋에는 없다.
자, 충분히 조사를 마쳤으니 Micro Drum Sampler에서 정의한 16개 패드 레이아웃에 최대한 가깝게 나름대로 머리를 굴려서 적당히 배열해 보자. MPK mini mkII의 프로그램 4번 공간에 기록하였다.
Bank A에 crash를 넣은 것이 특징이다.
이상과 같이 약 이틀에 걸쳐서 드럼 사운드를 공부하는 매우 독특한 경험을 기록해 보았다.
2024년 1월 17일 업데이트 - BFD Player에서 패드와 건반의 조합
Bank A(프로그램 4번) 상태에서 키보드를 조합하면 bank 전환을 하지 않고도 필요한 소리를 대부분 낼 수 있다. 건반을 한 옥타브 아래로 내려서 MIDI number 36~60의 범위로 만들면 내가 bank B에 할당한 소리를 전부 건반에서 낼 수 있으니 가장 적당하다. 각 건반에 할당된 소리를 다음 그림에 표시하였다.
멋지지 않은가? 드럼 자체에 대한 기본 지식을 배경으로 깔고 Melodics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연습을 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Melodics is the most enjoyable way to build your skills and confidence on the MIDI keyboard, pad controller, or electronic drum kit. Let's play!
Melodics에 가상 드럼이 포함되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MODO Drum 및 BFD Player를 쓰기 위해 기껏 만들어 놓은 키맵이 쓸모가 없어지는 것은 아닐까? 유튜브의 소개 동영상을 보면서 이것이 어떤 성격의 응용프로그램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가상 악기, 전자 드럼, 컨트롤러(키보드 및 패드)를 연결하여 악기 연습을 도와주는 용도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우연히 중고 일렉트릭 베이스를 구입하게 되면서 음악을 즐기는 나의 자세가 많이 달라졌다. 여기에 Akai MPK mini 패드 & 키보드 컨트롤러까지 더해지면서 계속 심화 학습의 길로 파고 들어가는 중이다. 예전에는 감히 생각하지도 못했던 학습 목표를 계속 세우게 된다. 어제부터는 슬랩 베이스 주법을 연습하고 있으니 말이다.
표준 피아노 건반의 덮개를 열고 잠그는 열쇠 구멍에서 가장 가까운 '다(C)'를 가온다(middle C)라고 부른다. 진동수 261.63 Hz(A4 = 440 Hz 에 해당한다. 우리는 흔히 '도'라고 부르지만, 이는 곡의 조에 따라서 상대적으로 결정되는 것이라서 '다(C)'라고 부르는 것이 옳다. 성악에서는 가온다를 'note name' C4로 표시한다.
MIDI에서는 각 음표를 0-127 범위의 128개 정수(MIDI number 또는 MIDI note number)로 표시한다. 공식적인 MIDI specification에 의하면, middle C는 60의 값을 갖는다고 한다(링크). 그러나 놀랍게도 어느 옥타브에 해당한다고는 정의하지 않았다고 한다. 많은 경우에 middle C는 note name C4라고 알려져 있지만, MIDI 장비 또는 DAW에서는 C3으로 표기하는 일이 많다. 야마하의 피아노에서는 C3를 middle C로 삼는다. 심지어 C2나 C5로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88 건반을 갖춘 표준적인 피아노에서는 note number 21부터 108까지의 음을 낼 수 있다.
Akai MPK mini를 구입한 뒤 드럼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지금껏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note 표기 방법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되었다. MPK mini를 컴퓨터에 연결해 놓고 Waveform 환경에서 Micro Drum Sampler 또는 드럼 플러그인을 패드로 연주하려면 키 매핑을 제대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For MIDI Channel 10, each MIDI KEY number ("NOTE#") corresponds to a different drum sound, as shown below. While many current instruments also have additional sounds above or below the range show here, and may even have additional "kits" with variations of these sounds, only these sounds (Key# 35..81) are supported by General MIDI Level 1 devices.
35..81 바깥의 key number에는 GM2에서 정의된 몇 개의 타악기 소리가 더 있다.
가온다에 해당하는 note name을 보라. C4가 아니라 C3이다. 이번에는 Micro Drum Sampler의 4 x 4 패드 중 가장 아랫줄을 보자.
