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용도가 떨어진 낡은 노트북 컴퓨터(컴팩 프리자리오 CQ61)의 전원 어댑터의 이용 방안을 생각해 보았다. DC 19V 4.62A의 정격 출력은 약 87.8W에 해당한다. 스위칭 모드라는 점을 제외하면 단일 DC 전원을 요구하는 오디오 앰플리파이어에 적용하기에 적당하다.
노트북 컴퓨터용 어댑터는 커넥터의 모양이 제각각이라서 일반 전자제품에 꽂아서 쓰기가 매우 나쁘다. 그렇다고 하여 니퍼로 케이블을 끊은 뒤 범용 커넥터를 달아버리면, 노트북 컴퓨터에는 영원히 쓰지 못하게 된다. 이 컴퓨터에는 광학 디스크 드라이브가 달려 있어서 가끔 오디오 CD를 리핑하는 용도로 쓰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도 못한다.
노트북 본체에 달린 기판용 커넥터를 구입하면 어댑터의 선을 잘라내지 않아도 된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이를 3개 세트로 팔고 있는 것을 발견하여 얼마 전에 주문을 하였고 오늘 도착하였다.
단자를 확인하기 위해 어댑터를 연결한 뒤 멀티미터로 각 단자를 찍어 보았다. 아래에 보인 사진에서 1번은 그라운드, 2번과 3번에서 +19V가 잡혔다. '?'로 표시한 핀 두 개는 무슨 기능을 하는지 알 수 없다.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금속판은 어느 핀과도 전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자작 6V6 앰프에서 다시 잡음이 발생하면서 요즘은 진공관 앰프 자작에 대하여 회의를 느끼고 있다. 구 소련제 6V6에서 발생하던 잡음과는 상황이 다르다. 내부에 먼지가 차서 상태가 나빠진 것인지, 또는 부품의 열화가 발생하거나 접촉이 나빠진 것인지 알기 어렵다. 작업용 책상 위를 쾅쾅 울리는 브리츠 BR-1800 Classic 액티브 스피커를 보고 있노라면, 만들기도 어렵고(고전압에 의한 위험성 포함) 무거우며 전력 소모도 많은 진공관 앰프를 여러 대 만들면서 내가 과연 무엇을 성취했는지 좋은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
나의 자작 진공관 앰프는 박력 넘치는 소리로 보답하였나? 그건 아니다. 맑고 고운 소리로 보답하였나? 어떤 앰프는 그러했지만, 어떤 앰프는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이제는 새로 무엇을 만드는 것에는 덜 치중하기로 하고, 그저 유지보수나 조금씩 하면서 나머지 진공관을 소진하고 싶다. 그러나 진공관의 수명은 의외로 길다...
오늘의 부품 구입을 계기로 어쩌면 class D 앰플리파이어로 정착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2023년 12월 13일 업데이트
요즘 며칠 동안은 대충 아래와 같은 세팅으로 음악을 듣는다. DC 12V 전원 어댑터를 연결한 상태이다. 이 블루투스 앰프의 전원은 DC 9~24V 범위의 것을 연결해야 한다. 높은 공급전압을 가하면 출력이 높아짐은 당연하다. 위에서 언급한 19V 어댑터를 사용하면 훨씬 큰 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다.
19V용 어댑터를 본격적으로 사용하려면 이 사진에서 보인 class D 앰프보다 조금 더 출력이 큰 것을 갖고 싶다는 욕심이 발동할 것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호기심과 욕심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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