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을 마음에 품고 있다고 주변에 이야기하고, 그것을 들은 사람이 기회를 마련해 주고, 준비 과정이 주변에 알려지면서 점점 많은 사람들이 기대와 관심을 갖는 선순환 구조를 실감한 즐거운 한 달이었다.
뭐가 이리 복잡해... |
내가 맡은 모든 악기. 48키 마스터 키보드(+Alesis NanoPiano)로 공연이라니! |
메인 보컬은 머리에 꽃을 둘렀다. 나는 베이스를 치다가.. |
건반으로 옮겼다가... |
기타로 마무리하였다. |
방구석에서 자작곡을 연주하고 녹음한다고 10년을 애쓰는 것보다 하루 공연에서 얻는 것이 훨씬 많다는 것을 절감하였다. 드럼 연주자가 없는 급조된 밴드라서 backing track을 따로 만들어서 멤버들의 연주와 함께 휴대폰에서 재생하는 방식을 택하였다. 공연 도중에 전화가 오면 곤란하니 비행기 모드로 돌려 놓는 것은 필수이다. 그러나 휴대폰과 사람이 교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박자가 어긋나거나 할 때 센스 있는 드러머가 슬쩍 따라가는 일은 이번 공연에서는 기대할 수 없었다. 내가 보유한 파워앰프(인터엠 RM150PLUS)와 라우드스피커(FdB CX8)로도 소규모 야외 공연에서 음량이 부족하지 않았다는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모든 것은 '연습 부족'이 원인이다. 그러나 실수를 자꾸 곱씹지 말고 빨리 평정심을 찾은 뒤 언제 올지 모르는 다음 기회에 더욱 완벽한 모습을 보이도록 새롭게 마음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은 모든 사람이 휴대폰을 들고 모든 것을 기록하여 자유롭게 공유하는 세상이라서 사소한 실수가 잊혀질 기회를 상실하고 계속 돌아다니는 것이 문제인 것은 맞다. 이런 것에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 더군다나 사람들이 공유하는 정보 때문에 빠른 인기를 얻는 것도 가능하지 않던가?
이번 소규모 공연에서 배운 것을 나열해 보면 다음과 같다.
- 메인 스피커를 하나만 사용할 경우 배치에 정말 주의해야 한다. 밴드 뒤에 두면 피드백에 의한 하울링이 생기기 쉽고, 밴드 앞에 두면 연주자에게 잘 들리지 않는다.
- 모니터 스피커가 필요할 수 있다.
- 밝은 낮에는 나의 기타용 멀티이펙터(Korg AX3G)의 LED 디스플레이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무대에 천막이 세워져 있어서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만약 햇빛을 직접 받는 상황이라면 이를 어떻게 해야 좋을까?
- 멤버 중 한 사람이 휴대폰(배킹 트랙)을 조작해야 하는 경우라면 케이블을 충분히 길게 하여 연주하는 위치에서 할 수 있어야 한다. 휴대폰을 내려놓고 다시 제 자리로 돌아와서 바로 내가 기타 연주를 시작하는 상황에서 박자를 놓치는 실수가 벌어지고 말았다. 공연 바로 전날에 배킹 트랙을 수정한 것도 무리였다. 블루투스로 휴대폰을 연결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혼자 어쿠스틱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는 진정한 버스킹이라면 모니터용 스피커는 불필요할 수 있다. 스피커를 1미터쯤 떨어진 곳(1~2시 방향)에 관중을 향하게 세워 놓는 정도로 충분할 것이다. 그러나 현장 상황이란 매번 달라지므로, 이에 맞추어서 스피커를 배치하다 보면 정작 공연을 펼치는 연주자에게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모니터용 스피커를 최소한 하나라도 놓을 필요가 있다. 멤버가 많아져서 좌우로 길게 서는 경우에는 또 모니터용 스피커 하나로 이들을 전부 커버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까지 고려하여 장비를 갖추게 되면 이것은 이미 버스킹의 수준을 넘어가게 된다.
사실 따지고 들면 컴프레서와 리버브 등의 이펙터까지 아쉬워지게 된다. 욕심을 부리면 끝이 없어진다!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최대의 효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현명하다고 스스로 다짐을 하지만, 나는 벌써 새로운 음향장비를 갖추고 싶어서 장터를 들락거리기 시작하였다.
개인적인 차원의 일인 취미와 직장 내 문화활동이라는 양 측면에서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믿는다. 일회성으로 그치지 말고 앞으로 더 나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해야 되겠다.
다음은 공식 기록 사진을 몇 장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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