작년 가을에 만든 드럼셋 "230917"(관련글 링크1, 링크2). MIDI learn 기능을 이용하여 MPK mini 드럼 패드에 각 소리를 일치시켰다. Micro Drum Sample에서 표시되는 note number 및 note name은 변하지 않는다.
Kick = 노트 넘버 36 = C2다. 이것은 내가 알고 있는 상식과 잘 일치한다. 이번에는 MPK mini editor 화면을 보자.
여기에서도 노트넘버 36 = C2로 표시하였다. 이 화면 바로 오른쪽에는 다음과 같이 키보드 배열을 나타내고 있는데, middle C가 C4임을 명확히 나타내고 있다.
MPK mini의 패드는 A, B 각 뱅크에 대하여 A#-B(아랫줄) 및 C-D#(윗줄)의 크로마틱 배열을 하고 있다. 노트 넘버로는 Program 1의 경우 44-51(bank A), 32-39(bank B)에 해당한다. 전용 DAW인 MPC Beats를 쓸 때에는 문제가 없겠으나, GM percussion map을 기준으로 연주하거나 BFD Player와 같은 다른 종류의 가상 드럼을 쓸 때에는 매우 어색할 것이다. 따라서 전용 에디터를 써서 매핑을 바꾸어 주어야 한다.
MPK mini mkII editor를 사용하여 드럼패드 맵핑을 수정, Waveform 내에서 GM drum kit나 Micro Drum Sampler를 손가락으로 편하게 연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당장의 목표이다. 다음으로는 DAW에서 BFD Player 플러그인을 로드하여 사용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 가상악기의 출력은 여러 트랙으로 로드할 수 있으니 제대로 활용하려면 공부를 꽤 많이 해야 될 것이다. 사용자 가이드에 따르면 채널은 드럼, aux 및 ambient의 세 부류로 나뉘며, 실제의 main channel은 다음과 같이 auto assign을 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라면 main으로 보내 버리는 것으로 충분할 것이다.
Auto assign channels to main: Route all channels to the main output
Sequential routing: Route each kit piece to individual outputs in sequential order
BFD Player를 매만져보니 놀라울 정도로 소리가 좋았다. 다른 키를 누름으로써 타격하는 부분에 따른 소리 차이를 얻을 수 있으니 이를 몇 개 되지 않는 MPK mini의 드럼 패드에 매핑하려면 아주 신중하게 소리를 골라야 할 것이다. DAW 내에서 쓰려면 패드를 두드리는 핑거 드러밍(스텝 레코딩 또는 실시간 연주 전부)보다는 Grooves List에서 적절한 것을 골라서 트랙 안으로 드래그하여 쓰는 방식을 택하게 될 것 같다. BFD Player에 일단 맛을 들이면 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Akaipro.com 웹사이트에 접속하여 사용자 등록을 클릭하면 inMusic('a family of leading music technology and consumer electronic brands' - Akai Professional, Alesis, M-Audio 등, 소개는 여기에서)이라는 곳으로 넘어간다. inMusic store는 inMusic brand의 제품 등록 및 관련 프로그램·자원의 다운로드를 지원하는 통합 웹사이트로 생각된다. MPK mini mkII "compact keyboard and pad controller"의 시리얼 번호를 입력하고 프로그램 설치 및 관리용 앱에 해당하는 inMusic Software Center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소프트웨어 및 라이브러리를 다운로드하여 설치하였다.
이런 종류의 동영상이 널려 있어서 손쉽게 곡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아래에 보인 것은 'MPK mini | Making Your First Pop Song'.
MPK mini mkII Editor는 설정 프로그램이다(2019년 국제미디 블로그에 소개된 에디터 사용법). 아직 펌웨어 업데이트는 하지 않았다. BFD Player(가상 드럼, core library 포함; 국문 소개의 글), Hybrid 3(high-definition analog synthesize), Mini Grand(virtual acoustic grand piano) 및 Velvet(vintage electric piano)은 가상 악기로서 전부 단독형으로 쓰일 수도 있다. BFD Player를 제외한 3개 가상 악기는 전부 AIR라는 회사의 제품이다.
My Expansion은 MPC Beats에서 로드하여 사용하는 타악기 음원일 것이다.
무료 플러그인(효과 및 악기)도 있다.
