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11일 금요일

트랜스포머의 직렬 연결

나는 어제까지 단권 변압기를 이용하여 진공관 앰프에 B전원을 공급하고 있었다. 대단히 위험한 실험을 하고 있었다는 뜻이 된다. 단권 변압기(autotransfomer)란 하나의 권선에서 1차와 2차 전압을 연결하는 변압기를 말한다.

Autotransformer의 구조(출처)
110V용 가전제품을 220V에서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대부분의 감압용 트랜스가 바로 단권 변압기이다. 크기가 작고 제작 비용이 적게 들며 효율이 좋다. 그래서 용량이 30VA나 되지만 크기가 57mm에 불과했던 것이다(아세아전원 AT1BS30-34120S로 추정). 운이 좋아서 감전 사고를 당하지 않고서 작동을 잘 하는 것을 확인하였지만 문제는 1차와 2차가 전기적으로 연결이 된 상태라는 것이다. 일반 가전제품이라면 별 상관이 없으나, 오디오 앰플리파이어처럼 커넥터, 볼륨 조절용 놉, 섀시 등 금속으로 부분이 외부에 노출된 상태라면 기기 사용 중에 감전이 될 위험성이 크다. 그래서 진공관 앰프의 B전이 220V를 필요로 한다고 해도 반드시 1-2차가 분리된 트랜스를 사용해야 한다.

1-2차가 분리된 220V:220V 트랜스가 없다면 보통 흔히 사용하는 220V:12V(2차 전압이 꼭 얼마라고 정해지지 않아도 좋다) 두 개를 마련해서 서로 반대 방향으로 직렬 연결을 하면 절연된 220V를 얻을 수 있다. 다음 그림을 통해서 확인해 보자. 여기에서는 동일한 트랜스 두 개를 서로 반대로 연결한 경우를 상정하였는데, 이론적으로는 최종단에서 220V를 뽑을 수 있어야 하지만 손실이 있어서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고 한다. 부하를 연결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거의 220V가 측정되나 부하를 연결하면 더욱 낮아지게 된다.

출처: https://electronics.stackexchange.com/questions/230245/connect-two-transformer-in-series
최종적으로 뽑을 수 있는 전력은 두 트랜스 중 작은 것의 용량으로 결정이 된다.

자, 그러면 다시 트랜스 가게를 가지 않고 어떻게 상용전원에서 전기적으로 절연된 220V를 얻을 것인가? 6N1+6P1 싱글 앰프 보드의 판매자가 제공한 정보에 의하면 220V:230V 120mA 트랜스를 쓰라고 했지만 220V를 연결한다고 해서 큰 문제는 없다. 지난 주말에 장사동에서 구입한 트랜스를 이미 갖고 있던 것에 연결하면 된다.


왼쪽이 220V:13-0-13V(2.3A), 오른쪽이 이번에 구입한 220V:12-0-12V(40VA) 트랜스이다. 상용 220V를 연결하게 될 왼쪽 트랜스는 커버가 씌워져서 그렇지 오른쪽 것과 코어 크기는 76mm로 동일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 두 개의 트랜스를 2차끼리 서로 연결할 때 중간의 0V 탭은 쓰지 않았다. 첫번째 트랜스가 출력하는 26V가 두번째 트랜스의 24V 탭으로 들어가게 되므로, 최종 전압은 220V를 약간 넘을 것이다. 그렇다면 앰프 보드가 요구하는 전압에 더욱 가까워진다.

B 전원은 이상의 방법으로 공급하고, 진공관 히터는 별도로 갖고 있던 6V 1.2A 전원트랜스를 연결하였다. 출력도 얼마 되지 않는 싱글 앰프에 트랜스는 무려 세 개이다. 튜너를 연결하여 음악을 들어 보았다. 매우 정상적으로 작동하였다. 두 시간 가까이 전기를 먹였지만 전원트랜스의 발열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히터에서 필요로 하는 전류는 총 1.6A라고 하였지만 히터 점화용 트랜스(1.2A) 또한 발열 정도가 크지 않았다. 규정된 6.3V보다 낮은 전압(측정치로는 5.8V)이 걸리게 되어서 전류 또한 줄어든 때문으로 생각된다. 진공관의 작동에 문제가 될 히터 전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제까지만 해도 활용처를 찾지 못한 전원 트랜스가 너무 많다고 울상이었는데 한꺼번에 세 개를 다 쓰게 되었다. 대신 앰프의 무게는 크게 늘어나고 말았다.

