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관의 새로운 전시 '우리가 모여 산을 이루는 이야기'(2023.12.07. ~ 2024.03.03.)를 관람하다가 매우 재미있는 그림을 발견하여 사진으로 담았다. 작가는 김홍석. 아래 그림에서 왼쪽 첫 번째와 두 번째의 인물은 빅마우스, 즉 말이 많은 사람 또는 허풍장이 정도의 의미를 갖는 것으로 여겨진다. 영단어 'bigmouth'는 원래 입이 큰 물고기를 뜻하지만 파생된 의미로서 loudmouthed(given to loud offensive talk), 즉 시끄럽고 공격적으로 말하는 것을 뜻하는 형용사 또는 그러한 사람을 가리킬 때 쓰인다. 형용사로는 bigmouthed라고 표기하는 것이 옳다.
아래 링크의 글에서는 빅마우스가 '큰소리 치는 사람'이나 '허풍을 떠는 사람'의 뜻으로 쓰이는 것은 일본에서 비롯되었으며, 영미권에서 사용하는 bigmouth의 정확한 의미와는 다르다고 비판하였다. 즉 '여론에 대한 영향력이 큰 사람'의 의미로 확장되었다는 것. 말 많은 사람이 결과적으로 주변이나 사회에 미치는 영향(또는 그러한 사람이 속에 품은 의도?)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잘못된 쓰임새는 아닐 수도 있다.
[오마이뉴스] 빅마우스? 이상하게 쓰이고 있는 말입니다(2021.11.22.)
나는 말 많은 사람, 다른 청자로 하여금 피로감을 느껴서 입을 다물게 하는 사람을 몹시 싫어한다. 대개는 나이가 들면서 권력이 자기에게 집중되고, 그에 따라서 조금씩 빅마우스 성향을 띠게 된다. 물론 이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에 한해서 그렇다는 뜻이다.
왼쪽부터 1~4로 번호를 매긴다면 나는 어떤 사람인가? 어떤 사람이 가장 바람직한가? 지식은 많지만 말수는 적은 3번 freaky type 정도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일단 학자(scholar)가 여기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그러나 어쩌면 지식도 빈약하고 말도 잘 못하는 4번 silly type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은 이러한 네 가지 유형의 사람들이 사회에 전부 존재할 수밖에 없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어느 한 타입만 있어서도 곤란하다. 입만 살아있는 정치인을 비난한다고 해도 결국 정치인이 현실 세계에서는 필요하니까. 다만 어느 한 편이 너무 많아지지 않게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네 가지 타입 사람들의 황금 비율이 어떻게 되는지는 알 수 없다. 각 시대 상황에서 필요한 (또는 잘 살아남는?) 유형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시대 상황과 네 가지 타입 사람의 비율은 분명히 깊은 연관성이 있지만 어느 것이 원인이고 결과인지 알기는 어렵다. 빅마우스가 많아서져 사회가 혼란스러워질 수도 있고, 혼란한 사회에서 적자생존에 의해 빅마우스가 많이 살아남을 수도 있다. 원인과 결과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는 면에서 마이크로바이옴과 건강의 상관관계와 유사한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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