BFD란 Big Fat Drums의 약자인 것으로 짐작된다. 스네어 드럼 위에 얹어서 단단하고 두툼한 소리가 나게 만드는 뮤트 패드를 Big Fat Snare Drum(BFSD)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러나 'Big Fat Drums'라는 것이 어떤 특징적인 드럼 사운드를 일반적으로 일컫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FXpansion이라는 영국 회사에서 드럼을 직접 녹음하여 만든 가상악기인 BFD라는 것을 2003년 출시하여 호평을 받았고, 현재 version 3인 BFD3까지 나왔다고 한다. 2023년 가을 공개된 BFD3의 무료 버전이 BFD Player이다.
In 2003 FXpansion released BFD, a revolutionary acoustic drum sample instrument whith brought studio-grade multi-channel drum mixing within the reach of everyday musicians & composers.
340가지 드럼 패턴
80년대의 고전적인 게이트 리버브 드럼 80's Lover와 Ramen Break 등 다루기 쉬운 무료 패키지
빌트인 믹서와 프리셋 컬렉션 탑재
3D 키트 뷰
아웃풋은 개별적으로 라우팅하여 처리 가능(BFD Palyer에서는 소스 그룹별로 조절 가능)
내가 구입한 서적 <최이진의 VST 드럼>에서도 BFD를 1순위로 소개하였다.
BFD Player는 코어 라이브러리 용량이 워낙 커서(5 GB) 다운로드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쌩톤 어쿠스틱 드럼의 최강자"라고 하니 IK Multimedia의 MODO DRUM CS(무료)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Waveform의 Micro Drum Sampler에서 직접 웨이브 샘플(Jay Fisher, 링크)을 조합하여 쓸 필요도 없을 것 같다. 국내 사용자에 의한 심플 가이드가 소개되어 있으니 살펴 보아야 되겠다. 정식 유저 가이드는 여기에 있다.
BFD Player의 실행 모습.
패드 컨트롤러와 소프트웨어만 설치하면 무엇을 하나! 손가락으로 패드 두드리기 연습을 해야지... 몇 가지 기초 정보를 조사해 둔다.
기술 혁신 시대는 늘 인류로 하여금 불편한 선택을 강요하였다. 기존 기술을 고수할 것인가, 또는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여서 적응할 것인가 중에서 하나의 태도를 취해야 했고, 대체로 후자를 택하는 사람이 새 시대에서 번성하는 주류로 자리 잡게 되었다. 늘 인용되는 영국의 러다이트 운동(1811~1817년)이나 붉은 깃발법(1865년)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신기술에 저항하는 사람들이 항상 존재하지만, '결국은 스러지고 말' 저항 정도로 치부되는 것 같다.
저항하는 사람들의 입장은 모두 똑같을 수는 없다. 과거부터 지켜 온 공고한 기득권(카르텔?)이 붕괴되는 것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입장도 있을 것이고, 큰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근근이 생계를 지탱해 주었던 직업을 잃는 두려움도 있을 것이다. 모든 사회 현상을 시장 논리나 진화론적인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언젠가는 새로운 질서가 저절로 자리잡게 될 것이니 다소의 아픔이 있더라도 이를 감수하는 것이 옳을 것이며, 사회 전체적으로 약간의 희생을 딛고 일어서서 더 많은 혜택을 더 많은 사람이 누리게 되는 과정이라는 입장도 있을 것이다.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일이다. 올바르고 공정한 사회라면 결국 소멸되어 사라질 계층·직업군이라 하더라도 그들이 존엄성을 유지하면서 살 수 있도록 살뜰히 배려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앞으로 30년쯤 지나면 키오스크 앞에서 주문을 주저하는 노인이 훨씬 줄어들까? 이러한 일은 기술 혁신 시대에 잠깐 나타나는 과도기적 현상일까? 전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매일 매일이 '특이점'과 같은 요즘, 기술 혁신은 상시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전 인구의 일정 비율은 기술 부적응자 상태로 남아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빠르게 잠식한다는 두려움이 점점 주변에 퍼지는 것 같다. 단순 업무 직군은 종사자 수가 점점 줄고 있고, 해고 때문에 업무 강도는 더 높아지고 있으며, 그나마 고객과 대면하여 생성된 정보를 텍스트로 전환하여 AI에게 학습시키는 역할로 바뀌어 나가고 있다고 한다.