2019년 1월 10일 목요일

넷스케이프의 기업공개에 대한 후일담

모건 스탠리의 투자은행가로서 넷스케이프의 주식 인수를 담당했던 메리 미커는 훗날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당시 넷스케이프의 기업공개는 시기상조였을까요? 물론입니다. 적어도 3분기에 걸쳐 명확하고 탄탄한 매출 성장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경험칙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또한 3분기 연속 양호한 수익성을 보여야 한다는 전통적인 인식이 있었지요. 신생 기업의 경우엔 수익의 성장세를 보여야 한다는 조건이 따르곤 했습니다. 당시 넷스케이프는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누가 봐도 새로운 시도였습니다. 그러나 시장은 이미 새로운 기술 혁신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상태였어요. 넷스케이프는 적합한 시기에 적합한 장소에 있던 적합한 기업으로서 적합한 팀과 함께 그 일을 성사시킨 겁니다."
기업 활동을 이어갔던 길지 않은 기간 동안 넷스케이프는 막대한 손실을 기록했다. 그런데도 관련된 몇몇은 엄청난 부자가 되었다....

출처: 댄 라이언스 지음/안진환 옮김. 천재들의 대참사(Disrupted: My Misadventure in the Start-Up Bubble)

현재 바이오 분야는 어떤가? 이를 따라가려고 하고 있지는 않은가?

트랜스포머 풍년

고만고만한 전원 트랜스포머가 도대체 몇 개인지 모르겠다. 사진에서 보인 것 말고도 반도체 앰프에 두 개의 트랜스포머가 더 들어있다. 아마 100VA급 토로이달 트랜스포머와 50VA EI 트랜스포머일 것이다.



기본 회로도가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시행착오로 43 오극관 싱글 앰프를 만드는 과정 중 무수한 시도와 좌절을 경험하였다. 전원을 안전하게 잘 제어하는 것이 오디오 앰프의 전부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43번 오극관과 12AU7은 동작 상태가 좀 이상해졌다. 이제 여기에 더 노력을 들이는 것은 시간 낭비요, 정신 건강에도 좋지 않다.

작년에 별다른 준비 없이 덜컥 6N1+6P1 싱글 앰프 보드를 구입하면서 모든 일이 시작되었다. 주문제작한 전원트랜스는 심하게 울리는 문제가 있었고, 결국은 SMPS를 자작하여 어느 정도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었다. 전원트랜스가 우는 것은 용량 부족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므로, 히터와 B전원을 별도의 트랜스로 공급한다는 생각을 초창기에 했었다.

(아직 여기에는 해석 불가능한 현상이 남아 있다. 2차에 백열전구를 연결하면 오디오 앰프를 연결할 때보다 더 많은 전류가 흐른다. 그런데 왜 트랜스는 울지 않는가? 앰프를 연결하면 정류회로 이후 80mA 정도의 전류가 흐를 뿐이다.) 

하지만 원래 만들었던 전원 트랜스는 B전원을 연결하는데 써야된다고 자연스럽게 여기고 있었다. 왜 그 반대로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히터용 트랜스보다 B전원용 트랜스가 당연히 더 커야 한다는 고정관념?

43번 앰프의 실험을 위해 구입했던 두 개의 전원 트랜스는 과연 낭비였을까? 더 이상 43번 진공관에 손을 대지 않기로 결심한 이상 낭비가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중 하나를 6N1+6P1 싱글 앰프(SMPS로 잘 구동하고 있지만)에 써도 되지 않겠는가? 내가 선택한 것은 아세아트랜스의 30VA급 제품이다. 1차는 0-380-440V, 2차는 0-110-220V이다. 1차 440V 탭에 220V를 연결하면 2차 220V에는 그 절반인 110V가 나온다. 이를 배전압 정류하여 6N1+6P1 싱글 앰프에 연결하면 안 될 이유가 없다.

