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6일 토요일

AKAI MPK mini 구입

AKAI Professional의 MPK mini '컴팩트 키보드 & 패드 컨트롤러"를 십여 년 쯤 전에 처음 보았을 때에는 참 희한한 물건도 다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앞으로 이런 건반을 살 것이라고 전혀 생각도 하지 않았다. 

2010년쯤 공개된 AKAI MPK mini(1세대)의 모습. 당시의 것은 Pitch & modulation control은 달려 있지 않다. 현재 MPK mini MK3, MPK mini play MK3(음원과 스피커 내장), MPK mini plus(37-key)까지 출시되었다. 이번에 중고로 구입한 것은 MK2에 해당하며, 큐오넷의 기사에 의하면 대략 2014년에 출시된 것 같다. 사진 출처: Sound On Sound.


요즘 자작곡을 만들고 직접 녹음하는 일에 흥미를 갖게 되면서 드럼 트랙을 어떻게 해서든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겠다는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다. 최이진의 VST 드럼이라는 핑거 드럼 교재를 사셔 읽어본 결과 입력 수단으로서는 아무래도 일반 건반이 아니라 패드 컨트롤러가 필요할 것 같았다. 



그렇다면 무엇을 고를 것인가? AKAI의 제품 중 4 x 4 패드 컨트롤러인 MPD218과 미니 사이즈의 25건반이 포함된 MPK mini(4 x 2 패드)를 놓고 고민을 하였다. Vestax PAD-One(6 x 패드)라는 것도 고려 대상 중의 하나였다. 

가볍게 휴대하거나 책상 위에 올려두고 곡 스케치를 하려면 AKAI MPK mini가 가장 나을 것 같았다. 마침 이틀 전 중고로 올라온 매물이 하나 있어서 구입을 하기로 약속을 하고 퇴근 후 거래 장소인 성균관대학교 정문 앞으로 향했다. 아들뻘 되는 학생으로부터 약간의 할인을 받아서 기분 좋은 거래를 마쳤다.

이란 식당 '페르시안 궁전'에서 주문한 요리가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한 컷.

길을 가다가 만난 '아카이' 앞에서 '아카이' 상자를 들고서 촬영.


집에 돌아와서 노트북 컴퓨터에 연결한 뒤 사용자 등록을 하였다. 설치되는 프로그램이 꽤 많았다. 이러다가 힙합이나 EDM으로 관심 분야가 확장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프로그램 사용법은 차차 알아보기로 하고 Waveform에서 기존의 프로젝트를 연 뒤 건반을 두드려 보았다. 미니 건반 특유의 쫀쫀함(?)이 있어서 적응에는 시간이 약간 걸릴 것 같다. 하지만 이 컨트롤러를 산 주된 목적은 패드 컨트롤러를 쓰기 위함이니 큰 문제는 없다.

자작곡 '화장을 지우고' 수정 중. 이제는 TV를 보는 아내 옆에서 마이크를 들고 녹음을 해도 부끄럽지가 않다. 

현대와 달리 초기 피아노에서는 검은 건반과 흰 건반이 이처럼 반대로 배치되어 있었다고 한다. 


광화문에서 두 번째 맞는 겨울을 보내면서 음악 관련 취미 생활이 이렇게 무르익게 될 줄 누가 알았으랴. 단지 장비를 사서 모으고 프로그램을 익히는 정도의 수준을 벗어나서 진심을 담은 음악을 만들어 보고 싶다.

자작곡 '화장을 지우고'는 내가 직접 녹음한 반주 음원 - 나는 '반주'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 과 악보를 여성 가이드 보컬에게 보내서 녹음을 맡겨 볼 생각이다. 가이드 보컬에게 보내기 위해 내가 여성 음역에 맞추어 만든 노래를 직접 불러서 녹음을 하고 있다. '가이드 보컬'을 위한 '가이드 보컬'을 내가 하고 있다니 정말 부끄럽기 짝이 없다. 그러나 악보와 멜로디/반주 녹음으로 작곡자의 의도가 100% 전달되지는 않을 것이므로 이것이 최선이라 믿는다.

반주 음원은 앞으로도 계속 수정해 나갈 것이다. 2024년에는 이 샘플곡 하나를 계속 수정하는 것으로 충분히 공부가 되리라 믿는다.

현재 곡 길이가 5분 20초 정도로 너무 길어서 오늘 수정을 해 보았으나 여전히 4분 41초나 된다. 크몽 등에서 가이드 보컬 비용을 찾아보면 보통 4분 이하를 기준으로 한다. 간주를 절반으로 줄이고 브릿지를 삭제하여 일단 4분 정도로 맞추어 놓았다. 또한 유튜브에 올릴 경우 상업적 용도로 간주하여 별도의 상담을 요구한다. 보수를 받고 가이드 보컬을 녹음하면 그것으로 모든 권리를 고객에게 양도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물론 이는 가이드 보컬마다 조금씩 다른 정책을 갖고 있다.

2주 뒤면 광화문 생활을 접고 대전의 전쟁터(!)로 돌아가야 한다. 그 전에 나의 직무와는 전혀 상관이 없지만 의미가 있는 일을 하나 남겨 놓고 싶다.


2024년 1월 7일 업데이트 - Features of MPK mini mkII

  • 25 synth-action mini keys
  • 4-way thumbstick for dynamic pitch and modulation control
  • 8 backlit velocity-sensitive MPC-style pads with Note Repeats & Full Level
  • 8 assignable knobs for mixing, tweaking plug-ins, and more
  • Built-in arpeggiator with adjustable resolution, range, and modes
  • Dedicated Octave Up and Octave Down buttons
  • Ultra-compact design lets you create anywhere
  • USB-powered; no power adapter required
  • Full-size sustain pedal input jack
  • Comprehensive production software package included: Akai Pro MPC Essentials, Hybrid 3 by AIR Music Tech, and SONiVOX Wobble (downloads)

포장용 상자에 인쇄된 소프트웨어 목록. Wobble은 더 이상 제공되지 않는 것 같다.

이 글을 작성한 현재 MPK mini mkII는 아직 AKAI Professional 웹사이트의 제품 목록에 올라와 있기 때문에 단종이 되지는 않은 것 같고, VIP 3.0이라는 $99 상당의 소프트웨어와 묶어서 판매하고 있다.

inMusic 소프트웨어 센터에 사용자 등록을 한 뒤 설치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상당히 많았다.  MPC Beats와 사운드 , MPK mini mkII Editor, 플러그인 악기 및 이펙터로 분류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별도의 글을 작성해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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