AI가 제 역할을 하려면 천문학적인 전력을 소비하는 데이터 센터가 필요함은 물론이다. 가정이나 산업(제조) 현장에서 사용하는 전력량을 능가할 날이 멀지 않았다. 24시간 내내 아무때나 이메일을 보내고, 동영상을 감상하기 위하여 데이터 센터에서는 전기를 빨아먹고 있을 것이다. 전기라는 같은 자원을 놓고 다툼이 발생하는 것은 낯선 일이 아니다. 이는 별도의 글에서 진지하게 다루어 보아야 한다.
이와 같이 화이트칼라의 영역은 AI에 의해 직접적으로 위협을 받고 있지만,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블루칼라의 영역에서는 오히려 기회가 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기사도 있다. 고령화로 인해 젊은 일손이 부족해지는 것도 원인이 된다고 한다.
이 기사(영국 이코노미스트 인용)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생산직·서비스직 노동자의 임금이 크게 올랐고, 학위가 필요 없이 도제식 견습 교육을 받아야 하는 일자리의 임금도 더 높아졌다고 한다. 또 다시 육체 노동의 시대로 돌아가는가? 지표 상으로는 블루칼라의 처우가 과거 어느 때보다 좋아졌지만, 여전히 노동자는 점점 더 많이 싸울 자세가 되어 있다고 하였다. 즉, 코로나 이후 경제적 과실을 기업과 경영진이 독점한다는 문제 의식을 강하게 갖고 있다고 하였다. 정당한 불만의 표출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럽다.
미래 사회가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지 가늠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른바 '알파 세대(Generation Alpha)', 즉 2010년 이후 세대는 현실과 온라인 세계를 자유롭게 오가며 성장한다. 스마트폰과 AI가 완전히 세상과 일체화된 이후 태어난 세대는 세상을 인식하는 방법이 이전 세대와는 완전히 다르다.
알파 세대는 최신 기술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과도 어울려 사는 데 익숙할까? 아직 알파 세대가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하기 직전의 단계이지만, 이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문해력이 떨어지고, 맥락을 통해서 단어의 뜻을 유추하기보다는 즉각적으로 질문을 던진다.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짐은 당연하다. 가히 "인류가 바뀌었다"고 평가해도 될 수준에 이른 것이다.
세상 모든 자극의 집합소인 스마트폰은 도파민과 연결되어 있다. 스마트폰과 더불어 우리의 자녀들은 도파민을 얻고, 대신 더 많은 것을 잃었다. 스마트폰 과다사용 증상이 심할수록 언어 처리에 관여하는 뇌의 두 부분 간에 기능적 연결성이 떨어지는 현상이 관찰되었다고 한다.
시리즈 기사의 첫 번째 글에서는 주로 문해력 측면의 문제점을 논하였지만, 결국은 언어를 통해서 주변 상황을 파악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저하되는 문제로 이어질 것이다. 타인을 이해하지 못하면 사회 생활을 영위하기 힘들어진다. 이런 사람들의 비중이 점차 커져서 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그런 성향을 갖는다면, 정말 암울한 미래 밖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사람, 그리고 그 사이의 관계보다 중요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AKAI Professional의 MPK mini '컴팩트 키보드 & 패드 컨트롤러"를 십여 년 쯤 전에 처음 보았을 때에는 참 희한한 물건도 다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앞으로 이런 건반을 살 것이라고 전혀 생각도 하지 않았다.
2010년쯤 공개된 AKAI MPK mini(1세대)의 모습. 당시의 것은 Pitch & modulation control은 달려 있지 않다. 현재 MPK mini MK3, MPK mini play MK3(음원과 스피커 내장), MPK mini plus(37-key)까지 출시되었다. 이번에 중고로 구입한 것은 MK2에 해당하며, 큐오넷의 기사에 의하면 대략 2014년에 출시된 것 같다. 사진 출처: Sound On Sound.
요즘 자작곡을 만들고 직접 녹음하는 일에 흥미를 갖게 되면서 드럼 트랙을 어떻게 해서든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겠다는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다. 최이진의 VST 드럼이라는 핑거 드럼 교재를 사셔 읽어본 결과 입력 수단으로서는 아무래도 일반 건반이 아니라 패드 컨트롤러가 필요할 것 같았다.