히터는 계속 SMPS로 점화하고 계획한 대로 배선을 하였다. 한 번 정류가 된 것이 다시 앰프 보드 내의 브리지 정류 회로를 거치게 되니 다이오드에 의한 전압 손해가 있을 것이다. 그게 싫으면 첫번째 평활용 캐패시터에 선을 납땜하여 연결하면 된다. 이건 귀찮으니 나중에 하기로 한다. 110V를 배전압 정류한 것이라서 최종적으로 얻어지는 B전압은 원래 쓰던 값에 비해 수십 볼트 낮아지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음악을 들어 보았다. 스피커에서는 별다른 험이 들리지 않는다. 배전압 정류 전에 흐르는 전류는 0.19A 정도이다. 두 시간 가까이 음악을 들어보았으나 문제가 될 정도로 트랜스가 뜨거워지지는 않았다. 돌입전류 제한을 위해 트랜스와 배전압 정류부 사이에 10옴 5와트 시멘트 저항을 삽입하였다. 약 2볼트 정도가 떨어짐을 알 수 있었다. 만약 출력 전압이 너무 낮다고 느낀다면 트랜스 1차의 380V 탭에 220V를 연결하면 된다. 이 상태에서는 출력측에 흐르는 전류가 0.2A 정도로 아주 약간 늘어났다.

그러면 히터까지도 전원 트랜스에서 공급을 해 보자. 처음 주문 제작하였던 바로 그 트랜스를 꺼내어서 6.3V 탭을 세 개의 진공관 히터에 연결하였다. 역시 소리는 잘 난다. 히터를 교류로 점화하여서인지 잡음이 좀 들린다. 그러나 히터선 중 하나를 접지하니 소리는 줄어들었다. 100옴 저항 두 개를 연결하여 가상 중점을 만들어 접지를 하면 효과는 더 좋을 것이다.



그렇다. 트랜스를 두 개 쓰면 6N1+6P1 앰프를 아주 잘 구동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를 진작 알았더라면 SMPS라는 멀고도 험한 길을 돌아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SMPS 자작 경험이 무의미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각자 장단점이 있다. 취미로 자작을 하는 입장에서는 당연히 부품의 수가 적고 만들기가 쉬운 리니어 전원이 편하다. 대신 무겁고 효율이 떨어진다. SMPS는 아무래도 대량생산에 적합한 전원장치이다. SMPS용 고주파 트랜스를 감는 일은 여전히 수작업에 의존해야 하지만 말이다. 아래 동영상에서 트랜스를 감는 신기에 가까운 기술을 보라(SMPS Transformer Winding in Factory). 이렇게 수고스럽게 감는 트랜스의 단가는 얼마일까? 중국산 SMPS 가격을 생각하면 과연 그들이 노동에 합당한 임금을 지급받는지 잘 모르겠다. 전세계가 저임금에 기반한 중국 제조업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면 할 말은 없지만...


남는 트랜스포머로는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어차피 진공관 히터용으로 쓰기에는 썩 적합하지는 않다. 25V를 쓰는 43번 진공관 때문에 다른 용도로 쓰기에 돌려 쓰기에 적당하지 않은 트랜스를 고르고 말았으니 말이다. 양전원이 필요한 반도체 앰프용으로나 활용해야 될 것 같다.

혹시 이것은 단권 변압기가 아닐까?

아세아전원에 문의하니 해당 전압을 갖는 밴드형 변압기로서 30VA 제품은 단권 변압기뿐이라 하였다(제품 목록 링크). 복권 변압기의 경우 폭 58 mm는 20VA에 불과하다. 혹시 내가 대단히 위험한 단권 변압기를 가지고서 목숨이 위험한 장난을 치고 있었단 말인가? 퇴근하면 당장 멀티미터로 1차와 2차가 도통 상태인지를 알아봐야 하겠다. 복권이 맞는다면 코어 사이즈가 30VA용 치고는 너무 작다. 


