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7일 화요일

완벽함의 유효기간은 생각보다 짧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완벽하다는 믿음의 유효기간은 생각보다 짧다'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어제 수정한 Fluid Ardule 운영용 파이썬 스크립트(버전 260706b; 10,725줄)가 정말 완벽하게 작동하는 것 같았다. 

"이만하면 됐다!"

이제는 소개용 영상을 찍어서 유튜브에 올려도 손색이 없겠다고 자신감에 부풀어 있었다. Fluid Ardule의 프로토타입을 소개한 숏 영상은 나의 유튜브 채널에 몇 개 올라가 있지만, 본격적인 소개 영상은 정식으로 인클로저에 넣고 나서 테스트가 어느 정도 되면 그때 찍으려고 잔뜩 벼르고 있었다. 이번 주말에는 영상 작업이 가능하리라! 

하지만 완벽함에 대한 믿음은 단 한 시간도 가지 않았다. 260706b를 GitHub에 commit한 직후 테스트를 해 보다가 미처 점검하지 못한 곳에 오류가 남아 있음을 또 발견한다. 완벽이 아니었던 것이다.

완벽함의 유효기간은 왜 이렇게 짧을까?

때로는 세상이 바뀌어서 나의 완벽함에 대한 바깥의 기대 수준이 훌쩍 올라간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세상이 하루 사이에 갑자기 바뀌는 일은 많지 않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어제 느꼈던 완벽함이라는 것이 전적으로 나의 착각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필요한 기능은 거의 다 구현이 된 상태에 이르렀다. 그러나 소위 fine-tuning에 이렇게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지금은 더욱 매끄럽고 안정적인 작동을 보장하기 위한 미세한 조정 단계이다. 파레토 법칙의 변주라고나 할까? 나머지 20%를 채우기 위해 80%의 노력을 들이고 있다.

조금 더 긍정적으로 말하자면, 그만큼 나도 성장했기에 과거에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것 사이에 숨어 있었던 부족함을 비로소 눈치채게 되었다는 뜻도 된다. 따라서 값진 시행착오를 딛고 조금씩 나아지는 과정을 밟게 된다. 

예를 들어 완벽하다는 믿음의 유효기간이 24시간에 불과하여 매일 고치고 또 부족함을 느끼기를 일주일 동안 반복했다고 치자. 그래서 점진적인 개선을 거쳐서 A->B->C...->H를 만들어 냈다고 가정하자. 일주일 간의 경험은 결코 시간 낭비가 아니다. B에 도달했기 때문에 더 나은 C를 만들기 위한 개선점이 비로소 보이게 되었다. 그러나 타인으로부터 '왜 단번에 H를 만들어내지 못했어? 그러면 완벽했다고 보고한 A는 도대체 뭐야? 그동안 뭐했어?'라고 비판을 받으면 모든 의욕이 꺾인다.

Fluid Ardule의 운영 스크립트는 나 혼자 재미로 하는 일이니 중간 과정에 실수가 좀 있더라도 누구로부터 시간이나 예산을 낭비했다는 말은 듣지 않는다. 점검은 전적으로 나 혼자 한다. 

수시로 현장 점검을 하지 않으면 우리가 하는 일을 믿지 못하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오늘 오후에도 그 사람이 찾아온다고 한다. 참으로 반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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