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앰프의 기판 전체를 얇은 알루미늄판으로 덮어 씌우고 접지에 연결하는 것으로 잡음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관련 글 링크).
볼륨용 가변저항의 본체에는 전선을 납땜하여 접지에 연결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륨 노브에 손을 가까이 가져가면 잡음이 커진다. 왜 그럴까? 다시 앰프 뚜껑을 열고 잡음의 원인을 찾아 보았다. 볼륨 가변저항 자체에는 손을 대도 잡음이 더 커지는 것이 아니었다. 바로 곁에 있는 전해 캐패시터가 문제였다. 바로 여기에 손을 가까이 가져가면 엄청난 수준의 잡음이 유도되었다.
알루미늄판 조각을 잘라서 'ㄷ'자 형태로 접어서 지붕을 씌우듯이 전해 캐패시터에 씌웠다. 알루미늄판이 이탈하지 않도록 실리콘으로 접착을 하였고, 전선을 이용하여 그라운드로 연결하였다.
모든 부품이 올려진 알루미늄 바닥판과 지난 6월에 씌운 실드판을 연결하는 볼트에 전선을 연결하여 이것 역시 접지에 연결하였다. 이렇게 하니 잡음이 대부분 사라졌다.
볼륨 조절용 포트 바로 곁의 알루미늄 구조물이 오늘의 작업물이다. |
자작 오디오 앰프를 만들면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것은 볼륨 놉을 중간 위치에 두었을 때 가장 큰 잡음이 나는 현상이었다. 볼륨 위치에 관계없이 동일한 레벨의 잡음이라면 전원에 남은 리플 때문일 것이고, 볼륨 놉을 올리면서 증가하는 잡음이라면 신호선을 통해 타고 들어오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볼륨 노브가 정가운데 있을 때 가장 큰 잡음은 이유가 무엇일까? A형 가변저항을 이용하므로 이 위치는 저항 값의 1/2인 위치도 아니다. 어쩌면 전원트랜스에서 방사하는 전기장 잡음을 가장 잘 수신(?)하는 조건이 볼륨 포트의 위치가 12시 방향일 때인가? 슬라이더의 위치에 의해 저항이 어떻게 분할되는가의 여부에는 상관이 없이?
자작 오디오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바로 케이스 가공과 튜닝이 아닐까 한다. 왜 내가 이 고생을 하고 있지? 끊임이 없는 회의외 도전, 그리고 반 발자국의 진전이 뒤섞인 상태로 몇 년을 보냈다. 자작에서 가장 희열을 느끼는 순간은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 처음으로 소리는 내는 순간(즉 최종 결과물)이 아니라, 연기와 함께 납이 녹는 그 순간을 눈으로 보며 몸으로 느끼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왼손으로 받치고 있던 실납이 갑자기 녹으면서 손에 느껴지던 저항감이 사라지며 연기와 함께 녹은 납은 광택을 낸다. 바로 이 순간을 중독성과 함께 즐기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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