아니면 20VA 짜리 트랜스에 30VA 딱지가 붙어있는 것은 아닌지? 그렇다면 0.2A는 좀 과하다. 퇴근하여 멀티미터로 확인을 해 보았다. 부들부들... 단권변압기가 맞다! 감전이 되지 않고 살아있는 것이 행운이다! 이 트랜스를 오디오 앰프의 전원에 쓰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 다른 방법을 마련하자.

꼰대빌리티, 꼰대 지수, 꼰덱스(꼰대 + index)

식사 자리에서 '꼬장ship'이란 말을 들었다. 요즘 널리 쓰이는 '꼬장을 부린다'는 표현은 어디에서 왔을까? 이에 대한 글을 찾아보았다.

'꼬장부리자 마라'라는 말은 어디에서 왔을까

꼬장쉽(꼬장십)이란 말을 듣고 나는 즉석에서 꼰대빌리티라는 말을 제안했다. '꼰대' + '-ability'를 합성한 낱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꼰대 지수 혹은 꼰덱스(꼰대 + index)가 높다'라는 표현도 가능하다.

원래 '꼰대'는 아버지 혹은 선생님을 일컫는 학생들의 은어였다. 이들은 대부분 남성이고, 과거 지식과 경험(지금은 유효하지 않을 수도 있는)에 집착하는 사람이며, 가부장적인 사고방식에 절어 있고, 위계에 따른 질서에 크게 의존하며, 마지막으로 가장 큰 문제점은 남을 늘 가르치려 들려는 것이다. 지금은 부정적인 쪽으로 그 의미가 더욱 확산되어 기성세대가 자신의 경험을 가지고 젊은이에게 어떤 생각이나 행동을 강요하는 행위를 '꼰대질'이라 부르게 되었다(다음사전 링크).

이러한 낱말이 풍자적으로 쓰일 때에는 순기능이 있지만, '낙인 찍기'로 쓰인다면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사람을 일부분만의 모습으로 평가하여 특정 부류에 속한다고 결론을 내려 버리고 결국 혐오의 선글라스를 쓰게 만들기 때문이다. 요즘 한국 사회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사회 현상이 바로 혐오 아니던가?
너 빨갱이지?
그 인간, 꼰대야. 
꼰대가 아닌 참 어른이 되는 길은 정말 힘들다. 향을 싼 종이에서 향내가 나듯, 생각의 전파는 자연스러워야 하며 자신의 생각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사회가 총체적 위기라면 웅변가나 선동가가 필요하기는 하다. 하긴 요즘 광화문 네거리의 모습을 보면 여전히 사회는 위기인 것처럼 느껴진다. 내가 나서서 조언을 하지 않으면 당장 큰 일이 날 것처럼 안타깝게 여겨지더라도, 반감을 불러 일으키는 방식으로 전달해서는 안된다.

신사답지 못한 일인지 모르겠지만 최근 출근길에서 만난 어느 선배 직원의 이야기를 좀 쓰려고 한다. 직접 뭐라 말은 못하고 블로그에 글이나 올리고 있는 내 모습이 정당하지 않다고 비판을 받아도 할 수 없다. 내가 답답하니까.

그분은 늘 열심히 공부하고 네트워킹에도 열심이며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데에도 바지런하다. 독서모임, 근처에서 열리는 수많은 행사, 네이버 오디오북을 통한 학습... 이런 것을 하면서 시대에 앞서나가기 위해 노력하신다. 그런데 그런 '노력'을 하지 않는 젊은 사람들을 보면 너무나 안타까운 모양이다. 나를 보고는 철학자 최진석 박사(기사 링크)를 아느냐고 하셨다. 나는 모른다고 했다. 그랬더니 그분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공부 좀 하세요!"

음... 내가 젊은 사람들에게 '책 읽으세요, 음악 들으세요, 미술관 종종 가세요, 가끔 납땜질도 해 보세요'라고는 전혀 하지 않는데...

간혹 출근길에 만나는 같은 직장의 젊은 동료들에게는 '젊은 사람들이 그게 뭐야, 어깨 좀 펴고 다니세요!'라고 호통을 치시기도 한다.

