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26일 월요일

연령별 최대 심박수 계산 공식의 허와 실

지금까지 총 11회차의 런데이 30분 달리기 훈련을 마쳤다. 어제는 무리하지 않기 위하여 계속 심박수를 확인하면서 170 bpm을 넘기지 않으려고 페이스를 조절하였다. 그렇게 한 덕분에 비교적 무난하게 어제의 훈련을 마칠 수 있었다.



다음은 Mi Fitness 앱에서 확인한 나의 심박수 측정 기록이다. 2분 30초 동안의 달리기를 6회 되풀이하는 동안 심박수가 정확하게 6개의 봉우리를 그리고 있다. 달리기를 마친 후 정리운동 삼아서 아내와 함께 달렸던 코스를 한 바퀴 더 걷는다. 그래서 약 30분 뒤에는 계속 중강도 혹은 그 미만의 운동 상태를 유지하게 된 것이다. 운동 중 심박수는 최고 173 bpm으로 측정되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연령별 최대 심박수(MHR, maximum heart rate) 계산 방법은 220에서 나이를 뺀 것이다. 1970년에 고안된 이 Fox-Haskel formula는 매우 단순하여 암기하기에도 편하다. 

MHR = 220 - age

챗GPT에 물어보니 이 공식은 두 명의 과학자가 다양한 운동 테스트와 관찰을 바탕으로 제안한 것으로서 학술 논문 등을 통해 정식으로 인정받은 것은 아니라고 한다. 나 역시 레드미 워치3을 구입하고 나서는 심박수를 점검하면서 달리기 훈련을 하고 있다. 이유는 단 하나. 절대 무리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이 공식이 그다지 정확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어서 검색을 좀 해 보았다. 2012-13년에 걸쳐 주간동아에 연재되었던 김원곤 교수의 '망달당달'(망가지느냐 달라지느냐 당신에게 달려있다) 컬럼에 이와 관련한 글이 있었다.

운동 강도 숫자로 표시 '심박수'에 이의 있습니다(주간동아 2013년 1월 28일)

이 컬럼에 의하면, '최대심박수 = (220 - 나이)'라는 이 아름다운 공식은 깊은 논의를 거쳐 자료를 모은 뒤 이를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도출된 것도 아니었고, 이 공식이 널리 퍼지는 데에는 심장박동 모니터를 만드는 기업의 영향도 컸다고 한다. 

많은 학자가 이 공식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여 여러 대안이 등장하였는데,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대규모 샘플 조사를 통해 내놓은 '208 - (0.7 x 나이)'라는 공식이다. 어느 공식을 따르든, 계산을 통해서 개인의 최대 심박수를 정확히 '예측'하는 방법은 없다. 유일한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운동부하검사를 받는 것. 기계를 주렁주렁 달고 트레드밀에서 직접 뛰면서 심장기능 상태를 평가하는 것인데, 운동선수가 아닌 일반인이 이런 복잡한 검사를 수시로 받기는 곤란하지 않은가.

어쨌든 Fox-Haskel 공식에 의하면 내 나이의 최대 심박수는 두 가지 공식에 따르면 165 bpm 또는 169.5 bpm이다. 최대 심박수에 따라서 운동 강도에 따른 목표 심박수를 정하고, 이에 맞추어서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삼성서울병원 골관절센터 스포츠의학센터의 운동 강도 정하기 웹문서(링크)에서는 55세의 경우 다음과 같은 최대 심박수 수치인 170 bpm을 근거로 다음과 같은 목표 심박수를 제시하였다.

  • 저강도(최대 심박수의 64% 미만): <109
  • 중강도(최대 심박수의 64-76%): 109-129
  • 고강도(최대 심박수의 76% 초과): >129

10여 년 전에 '망달당달' 컬럼을 기고했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김원곤 명예교수는 '식스팩' 만들기를 50대의 목표로 정하여 이를 실천하였고, 은퇴와 더불어 홀로 4개국을 돌아다니면서 어학연수를 마쳤다고 한다. 다음에 소개한 최근의 인터뷰 기사를 보면 정말 모든 대한민국 중년 남성의 기를 팍팍 죽이는 것 같다.

"허송세월은 거부합니다… 70세 노인? 나는 파워 시니어"(조선일보 2024년 8월 18일)

'김원곤 교수는 나보다 모든 면에서 여유가 많았을 거야'라고 부러워할 것이 아니다. 현재의 나는 그보다 훨씬 젊지 않은가? 핑계는 달콤하며, 남이 아니라 나의 희열을 위해 나이가 들어서도 새로운 배움에 도전한다는 그의 말을 기억해 둘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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