그렇다면 무엇을 고를 것인가? AKAI의 제품 중 4 x 4 패드 컨트롤러인 MPD218과 미니 사이즈의 25건반이 포함된 MPK mini(4 x 2 패드)를 놓고 고민을 하였다. Vestax PAD-One(6 x 패드)라는 것도 고려 대상 중의 하나였다.
가볍게 휴대하거나 책상 위에 올려두고 곡 스케치를 하려면 AKAI MPK mini가 가장 나을 것 같았다. 마침 이틀 전 중고로 올라온 매물이 하나 있어서 구입을 하기로 약속을 하고 퇴근 후 거래 장소인 성균관대학교 정문 앞으로 향했다. 아들뻘 되는 학생으로부터 약간의 할인을 받아서 기분 좋은 거래를 마쳤다.
집에 돌아와서 노트북 컴퓨터에 연결한 뒤 사용자 등록을 하였다. 설치되는 프로그램이 꽤 많았다. 이러다가 힙합이나 EDM으로 관심 분야가 확장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프로그램 사용법은 차차 알아보기로 하고 Waveform에서 기존의 프로젝트를 연 뒤 건반을 두드려 보았다. 미니 건반 특유의 쫀쫀함(?)이 있어서 적응에는 시간이 약간 걸릴 것 같다. 하지만 이 컨트롤러를 산 주된 목적은 패드 컨트롤러를 쓰기 위함이니 큰 문제는 없다.
자작곡 '화장을 지우고' 수정 중. 이제는 TV를 보는 아내 옆에서 마이크를 들고 녹음을 해도 부끄럽지가 않다.
현대와 달리 초기 피아노에서는 검은 건반과 흰 건반이 이처럼 반대로 배치되어 있었다고 한다.
광화문에서 두 번째 맞는 겨울을 보내면서 음악 관련 취미 생활이 이렇게 무르익게 될 줄 누가 알았으랴. 단지 장비를 사서 모으고 프로그램을 익히는 정도의 수준을 벗어나서 진심을 담은 음악을 만들어 보고 싶다.
자작곡 '화장을 지우고'는 내가 직접 녹음한 반주 음원 - 나는 '반주'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 과 악보를 여성 가이드 보컬에게 보내서 녹음을 맡겨 볼 생각이다. 가이드 보컬에게 보내기 위해 내가 여성 음역에 맞추어 만든 노래를 직접 불러서 녹음을 하고 있다. '가이드 보컬'을 위한 '가이드 보컬'을 내가 하고 있다니 정말 부끄럽기 짝이 없다. 그러나 악보와 멜로디/반주 녹음으로 작곡자의 의도가 100% 전달되지는 않을 것이므로 이것이 최선이라 믿는다.
반주 음원은 앞으로도 계속 수정해 나갈 것이다. 2024년에는 이 샘플곡 하나를 계속 수정하는 것으로 충분히 공부가 되리라 믿는다.
현재 곡 길이가 5분 20초 정도로 너무 길어서 오늘 수정을 해 보았으나 여전히 4분 41초나 된다. 크몽 등에서 가이드 보컬 비용을 찾아보면 보통 4분 이하를 기준으로 한다. 간주를 절반으로 줄이고 브릿지를 삭제하여 일단 4분 정도로 맞추어 놓았다. 또한 유튜브에 올릴 경우 상업적 용도로 간주하여 별도의 상담을 요구한다. 보수를 받고 가이드 보컬을 녹음하면 그것으로 모든 권리를 고객에게 양도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물론 이는 가이드 보컬마다 조금씩 다른 정책을 갖고 있다.
2주 뒤면 광화문 생활을 접고 대전의 전쟁터(!)로 돌아가야 한다. 그 전에 나의 직무와는 전혀 상관이 없지만 의미가 있는 일을 하나 남겨 놓고 싶다.