'젊은 사람이 왜..' = '남자가 되어서는...' = '여자가 그래서는 쓰나' 다 비슷한 얼개를 지닌 부정적 어법이다. 자기 반성을 위해서는 좋은 어법이 될 수 있으나, 남에게 내뱉기에는 대단히 조심스런 표현이다.

꼰대빌리티를 낮추자. in꼰대빌리티 혹은 un꼰대빌리티가 필요하다. 상식 차원에서 부정의 접두사 in-과 -un의 차이를 알아보자.

What's the difference between in- and un-?

2019년 1월 8일 화요일

43번 오극관(43 power pentode) 싱글 앰프 프로젝트 - [18] 손을 떼기로 하다

지난 주말 세운상가 근처 쇼핑의 가장 큰 성과는 인두팁을 새로 산 것이다. 나무 손잡이가 달린 30와트급 저가 일자형 납땜인두의 팁이 뭉툭해져서 너무 쓰기가 불편했었다. 팁 직경이 얼마였는지 잘 기억이 나질 않아서 5 mm와 6 mm 두 가지를 하나씩 구입하였다. 5 mm 팁이 딱 맞게 들어간다. 구입 가격은 총 3천원이 들었으니 품질이 어떠할지는 미루어 짐작이 가능하다.

왼쪽은 사용하던 팁. 가운데는 5 mm 팁으로 교체 후. 오른쪽은 6 mm 팁.
소형 스크류 드라이버의 손잡이 쪽 회전하는 부품이 헐거워져서 빠지기 시작하였다. 20년 가까이 사용했으니 공구들이 조금씩 망가질 때도 되었다. 이가 나간 니퍼도 새로 장만할 때가 되었다. 멀티미터는 아직 잘 작동하니 다행스럽다.

어설프게 43 power pentode로 싱글 앰프를 만들어서 즐겁게 잘 듣다가 최근 '웅-'하는 잡음이 너무 심해져서 전원 트랜스 교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였다. 드라이브단의 로드 저항을 낮추는 회로 수정을 한 이후부터 그런 것 같다. 심지어 드라이브단(12AU7 사용)과 출력관을 전부 DC 어댑터로 점화를 해도 마찬가지였다. 그렇다면 B전원에서 문제가 있다고 예상할 수 있다. 어제 퇴근 후 한참을 붙들고 씨름을 하였지만 트랜스를 바꾸어도 도무지 잡음은 줄어들지 않았다. 그래서 이 트랜스를 6N1+6P1 싱글 앰프에 연결해 보았다. 이 앰프는 주문제작 전원트랜스에서 아마도 용량부족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이는 울림이 심하게 나서 어렵사리 SMPS를 자작하여 지금껏 사용해 오고 있다.

그런데... 정말 좋은 소리를 내는 것이다! 이럴줄 알았다면 SMPS 자작을 하려고 애를 쓸 것이 아니라 차라리 기성품 전원트랜스를 두 개 구해서 히터와 B전압 공급용으로 각각 사용하는 것으로 충분했을 것이다.

트랜스 2차에는 110V가 나오므로 6N1+6P1 싱글 앰프용으로는 많이 부족하다. 배전압 정류회로를 만들어서 250V 가깝게 만든 다음 다시 연결을 해 보았다. 그런데 좀 이상하다. 급격히 캐패시터가 뜨거워지면서 약간 부풀기까지 하는 것이었다. 12V 입력용으로 만든 배전압 모듈을 실수로 그냥 연결한 것 아닌가! 자칫하면 큰 사고가 날 뻔하였다. 원인을 알았기에 망정이지 무신경하게 계속 사용했다면 아마 폭발을 했을 것이다. 전원부 캐패시터의 내압을 잘못 맞추어서 폭발한 경험은 이미 있다. 분수처럼 쏟아지던 전해액!

내압이 높은 캐패시터를 부품통에서 꺼내어서 다시 배전압 정류 모듈을 만들어야 했다. 역시 소리가 잘 난다. 30VA 전원트랜스는 그렇게 심하게 뜨거워지지도 않았다. 그러면 6N1+6P1 싱글 앰프에 쓰기 위한 SMPS를 만드느라 그렇게 고생을 할 필요도 없었다는 뜻일까?

