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30일 토요일

갤럭시 M12의 최적화 시도 - 마이크로SD 카드 추가 및 디바이스 초기화

내 휴대폰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M12(Galaxy M12)이다. 2021년 4월 출시를 알리는 삼성의 공식 뉴스에서는 스마트폰의 필수 기능에 집중한 온라인 전용 자급제 모델이라 하였다. 이를 솔직하게 말하자면 '가장 성능이 낮은 스마트폰'이 될 것이다. 이 제품을 2021년 10월에 구입하여 지금까지 2년 2개월 정도 사용하여 왔다. 당시에 쓴 글은 '드디어 휴대폰을 새것으로 바꾸다(삼성 갤럭시 M12)'이다.

나의 삼성 갤럭시 M12. 아내의 휴대폰으로 촬영.

갤럭시 M12는 우리 네 식구가 갖고 있는 스마트폰 중에는 가장 성능이 떨어지는 물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고집해 온 것은 알뜰폰 요금제를 쓸 수 있기 때문이었다. 돌아다니면서 영화를 보는 것도 아니고, 높은 사양을 요하는 게임을 하는 것도 아니므로 통화와 웹서핑, 그리고 은행 업무 등으로 그럭저럭 사용하면서 큰 불만을 느끼지 않고 잘 버텨 왔다. 배터리 용량이 6000 mAh로 매우 크고 3.5 mm 이어폰 단자가 있다는 것이 유일한 장점일 것이다. 자세한 사양은 나무위키를 참조하자.

최근 들어서 이 휴대폰의 동작이 매우 느려졌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였다. 메모리가 3 GB, 저장공간은 32 GB에 불과한 이 휴대폰에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디바이스 관리 앱의 아이콘을 아예 홈 화면에 두고 수시로 실행하여 최적화를 실시하거나 사진이나 동영상은 며칠 간격으로 후 삭제하는 일을 반복해야만 했다. 구글 포토로 자동 동기회가 되므로 자료가 사라질 걱정은 없다.

휴대폰이 느려진 것이 너무 불편하여 적당한 중고품(리퍼비시 포함)을 구입할까 싶어 이틀 정도 눈이 아프게 검색을 해 보았으나 마땅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 S23 FE(나무위키)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수십만 원의 돈을 일시에 쓰는 것도 아깝고, 새 휴대폰을 사기 위해 비싼 요금을 억지로 수 개월 동안 의무적으로 내는 것도 싫었다. 우선은 갤럭시 M12를 최적화하여 조금 더 써 보기로 하였다.

첫 번째 시도는 저장 공간을 늘리는 것이다. 쿠팡에서 128 GB 마이크로SD 카드를 구입하여 장착하였다.



유심 트레이를 빼는 핀이 없어서 종이클립을 펴서 사용하였다. 핀바이스용 0.8 mm 또는 1.0 mm 드릴비트도 구멍에 쏙 들어간다. 

마이크로SD 카드를 장착했다고 해서 저절로 사진 저장 공간이 옮겨가는 것이 아니다. 카메라 앱은 마이크로SD 카드 장착 이후 처음 실행하면 친절하게도 저장위치의 변경에 대해서 묻는다. [설정->애플리케이션->저장공간]에서 개별 앱의 저장공간을 바꾸어 주어도 되는데, 모든 앱에서 변경이 가능하지는 않다. 



시스템 차원에서 모든 앱이 생성한(첨부된 파일을 다운로드하는 것 포함하여) 자료를 기본 저장공간에서 마이크로SD 카드로 옮기게 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검색을 해 보니 그런 용도의 앱이 있었다. 앱 자체를 마이크로SD 카드로 옮기는 '앱'도 있는 것 같으나 그렇게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 이동이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앱도 있고, 마이크로SD 카드에 옮기면 카드를 뽑을 경우 실행이 안 될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저장공간 설정 변경을 통해 사진기와 녹음기의 저장 공간을 마이크로SD카드로 바꾸고, 오디오 파일은 직접 옮겨서 겨우 기본 저장 공간을 6 GB 넘는 수준으로 확보하였다.

그러나 아직 석연치 않은 구석이 남았다. 휴지통이 왜 1 GB나 되는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일까? [내 파일 -> 휴지통]으로 들어가 보면 아무 것도 없는데 말이다. 4 GB로 설정한 RAM Plus를 위한 사전 예약 공간인지, 또는 기기 전체 초기화를 해야 겨우 없앨 수 있는 파일인지 구별이 잘 되지 않는다.

왜 휴지통의 용량이 이렇게 큰가? 정작 들어가 보면 아무것도 없다.