2024년 1월 7일 업데이트 - Features of MPK mini mkII
25 synth-action mini keys
4-way thumbstick for dynamic pitch and modulation control
8 backlit velocity-sensitive MPC-style pads with Note Repeats & Full Level
8 assignable knobs for mixing, tweaking plug-ins, and more
Built-in arpeggiator with adjustable resolution, range, and modes
Dedicated Octave Up and Octave Down buttons
Ultra-compact design lets you create anywhere
USB-powered; no power adapter required
Full-size sustain pedal input jack
Comprehensive production software package included: Akai Pro MPC Essentials, Hybrid 3 by AIR Music Tech, and SONiVOX Wobble (downloads)
포장용 상자에 인쇄된 소프트웨어 목록. Wobble은 더 이상 제공되지 않는 것 같다.
이 글을 작성한 현재 MPK mini mkII는 아직 AKAI Professional 웹사이트의 제품 목록에 올라와 있기 때문에 단종이 되지는 않은 것 같고, VIP 3.0이라는 $99 상당의 소프트웨어와 묶어서 판매하고 있다.
inMusic 소프트웨어 센터에 사용자 등록을 한 뒤 설치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상당히 많았다. MPC Beats와 사운드 , MPK mini mkII Editor, 플러그인 악기 및 이펙터로 분류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별도의 글을 작성해야 될 것이다.
작곡 스케치를 하거나 연습 목적으로 오디오 샘플 파일을 DAW로 임포트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나는 드럼을 직접 연주하지 못하고, MIDI 건반을 이용한 드럼 패턴 입력도 매우 초보자 수준이다. 비트 메이킹을 위한 패드 MIDI 컨트롤러를 구입한다고 해서 특별히 실력이 나아질 것 같지도 않으니, 당장은 유튜브에서 적당한 드럼 backing track을 따다가 이용하는 일이 많다. 이에 따르는 저작권 문제가 없는지 별도로 공부해서 알아 보아야 한다.
유튜브에서 재생되는 음악을 Audacity에서 루프백 녹음을 하여 오디오 파일로 만든 뒤, Tracktion Waveform에서 임포트를 하면 원래의 빠르기와는 전혀 다르게 재생되고는 하여 매우 불편하였다. 처음에는 그 원인을 알지 못해서 프로젝트의 BPM을 손으로 미세하게 조정하면서 오디오 클립의 것과 맞추어 보려고 무던히 애를 썼으나 잘 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오디오 클립의 [Loop Properties -> Auto-Tempo]에 체크 표시가 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Auto-Tempo가 체크되어 있으면 오디오 클립을 분석하여 자동적으로 곡의 빠르기에 맞게 클립을 잡아 늘이거나 줄인다. 이 동작이 완벽하지 않았던 것이다.
오디오 클립의 Loop Properties 설정 모습.
Tracktion User Guide에서는 Auto-Tempo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With Auto-Tempo ticked, the Audio clip will be automatically stretched to match the song tempo and tempo changes in the Tempo track. For Auto-Tempo to work, you need to make sure you have the Root Tempo set for the file and Stretch set to an appropriate algorithm.
오디오 인터페이스 업그레이드?
드럼 사운드와 관련한 무료 자원을 찾아보다가 차라리 Tracktion Pro를 구입하여 그것에 포함된 가상악기, 루프, Autotune, Melodyne Essential 등을 써 볼 생각도 하고 있다. 아니면 틱틱거리는 잡음이 발생하는 Behringer UCA200을 대신할 가성비 좋은 오디오 인터페이스로 업그레이드를 해 볼까? 이 잡음은 녹음할 때 들어가지는 않는 것 같은데 오디오 재생 시 짜증을 유발한다. 2023년 5월에 포스팅된 다음의 글을 살펴보면 내가 이미 갖고 있는 Behringer U-Phoria UM2도 그렇게 나쁘지 않다. 주로 인터넷 방송 환경 측면에서 안정성과 A/D SNR 성능 지표를 비교하였다. 꽤 공을 많이 들여 만든 자료이다.
이에 따르면 다음의 4가지 기준에 맞추어 방송용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고르라고 한다. 음악 녹음용이 아니라 방송용이라는 목적에 맞춘 것이라서 4번 기준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볼 수는 없다.
ADC SNR 100dB 이상인가?
네이티브 ASIO가 지원되는가?
USB 2.0 이상인가?
라우팅(루프백)이 되는가?
내가 늘 Behringer Xenyx 802 믹서와 함께 사용하는 U-Control UCA200의 사양을 살펴보았다. 위에서 제시한 기준을 어느 하나도 만족하지 못한다.