그렇다면 결론은 무엇인가?

  1. 43 pentode가 급격히 상태가 나빠졌다.
  2. 드라이브 회로의 로드 저항을 내린 것이 문제이다.
나도 잘 모르겠다. 더 이상의 시간 낭비를 하지 않기 위하여 현재 수준에서 마무리하자. 43번 말고도 앞으로 경험할 수 있는 더 좋은 진공관은 얼마든지 있으므로.



2019년 1월 6일 일요일

43번 오극관(43 power pentode) 싱글 앰프 프로젝트 - [17] 전원 회로의 전면적인 개조에 착수하자

작년부터 진공관 싱글 엔디드 앰프를 만들면서 가장 많은 실험을 했던 것은 전원회로였다. 직접 SMPS를 제작하여 만족스런 성능을 얻었고, 이에 자신을 얻어서 중국산에서 구입한 DC-DC boost converter 보드를 써 보기도 하였으며(DC 12V 입력), 갖고 있는 전원 트랜스를 뒤집어 연결하여 원하는 전압을 얻어내기도 했었다.

가장 최근에는 43 triode 싱글 앰프의 드라이드 회로에 쓰인 12AU7 전압증폭회로의 부하 저항을 기존의 47KOhm에서 절반으로 내리는 실험을 했었다. 그런데 '웅-'하는 저음의 잡음이 들리기 시작하였다. 부하저항의 변화에 의한 것인지, 혹은 DC-DC boost converter의 상태가 나빠진 것인지는 알기 어렵다. 내가 알고 있는 험보다는 더 낮은 소리이다.

일단 의심스러운 것은 전압 컨버터이다. 스피커에 귀를 대고 전원을 넣으면, 아마도 컨버터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희한한 잡음이 낮게 깔린다. 처음에 컨버터를 테스트하면서 출력부에 전해 캐패시터를 달아서 어느 정도 문제를 해결했다고 생각했었다. 이 문제는 컨버터의 입력측에 DC 24V를 달면 더욱 심각해져서 도저히 음악을 들을 수준이 아니었다.

마침 두 종류의 진공관 히터를 점화하는 전원 공급용 트랜스에서도 발열과 울림이 심하게 느껴지고 있었기에, 좀 더 용량이 큰 전원 트랜스를 사용하여 전통적인 전원 회로를 구성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전통이라고는 하지만 초크 코일은 쓰지 않을 것이다.

기성품 전원 트랜스를 종로구 장사동 트랜스 골목에서 구해서 써 보자는 마음으로 주말 오전에 서울을 찾았다.  인터넷에는 장사동에서 트랜스를 제작하는 업체 리스트를 제공하고 있다. 토요일 오전에는 안타깝게도 문을 연 곳은 많지 않았다. 목적했던 곳 근처에서 난감해 하고 있을 때, 근처에서 통신용 재료와 케이블을 취급하시는 어느 사장님의 도움으로 문을 연 트랜스집을 하나 찾게 되었다. 복잡한 골목 속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30년쯤 과거로 돌아간 느낌의 조그만 트랜스 제조업체인 '현대콘트롤'을 방문하게 된 것이다.

현대콘트롤.

여기에서 구입한 트랜스는 다음의 두 개이다. 현대콘트롤에서 만든 것은 왼쪽의 40VA급 전원트랜스(2차: 12-0-12V)이고, 같은 가게에서 구입한 오른쪽 트랜스(1차 0-380-440V, 2차 0-110-220V, 30VA)는 아세아전원에서 만든 것이다.


히터용 트랜스는 용량이 꽤 크다. 43번 오극관은 25V가 필요하니 12V를 배전압 정류하겠다는 생각으로 머리가 꽉 차서 12V 출력 트랜스로서 용량이 큰 것(2A)짜리를 골랐는데, 실제 구입한 것은 12-0-12V 출력이라서 배전압 정류회로가 필요하지 않다. 그러면 1A 정격이면 충분하고, 30VA나 혹은 그보다 작은 용량으로도 충분하였을 것이다.

