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28일 금요일

10월 27일 대전시립교향악단 연주회 관람 후기

직장이 대전문화예술의전당 법인회원이라서 공연 관람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거의 거르지 않고 아내와 같이 참석을 한다. 생활 주변에서 누리는 작은 사치라고나 할까? 이제는 악장을 비롯하여 대전시향 멤버들의 얼굴이 익숙해질 수준이 되었다. 예를 들어 어제 접한 김필균 악장은 평소와 달리 약간은 차분한 헤어스타일이었다. 어제(2016년 10월 27일)에는 첼리스트 양성원의 엘가 첼로 협주곡과 말러의 교향곡 1번 <거인>의 연주회가 있었다.


연주회를 기다리면서 대전문화예술의전당 내에 있는 음반점에서 CD를 하나씩 구입하고는 한다. 이번에는 그냥 눈 앞에 보이는 앨범 를 골랐다. 잘 모르던 재즈 피아니스트 곽윤찬의 2005년도 앨범이다. 한국인 최초의 블루노트 레이블 소속이 되기도 한 저명한 중견 연주자를 아직도 모르고 있었다니... 피아니스트 송영주와 드러머 하비 메이슨(포플레이의 멤버로 잘 알려진)의 앨범을 하나씩 사서 들으면서 피아노와 어쿠스틱 베이스, 그리고 드럼으로 이루어진 재즈 트리오의 '미니멀'한 연주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연주회 평을 세심하게 할 수준은 못된다. 악기 편성도 평소보다 훨씬 많았지만, 좌우 배치가 뒤바뀌어서 더욱 신기했다. 항상 왼쪽에 있던 하프가 오른쪽에, 항상 왼쪽에 있던 첼로와 콘트라베이스가 오른쪽에! 팀파니 주자도 두명이나! 곡 자체가 대편성을 요구하는 것이라 그랬던 것 같다.

대전문화예술의전당에서 직접 만난 첼리스트 중 기억에 남는 사람은 송영훈, 이상 앤더스, 그리고 이번의 양성원이다. 엘가의 첼로 협주곡 e minor는 처음 듣는 곡이었는데, 장중함과 기교가 넘치는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다고 할까? 흔히 보는 연주회용 복장이 아니라 마치 두루마기를 연상시키는 연보라빛 겉옷을 연주 중간에 훌쩍! 뒤로 넘기는 모습이 멋있었다. 이 연주자가 보케리니의 첼로 협주곡을 연주한다면 어떤 해석을 할지 궁금하다.

날씨가 차가와져서인지 기침을 하는 관객이 너무나 많아서 다소 산만한 분위기였는데, 악단쪽에서도 예기치 않은 소리(악기를 내려놓으면서 부딛히는듯한)가 많이 나서 좀 아쉬웠다. 말러의 교향곡 1악장이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서 연주가 한참 진행 중인데 관악기 주자 너댓명이 발소리를 내면서 자리로 들어와 앉아서 정말 의아하게 생각했다. 이런 것이 악보에 표시되었을리는 없고... 합창이 포함된 관현악의 경우 악장과 악장 사이에 합창단이 입장하는 것을 본 일은 있지만 말이다. 워낙 유명하고 나에게도 익숙한 곡이라서 집중해서 듣기는 했지만, 연주도 어딘가 모르게 약~간은 산만하게 느껴져서 아쉬웠다. 단, 4악장 끝날 무렵에 호른 주자들이 일제히 일어나서 연주를 하는 것이 매우 이채로왔다. 이것도 악보에 표시가 된 것일까? 대전시립교향악단 여러분! 어제 너무 고생 많으셨는데 칭찬 일색으로 글을 쓰지 못해 미안합니다! 그래도 레퍼토리가 너무 좋아서 정말 즐거운 관람이었어요.. 늘 힘찬 박수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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