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17일 일요일

깊어가는 가을날의 전주 나들이

가을 기분을 느끼러 전주 한옥마을을 찾았다. 모처럼 사람들이 많아 거리에는 활기가 느껴졌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사람들의 발길을 꽁꽁 묶었던 신종코로나바이러스를 극복해나갈 수 있을 것 같은 약간은 희망적인 기분을 느꼈다.

전주는 우리 부부의 '놀이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록을 찾아보니 2014년 5월 전주국제영화제를 가족과 함께 다녀온 것이 처음이었다. 대전에서 가깝고,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많고, 때로는 방문객이 많지만 거리는 깨끗하고 쾌적하다. 특히 전주 현지인들이 많이 오는 객사길과 영화의 거리까지 진출하게 되면서 영화를 보거나 가볍게 쇼핑을 하기에도 좋다. 풍남문 앞의 남부시장도 매력적이다.

찾아다니는 경로는 주로 이러하다. 승용차는 대성동에 위치한 공영 주차장에 세우고, 셔틀 버스를 타고 한옥거리 입구(오목대 쪽)로 간다. 친절하게 무료 셔틀을 제공하는 전주시에 늘 고마움을 느낀다. 보통 점심시간이 다 되어 도착하게 되므로 일단은 현대옥에 가서 국밥에 삶아 썬 오징어를 넣어 먹는다. 그 다음에는 전주 향교를 둘러보고, 아직도 다 탐색하지 못한 골목길을 돌아다닌다. 시간이 많으면 영화의 거리까지 걸어가서 시간을 보낸다. 한옥마을 안의 골목도 예쁘지만, 대로변에 위치한 상점들이 다양하고 나름대로의 운치가 있다. 글로벌 기업의 프랜차이즈 상점만 즐비한 대도시의 길거리와는 사뭇 다른 분위라서 과연 이곳은 아직 자본에 물들지 않고 전통을 지키는 예향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끔은 극장 '조이앤시네마'에서 영화를 보기도 한다. 남부시장의 청년몰은 요즘 빈 점포가 많아서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청년몰에서 비탈길을 내려가 한국닭집에서 치킨을 사기도 하고.

요즘은 풍년제과(PNB)의 초코파이에 맛을 들였다.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 이해하기 힘든 '붓세'라는 빵도 좋아한다. 도대체 붓세가 뭔가? 아, 프랑스어로 한 입 크기라는 단어(Bouchee)라고 한다.

현대옥 앞의 PNB 카페에서.

현대옥 옆의 꽃마차에서는 무슨 촬영 대회가 열렸는지 어르신(?)들이 잔뜩 모여서 DSLR을 들이대고 있었다. 사진기는 전부 캐논 EOS 5D이고 렌즈는 24-70mm L을 장착하고 있었다. EOS 500D에 겨우 번들 렌즈를 달고 있는 나는 카메라를 목에 걸고 다니기도 부끄러울 정도였으니... 저 카메라에 렌즈 조합이면 신품으로 600만원은 주어야 구입 가능하지 않을까?

전주 향교의 오래 된 은행나무는 아직 물들지 않았지만 은행이 탐스럽게 열려 익어가는 중이다. 이번에는 향교에서 결혼식이 열리고 있었다. 향교에서 열리는 결혼식이니 당연히 전통 혼례라고 생각했는데 일반적인 야외 결혼식이었다. 대성전과 은행나무를 두고 열리는 결혼식이 이채로웠다. 학교 동문인 서봉수 박사가 진잠 향교에서 전통 혼례를 올린다는 소식을 BBS에서 보았던 것이 아마 90년대 중후반?

누군지도 모르는 커플의 결혼식이지만 마음 속으로 축하를 하고...



평생 모델 아내.


PNB 카페에 장식용으로 전시된 6V6 앰프. 커뮤니티에 사진을 올려 물어보니 Bell 3030 모델이라고 한다.
가을은 어디로 실종되고 곧바로 겨울로 점프하는가? 갑작스런 기온 급강하가 놀랍기만 하다.

2021년 10월 18일 업데이트

Bell Sterophonic 3030 integrated amplifier로 실제 음악을 재생하는 동영상을 찾아 보았다. 원래는 나무 상자에 들어있는 제품이었다. Radiomuseum에도 약간의 정보가 있다(링크). 이를 제조한 Bell Sound Systems(1932-1965)의 간략한 정보 역시 여기에 있다.


천일사 별표 전축이 처음으로 생산된 것은 언제였을까? 1970년대 우리집에는 독수리표 전축이 있었다...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