전원 트랜스의 용량이 필요한 수치보다 큰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장비 전체가 크고 무거워질 뿐이다. 43번 오극관 싱글 앰프의 소형 경량화는 완전히 물을 건너가고 말았다. 어차피 관 자체가 커서 소형화가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오른쪽 트랜스는 110V를 얻어서 B+ 전원을 얻기 위한 것이다. 140~150V의 비교적 낮은 전압을 가하는 출력관에 관심을 갖다 보니 220V를 110V로 강압해서 정류를 하는 것만으로 원하는 전압을 얻을 수가 있다(정류 후 평활회로를 거치면 1.4배 정도 상승). 그러나 현대콘트롤에는 이에 딱 맞는 트랜스는 없었다. 그래서 원래 더 높은 전압을 입력하는 용도이지만 전압을 반으로 내릴 수 있는 적당한 트랜스를 고른 것이다. 1차 440V 단자에 220V를 넣으면 2차 220V 단자에 110V가 나올 것이다. 혹은 1차 380V에 220V를 넣으면 2차 220V에는 110V보다는 조금 더 높은 전압이 나올 터이니 입맛에 맞게 테스트를 해 볼 수도 있다.

'대승코아'라는 익숙한 간판을 지나 어느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니 진열장에 이미 만들어진 다양한 전원 트랜스를 늘어 놓은 가게가 있었다. 상호는 '세진전기'였다. 문을 연 상태였고 아마 이 중에서 내가 원하는 전압과 용량에 딱 맞는 아담한(?) 전원 트랜스를 구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쇼핑에 그렇게 큰 돈을 들인 것도 아니고, 사장님이 타 주시는 커피를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도 예상치 못한 즐거움이었다.

예쁘게 케이스를 만들어서 모든 테스트가 끝난 앰프의 부품을 실장하여 넣고 뚜껑을 닫는 일이 과연 올까? 이날 구입한 트랜스의 크기를 생각하면 작고 아담한 앰프로 완성되기는 이제 틀렸다. 나날이 이어지는 테스트의 연속이 될 것이다.

2019년 1월 2일 수요일

43번 오극관(43 power pentode) 싱글 앰프 프로젝트 - [16] 히터 점화용 트랜스포머의 용량 부족?

내가 만든 43번 오극관 싱글 앰프는 SMPS 어댑터가 공급하는 12V 직류를 DC-DC 컨버터로 전환하여 고전압(B+ supply, 여기에서는 155V)을 제공하도록 되어 있다. 반면 앰프에 사용된 모든 진공관의 히터는 별도의 전원트랜스를 통해서 점화한다.

음질 측면에서는 매우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이고 있지만 히터용 전원트랜스의 발열이 꽤 심하다. 손을 대고서 겨우 참을 수 있는 수준이므로 섭씨 60도를 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손을 대면 진동이 느껴지고, 때에 따라서는 케이크 틀을 약하게 울리기도 한다.

회로를 점검해 보니 트랜스의 용량 부족이 자명하다. 25V, 6.3V가 아니라 실제로는 24V(배전압 정류한 DC), 6V(AC)를 공급하고 있으므로 히터로 흐르는 전류는 정격치보다 아주 조금 낮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43번 히터를 위한 배전압 정류회로만으로도 트랜스의 정격을 넘는 전류를 흘리고 있다. 배전압 정류회로에서는 필요한 전류의 2.4배 정도(정류 전)를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제이앨범에서 제시하는 경험적 수치이다. 0.6A x 2.4 = 1.44A이니 이미 이것만으로도 트랜스의 정격인 1.2A를 초과한다.


최소한 12AU7이라도 별도의 전원을 통해서 히터를 점화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용량이 충분한 12V SMPS에서 선을 뽑아서 사용해야 되겠다.

아직도 지식이 많이 부족하다. 모든 것을 간단한 질문과 답변, 또는 시행착오를 통해서 고쳐 나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진지하고도 체계적인 학습이 절실하다. 이는 취미생활과 관련된 분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우리는 너무 쉽게만 배우려고 하지 않는가?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알게 된 짤막한 지식에 너무 의존하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