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26일 일요일

PCL86 싱글 엔디드 앰플리파이어 다시 만들기(1)

매우 저렴한 가격에 이 앰프를 만들어 준 사람에게 미안한 마음을 품고 회로를 싹 걷어낸 뒤 다시 만든 것이 지난 8월이었다(링크). 소리가 난다고 하여 마냥 기뻐할 일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특정 스피커에 대해서는 매우 만족스럽지 못한 소리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냥 참고 듣기에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서 다시 만들기로 마음을 먹었다. 한 섀시에 대해서 벌써 세 번째의 알맹이가 들어차게 되는 셈이다.

이번에는 제이앨범 한병혁 님이 제작한 6LQ8 SE 앰프용 PCB를 활용해 보기로 하였다. 회로 구성은 거의 유사하여 부품만 바꾸어서 납땜을 하면 될 정도이다. 다만 핀의 배열이 다르므로 섀시 고정용 소켓을 사용한 뒤 전선을 통하여 PCB에 연결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출력 트랜스를 분해하여 코어를 재배열한 뒤 제대로 갭을 주어서 조립한 것도 이전과는 크게 달라진 점이다(링크).

인터넷에서 ECL/PCL86 싱글 엔디드 앰프의 회로도를 찾으면 꽤 많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번에 내가 택한 것은 바로 다음의 것이다.

 출처: LivingInThePast Audio Web

며칠 전에 소개한 바 있었던 다음의 회로도에서는 드라이브관과 출력관의 플레이트를 4.7M 저항으로 연결하는 매우 간단한 부귀환(negative feedback) 방법을 사용하여 눈길을 끈다. 지금껏 내가 공부했던 회로에서는 출력 트랜스 2차와 드라이브관 캐소드를 연결하는 global negative feedback만을 보아왔기 때문이다. 
출처: http://www.mcamafia.de/tubes/keksdose/cookiebox.htm
일반적인 부귀환 방법에서는 출력 트랜스의 2차 리드 중 정확한 것을 골라야 하고, 위상 차이로 인하여 캐패시터를 저항과 병렬로 연결하기도 한다. 플레이트-플레이트를 연결하는 부귀환 방법이 정말 간단하고 효율적이라면, 수많은 싱글 앰프의 회로가 이를 채용했을 것이다.

출력관용 캐소드 저항은 기존의 것을 그대로 활용하면 되므로, 비좁은 PCB에 와트수가 큰 저항을 우겨넣으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공개된 ECL/PCL86 SE 앰프에서는 캐소드 저항을 제외하면 0.5W급을 쓰라고 하지만 1/4W급이라고 해서 별 일이 있겠는가? 0.5W급 저항을 PCB에 꽂기에 구멍 간격이 너무 좁으면 세워서 납땜을 해도 된다.

만약 이렇게 다시 만들어도 소리가 신통치 않으면? 다 해체하고 잊어버리련다. 이것 말고도 탐구할 복합관은 많다. 한번도 실망을 주지 않았던 6LQ8이 그렇고, 현대관이 생산되는 6BM8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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