Behringer U-Control UCA200 specifications. A/D SNR은 89 dB이다. U-Phoria UM2의 경우 매뉴얼에서 "Dynamic range 100 dB, A-weighted"라 하였는데, 이것이 A/D SNR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동영상 마지막 부분(09:43~)에서 이상의 기준을 만족하는 오디오 인터페이스 중에서 가성비 순위로 몇 개의 모델을 추천하였다. 5번부터는 가격이 높아지므로 소개하지 않겠다.
M-AUDIO M-TRACK SOLO - 가장 싸고 무난한 제품이지만 동영상 공개 이후 추가된 글에 따르면 전용 드라이버 설치 시 WDM 소리에서 튀는 잡음이 나는 문제가 있다고 한다. 굳이 쓰려면 드라이버를 깔지 않고 쓰라고 한다.
ESI U22 XT - 이것은 Artesia A22X와 완전히 동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Audient EVO 4 - 10만원대 후반의 좋은 성능을 가진 오디오 인터페이스.
Arturia Minifuse 2 - 디자인이 예쁘다. MIDI 인터페이스 및 추가적인 USB-A 포트 포함.
$50 미만 초저가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대명사인 M-TRACK SOLO와 U-Phoria UM2 중 어느 것이 나은지 비교 분석한 동영상이 유튜브에 의외로 많이 보인다. 내가 찾아 본 바에 의하면 UM2가 낫다는 결론이 더 많았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것.
U-Phoria UM2 역시 내가 갖고 있는 물건이다. 성능이 좋은 새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사고 싶은 욕구를 일단은 잠재우도록 하자. 마음 같아서는 UA Volt 276과 같은 것을 하나 보유하고 싶지만... Waveform에서 임포트한 오디오 클립의 tempo를 원래대로 유지하는 방법을 알아보다가 글 작성의 흐름이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고 말았다.
2020년도에 들어서면서 새 연도에 적응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졌다. 메모를 하기 위해 '202X년'이라는 숫자를 쓰는데 익숙해지려면 많은 시간이 걸렸고, 해가 갈수록 그 어색함의 지속시간이 점차 길어지는 것을 느낀다. 나이가 들면서 변화에 저항하려는 완고한 마음이 더 커지는 때문이리라.
변하는 주변으로부터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를 찾아내는 것이 현명한 사람의 태도라고 생각한다. 화를 잘 내지 않고 온화한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을 늘 갖고 있지만, 때로는 적당히 감정을 쏟아내는 것이 정신 건강에 나은 것도 같다. 그리고 빨리 잊어버리기. 들추어서 짜증을 유발하는 오래 된 메시지(카톡, 문자 메시지, 이메일)는 과감하게 지우는 결단을 내리자.
작년 말부터 내 주변에 몇 가지 변화의 물결이 휘몰아치기 시작하였다. 닻을 올리고 힘차게 노를 저어 새로운 목표로 항해할 것인가, 또는 저항할 것인가? 너무 늦지 않게 스스로에게 답을 구해야 한다.
그리고 오늘 새롭게 녹음한 자작곡 화장을 지우고를 소개한다. 보컬을 아직 구하지 못해서 거의 생소리와 다를 것이 없는 일렉트릭 기타로 멜로디를 대신하였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이중주가 되고 말았는데, 그 효과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건반은 아직 넣지 않았으며 기타, 베이스, 드럼만으로 구성하였다. 물론 베이스도 내가 연주하였다. 지난 8월에 처음 녹음했던 것은 이미 유튜브에 올려 두었으나 그보다 현저히 나아진 것은 없어서 여기에 올리는 것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하나의 곡에 대해서 유튜브에는 최대 3개까지의 버전을 업로드하는 것이 나의 목표이다. 오늘의 작업은 발라드 곡의 베이스 라인을 공부하기 위한 목적으로 녹음했다고 보아도 좋다.
최초에 유튜브에 올렸던 것은 Waveform 프로젝트를 제대로 저장하지 않아서 export한 오디오 파일을 제외하고는 남은 것이 없다. 오늘 전면 재녹음을 한 이유는 이것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는 과거에 녹음해 둔 것이 더 나은 것도 같다. 곳곳에 잡음이 끼어 있어서 프로젝트 파일을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재녹음 및 편집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