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종류의 쇼핑, 영화 관람, 다채로운 식당, 건담베이스 등 매니아층이 좋아할 것들 등등 용산 아이파크몰에 오게 되면 시간을 보내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보통 아내와 같이 중년 남자가 백화점에 오게 되면 별로 할 일이 없어서 지루한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이곳은 그렇지 않다. 전자제품이나 취미와 관련된 것이 즐비하여 가족 모두에게 만족감을 주는 쇼핑을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그런데 올 때마다 너무 방대하고 구조가 복잡하여 늘 혼이 빠져나가는 것 같은 경험을 한다.
모든 방문객에게 의무적으로 15분짜리 '용산 아이파크몰 이용 안내' 교육을 할 것을 강력히 추천하는 바이다...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에는 용산역에 의해 저층부가 둘로 나뉘어 있다는 것 정도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XYZ 파크'라는 구조가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파악하는 것은 아직도 어렵다. 전체적인 규모에 비하여 화장실의 수가 적고 찾기가 어렵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나 혼자 뿐일까?
식당을 찾는 것도 마찬가지. 지난번에 음식을 맛있게 먹었던 그 식당이 어디에 있는지 오늘은 도무지 찾지를 못하겠다. 7층의 대규모 식당가는 용산 아이파크몰의 모든 '파크'와 직접 연결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체계를 어제 겨우 이해하게 되었다. 어느 파크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곳의 7층에 올라가니 식당은 몇 개 없고, 엄청난 수의 대기 손님들이 있었다. 그곳에서 바깥으로 나가는 문이 있는데, 평소에는 옥상 주차장으로 가는 문일 것이라 생각하고 신경도 쓰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어제는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유리문을 밀고 나갔더니 저 멀리에 '테이스트 파크'의 입구가 보이는 것 아닌가. 아, 그렇구나!
점심 시간이 지나가면서 사람은 점점 많아지고, 나는 급기야 가방에서 마스크를 찾아 착용하였다. 요즘 재유행 기미가 보이는 코로나-19 또는 예년과 다르게 장마철까지 유행하는 독감에 걸릴 것만 같았다. 여름이라면 호흡기 감염이 줄어드는 것이 정상인데, 작년 9월 16일 발령된 독감 유행주의보는 10개월이 넘겨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MBC 뉴스] 질긴 독감 유행.. '역대 최장' 10개월째 유행 주의보 발효 중
주차장 역시 그러하다. 해, 달, 별 주차장에 주차하면 각각 무엇이 편리한지, 나가는 방향은 어느 도로와 붙어 있는지 미리 알지 못하면 매우 혼동스럽다. 지금까지 달 주차장만 몇 번 이용해 본 비 서울주민으로서 매번 출차할 때마다 과연 이 주차장을 택한 것이 최선이었는지 고민을 하게 된다. 출차하면서 맞닥뜨리는 갈림길(원효로 vs. 한강대로)에서 어느 길을 택해야 광화문 인근으로 편하게 올 수 있는지를 놓고 수 초 안에 결정을 내려야 했다. 주차장 안에서 층을 내려가기 위해 뱅뱅 돌고 있는 상황에서는 내비게이션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쇼핑센터 안내를 위한 앱이나 인쇄된 지도를 펴 들고 다녀야 하는가? 이렇게 큰 국제적 규모의 쇼핑센터가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겨야 하는가? 코엑스몰와 비교해도 난이도가 너 높다고 생각한다. 다음번 방문할 때에는 좀 더 익숙해져 있을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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