자, 그러면 최적화를 위한 두 번째 시도인 기기 전체 초기화(또는 공장 초기화)를 해 보자. 초기화 후 이전에 설치해 둔 온갖 앱 - 특히 은행 관련 - 과 홈 화면 설정을 이전 상태로 복원을 할 수 있을까? 이런 목적으로 만들어진 앱이 Play 스토어에 많이 있을 터인데, 삼성 스마트 스위치가 가장 적당한 도구일 것 같다. 그러나 이것 역시 완벽하지는 않다고 한다. 은행 앱, 보안 관련 앱, 카카오톡 대화 기록 또한 이것으로는 백업 및 복원이 되지 않으므로 카카오톡 실행 뒤 [더보기 -> 설정 -> 채팅 -> 대화 백업]을 이용해야 한다. 이 안내문은 나중에 PC로 백업을 할 때 친절하게 표시된다.

삼성 스마트 스위치를 써 보기로 하고 PC 버전을 노트북 컴퓨터에 설치하였다. 다음으로 갤럭시 M12로 들어가서 모바일 버전을 설치해 보려 하였다. 구글 플레이에서 키워드 서치를 하면 삼성전자가 아닌 다른 개발사에서 만든 앱이 주루룩 나오기 때문에 웹 브라우저에서 찾는 것이 더 낫다. 

그런데...



버전이 맞지 않는다니! One UI Core 버전 5.1, 안드로이드 버전 13에서 이를 실행할 수 없다는 뜻인가? [설정->계정 및 백업->Smart Switch->외장 저장공간으로 전송]을 선택해 보니 자동으로 앱을 다운로드하여 설치를 완료하였다. 설치 후 구글 플레이로 들어가 보면 이 기기와 호환되지 않는다는 경고 메시지가 나오지만 '열기'를 누르면 실행은 된다. 


갤럭시 M12와 컴퓨터를 USB 케이블로 연결해 놓고 백업을 실시하였다.


3개의 항목이 백업에 실패하였다. 앱(보안 Wi-Fi), 설정(맞춤형 서비스), 동영상(열어 보니 항목은 없음). 별로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

백업이 끝났으니 초기화를 실시해 보자. [설정->일반->디바이스 전체 초기화]를 선택하여 실행하였다. 정말 잘 하는 짓일까? 안전하게 복원이 될 것인가? 어차피 휴대폰을 새로 구입했다면 데이터 복원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다리를 건너고 되돌아가지 못하도록 다리를 부수어 버리는 느낌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몇 분이 걸려 무사히 초기화를 마치고 나니 Wi-Fi 등 기본적인 설정 화면이 나왔다. 초기화를 실시한 결과 휴지통은 깨끗이 0%가 되었고, RAMP Plus는 2 GB로 돌아왔다. 주요 앱을 업데이트한 뒤 삼성 스마트 스위치 모바일을 새로 설치한 다음 USB 케이블을 연결하여 복원을 실시하였다. 호환성 경고는 여전히 뜨지만 사용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초기화 직후의 심플한 모습.



전송이 끝나서 케이블을 분리해도 되지만 갤럭시 M12는 여전히 바쁘다. 


홈 화면, 기본 키보드 등 기본적인 설정이 원래대로 복원되었다. 이제 남은 작업을 할 차례이다.

  1. 카카오톡 대화 복원
  2. 카카오톡 인증서 재발급
  3. 지문 재등록(등록된 지문 정보가 복원되는 것 같지는 않다)
  4. 모든 금융관련앱 및 코레일톡의 재인증(주민등록증 촬영 등... 아이고 지겨워라!)

로그인이 필요한 모든 서비스는 전부 새롭게 등록해야 한다. 로그인 정보가 백업 과정에서 전송되는 것은 결코 안전한 일이 아니니 이런 정책에 대해 불만을 가져서는 안 될 것이다. 

저장공간은 초기화 전 6.2 GB에서 9.9 GB로 증가하였다.


소중한 2023년의 마지막 토요일을 이렇게 소비하고 말았다. 과연 이렇게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었을까? 오늘의 최적화를 거쳐 앞으로 1년만 더 쓸 수 있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그때가 되면 배터리 용량도 많이 줄어서 새 휴대폰 구매를 고려하게 될 것이다.

삼성 스마트 스위치 덕분에 백업과 복원은 꽤 편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금융 관련 앱은 전부 개별적으로 다시 인증을 받느라고 매우 불편했지만, 안전을 위해서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휴대폰 하나에 금융과 관련한 앱이나 정보를 다 넣고 다니고, 또 쉽게 백업 및 복원이 가능하다면 사고에 더 쉽게 노출될지도 모른다.

지문은 과연 안전한 생체인식 수단일까? 칼 한 자루만 있으면.... 음, 무섭다.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