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15일 금요일

왜 갑자기 컴퓨터에서 소리가 나지 않는가 했더니...

얼마 전부터 사무실 컴퓨터의 사운드카드(오디오트랙 MAYA 5.1 MK-II ZEN)에서 소리가 나지 않았다. 출시된지 다소 오랜 시간이 지난 주변장치라서 혹시 윈도우즈 업데이트 이후 이 기기를 더 이상 지원하지 않게 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였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점심 시간을 이용하여 이를 슬롯에서 제거하고 마음에는 들지 않지만 컴퓨터의 온보드 사운드 기능을 되살려 보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혹시 내가 사운드 카드의 설정을 잘못 건드린 것은 아닌지 확인을 해 보았다.

트레이를 클릭하여 사운드 설정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확인해 보았다. 어라? 재생 디바이스가 HMDI 모니터로 맞춰져 있는 것이 아닌가? 얼마 전에 모니터를 하나 더 연결하면서 설정이 그렇게 바뀐 모양이다. 혹은 내가 모니터에서 소리가 나는지 테스트를 하려고 일부러 건드렸는지도 모른다. 이 모니터는 스피커를 내장하지 않았다. 


MAYA 사운드카드가 소리를 재생하도록 설정을 바꾸고, 자작 오디오 앰프를 연결하였다. 얼마만에 듣는 반가운 음악인지 모르겠다. USB 기기의 자동 인식 기능이라는 것이 가끔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것만 같다.

잠시나마 DSLR에 관심을 갖게 되고, 퇴근 후 넷플릭스로 거의 매일 영화를 한 편씩 감상하다보니 음악을 듣는 일에는 약간 소홀해졌다. 오디오 앰프를 만드는 일에도 관심이 멀어졌다. 왜냐하면 현재 갖춘 구성에 별다른 불편함이 없기 때문이다. 취미로 무엇인가를 만드는 사람의 목적은 사실 불편함을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흥미를 추구하려는 것이다. 불편을 느끼지 않으니 더 이상 손을 대지 않는다면, 이는 그 취미를 멀리하려는(혹은 멀리하려는) 신호가 아닐까?

이미 10년도 더 전에 그만 둔 자전거 취미, 먼지만 쌓여가는 악기, 상태를 확인하기 어려운 천체망원경(이건 고장이 날 일이 별로 없는 물건이다)...

이제 와서 새로운 분야의 취미에 관심을 갖게 될 것 같지는 않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물건들을 다시 꺼내어 매만지면서 계속 이들 사이를 순환하게 되지 않을까? 따지고 보면 최근 중고 DSLR을 하나 구입하면서 필름 시절을 화려하게 활동하던 카메라와 렌즈를 다시 꺼내어 만지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집이 좁아서 나의 '장난감'들을 늘어놓을 공간이 마땅치 않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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