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27일 수요일

6LQ8 싱글 앰프는 돔베고기 플레이팅 스타일로!

돔베는 도마를 뜻하는 제주도 사투리다. 돔베고기는 도마 위에 썰어놓은 돼지고기 수육을 의미한다. 푸드 플레이팅(food plating)이라면 멋진 그릇 - 주로 접시 - 위에 음식을 보기좋게 늘어보는 기법으로 주로 서양 요리에서나 쓰는 개념으로 알려진 것 같다. 예쁜 그릇이 아니라 투박하게 도마째로 음식을 내어놓다니 '더함'을 문명의 척도로 생각하는 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겠지만, '뺌'의 미학을 아는 사회에서는 그것 자체가 하나의 문화가 된다.

구글 검색에서 라이센스가 없는 '돔베고기' 이미지는 이것이 전부이다.
앰프 제작도 마찬가지다. 멋진 금속 케이스로 둘러싸는 것도 좋지만, 프로토타입을 만들듯이 나무판 위에 부품을 올려서 연결한 상태 그대로 완성해 버리는 것도 가능하다. 가장 최근에 만든 6LQ8 SE 앰프의 모습은 언뜻 돔베고기를 연상시킨다.


이 콘셉트를 그대로 유지하고자 한다. 12T 미송합판을 사서 바닥판으로 삼고, 4.8T 미송합판으로는 PCB를 둘러싸되 구멍을 뚫어서 진공관을 노출시킨다. 전원 케이블을 고정할 몇 가지 부품도 어제 구입하였다. 압착단자와 케이블 그랜드(cable gland; PG-07이라는 부품명)가 그것이다. '바닷가재표' FK-3 압착 플라이어가 비로소 제 역할을 하기 시작하였다. 파워 케이블의 직경이 거의 8mm나 되어 PG-07의 구멍을 갈아내고 내부의 고무 패킹을 하나 제거해서 겨우 관통시켰다.


흐흐흐... 압착단자를 끼운 상태에서는 케이블 글랜드를 통과하지 못한다. 요건 몰랐지? 며칠 후 잘라내고 다시 단자를 압착해야만 했다.


한 편의 동양화와 같은 담백한 싱글 앰프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아예 도색도 하지 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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