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의 마지막 오디오 관련 DIY 작업을 마쳤다. 초소형 블루투스 앰프에 스피커 연결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바인딩 포스트 단자대를 달아 준 것이다. 앰프가 너무 작고 가벼워서 케이블에 끌리는 바람에 쉽게 뒤집어지는 것도 불편하였기에, 적당히 무게를 주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예전에 트위터 유닛을 거치하는 용도로 만들었던 자작나무 가공물이 다른 용도로 하나 둘 쓰여 없어지고 남은 것을 이용하여 보았다. 바인딩 포스트 역시 기존에 쓰던 것. 납이 잘 떨어지지 않아서 채워진 4 mm 볼트를 빼고 다시 끼우기가 쉽지 않았다. 고무발까지 달아서 최대한 멋을 내었다.
볼륨 노브를 바꾸어 보았는데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축이 너무 짧아서 갖고 있던 것을 활용하기도 좋지 않다. |
2014년에 진공관 앰프를 처음 구입한 것을 시작으로 여러 대를 직접 만들어 보기도 하였다. 하지만 위 사진에서 보인 조그만 앰프에 비해서 과연 어떤 점이 더 나았다고 말하기가 정말 어렵다. 자작에 투입된 시간, 비용 그리고 노력, 크기와 무게, 전력 소모, 출력, 음질 등... 측정기를 걸어서 냉정하게 평가를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음질(또는 귀를 편안하게 해 준다고 알려진 진공관 앰프 특유의 소리) 면에서는 더 나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단지 감성적인 측면 때문에 진공관 앰프가 더 멋있게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과정을 내가 힘들여서 손수 만들어 나갔다는 이유로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편견이 더욱 강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라즈베리 파이(볼루미오)와 짝을 이룬 ZK-502 블루투스 앰프. |
어차피 나의 전자공학 실력으로는 새로운 진공관을 발굴하여 오디오 앰프용으로 재탄생시키는 일을 하기는 어렵다. 생활용품을 케이스로 이용하여 어설프게 만들어 두었던 앰프를 조금씩 건드려서 외관을 멋지게 꾸며 나가는 것 정도로 만족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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