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9일 수요일

TDA7265 앰프의 잡음 문제

버퍼 프리앰프를 달아서 더욱 조용하게 작동하기를 바라는 것은 옳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조용한 밤에 침실의 스피커(인켈 SH-950, 89 dB/W/M)에 연결해 보았다. 약한 '삐-' 소리에 가까운 잡음이 들린다. 굉장히 차갑고 듣기 싫은 잡음이다. 저가의 반도체 앰프 보드를 가지고 이런저런 시도를 할 때 많이 듣던 바로 그 소리. 음악 소리를 키우면 묻히기는 하지만 은근히 마음이 차가와지는 느낌의 잡음이다.

입력용 RCA 단자(2조)와 토글 스위치 사이를 실드선이 아닌 일반 선재로 너무 길게 연결한 것이 잡음을 유발한 것일까? 버퍼 프리앰프 보드가 없던 시절에는 이런 연결 상태로도 그럭저럭 별 불만이 없이 들었었다. 토글 스위치와 앰프의 입력단까지는 당연히 한 뼘 정도 길이의 실드선을 사용하고 있다. 이건 끊어내고 RCA 단자에 실드선을 직결하는 거야!

아니, 이런 대책 없는 선재로 입력단을? 3 cm 정도라면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사진에 보인 선재는 그보다 훨씬 더 길다.
작업 결과 잡음이 현저히 줄었을까? 약간 줄어들기는 했다. 위 사진의 것을 주렁주렁 달고 있던 상태에서는 토글 스위치에 손을 갖다 대면 잡음이 더 커졌으니까. 그러나 완벽하게 소음이 줄어들지는 않았다. 컴퓨터 케이스에 만든 중국제 6N1+6P1 싱글 앰프에 소스 기기(휴대폰)와 스피커를 옮겨서 들어 보았다. 신호가 없으면 적막함, 그 자체이다. 초창기에는 뭘 잘 모르는 상태라서 고생을 좀 했지만, 튜닝을 거친 내 진공관 앰프(들)에서는 이런 수준의 잡음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RCA 단자는 "약간 고급"으로 바뀌었다. DGS-델트론의 제품. 오디오파트에서 구입한 것으로 기억한다.
'삐-'와 '슝-'에 중간쯤 되는, 소라껍데기를 귀에 대고 있을 때 들리는 그런 종류의 공허하지만 매우 차가운 잡음. 도대체 어디서 나는 것일까? 버퍼 프리앰프와 TDA7265 앰프의 입출력을 연결하는 JST 커넥터에 실드선을 쓰지 않아서? 매우 짧아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이 앰프는 안전을 위한 접지를 하지 않았다. 플라스틱 케이스를 사용하는 반도체 앰프로서 사실 필요가 없다. 구글을 뒤지다가 앰프이야기-2라는 글을 찾아 읽으며 내가 추구하는 오디오의 세계에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반성하고 고민해 본다.

몇 만원 되지 않는 가격에 팔리는 중국제 저가 블루투스 MP3 라디오 수신 온갖 기능으로 범벅이 된 소형 앰프 완제품보다는 내가 만든 앰프 - 보드만 사서 입출력을 연결하고 케이스를 씌운 것이 전부이지만 - 당연히 좋은 소리를 낼 것으로 기대를 했는데 전혀 그렇지가 못하다.  버퍼 프리앰프를 달지 않은 상태가 더 나았던 것 같다. 높은 수준의 증폭이 필요한 포노앰프도 아닌데 이것이 뭐란 말인가? 아무리 저가로 팔린다고 해도 튜닝을 거쳐서 소비자에게 팔리는 기존의 앰프를 함부로 여겨서는 안될 것이다. 납땜질 조금 한다고 너무 자신하지 말자...

어쩌면 아래 그림에서 소개했듯이 정류용 다이오드에 소용량의 캐패시터를 병렬로 연결하는 것이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마침 놀고 있는 정류회로 기판이 하나 있는데, 여기에 캐패시터가 그림과 같이 붙어 있음을 알고 있다. 이것을 활용해 보자. 그러려면 앰프 기판의 다이오드 브리지를 떼어버려야 할 수도 있다.
출처: Introduction to basic power supplies

2021년 6월 10일 업데이트

어제 퇴근 후 집에 가서 정류회로 기판을 찾아보았다. 필름 캐패시터가 몇 개 붙어 있었는데, 이는 다이오드가 아니라 평활용 대용량 캐패시터에 병렬로 연결된 것이었다. 노이즈 성분 - 전원에서 오는 것이든 앰프 회로에서 오는 것이든 - 을 그라운드로 흘려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파워앰프부에 연결했던 대용량(그래봐야 50VA) 트랜스포머의 2차를 정류회로 입력단에 연결하고, 출력은 각각 프리앰프와 파워앰프로 연결하였다. 각 앰프 보드 내에는 별도의 정류회로까 또 있으니 실리콘 다이오드를 또 거치면서 약간의 전압 강하가 있겠지만, 테스트하는 용도라면 무슨 문제가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들리지 않던 엄청난 험이 발생하는 것이었다. 회로를 원래 상태로 되돌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신호선부터 손으로 짚어 가면서 어디를 건드릴 대 잡음이 가장 커지는지 확인해 보았다. RCA 단자 직후는 오히려 문제가 없는데, 프리앰프 출력을 파워앰프로 연결하는 몇 cm 되지 않는 전선에 손을 댔을 때 가장 큰 잡음이 발생하였다. 여기에는 JST 커넥터가 달린 기성품 케이블을 쓰느라 실드 처리를 하지 않았었다. 알루미늄 호일로 선 전체를 둘둘 감는 것으로 잡음이 대폭 줄어들었다. 그라운드로 연결하지는 않았다.

파워앰프의 품질이 좋지 않은 것일까? 보드의 신호 입력 커넥터를 그라운드와 같이 연결하면 잡음은 전혀 나질 않는다. 그렇다면 기본은 하는 앰프라는 뜻인데... 아, 이젠 정말 모르겠다.

2021년 6월 14일 업데이트

문구점에서 구입한 0.3mm 알루미늄판을 잘라서 프리앰프 및 파워앰프 기판 전체를 뒤덮는 실드를 만들었다. 실드는 그라운드에 연결하였다. 잡음이 좀 더 줄어든 것 같기는 하다. 감히 말하건대 이 앰프 보드와 플라스틱 인클로저 구성에서 더 이상의 잡음 저감 대책은 나오기 어렵다고 본다.


버퍼 프리앰프 보드에 연결한 전원 트랜스포머는 15V-0V-15V dual rail이 아니라, 30V 단전원이 출력되는 것으로, 오래 전에 인켈 튜너에서 재활용을 위해 떼어낸 것이다. 완벽한 상태의 양전원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잘 알지만, CMoy 헤드폰 앰프에서도 저항을 이용하여 배터리의 단전원을 분리하지 않던가? 그다지 많은 전력을 소모하지 않는 프리앰프에서는 실용적으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래 이 보드를 위해 구입했던 소용량 15V-0V-15V 트랜스포머는 잡음이 좀 더 많이 난다는 느낌이 들었기에 이것으로 바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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