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21일 화요일

영원한 숙제, PCL86 싱글 엔디드 앰프

부순 앰프 다시 만들기 - PCL86 싱글 앰프(2021년 8월 8일 포스팅)

이만하면 썩 잘 만들었어! 하고 자만심을 갖고 있었다. 최소한 침실에서 사용하는 스피커(인켈 SH-950)에 연결했을 때는 그랬었다. 자작 앰프가 쌓이면서 공간이 협소하여 거실로 갖고 나와서 B&W DM10에 연결해 보니 AM 라디오 소리가 난다.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내가 참조했던 앰프의 회로도는 다음 그림과 같다. 폴란드 쪽의 커뮤티니에서 입수한 회로도인데 원본의 위치를 지금은 못 찾겠다.

원본이 있었던 URL을 찾기 어렵다. 여기에는 이것과도 매우 흡사한 회로도가 있다. 2008년 이 회로를 그린 F. R.은 누구일까? 

출력 트랜스의 코어에 갭이 없어서 그런가? 6LQ8 싱글 앰프에 사용하던 초소형 출력 트랜스를 연결해 보았다.


이 트랜스는 6LQ8 싱글 앰프에 물린 상태에서는 스피커를 가리지 않고 잘 울린다. 그러나 PCL86 싱글 앰프 + DM10의 조합에서는 트랜스를 바꾸기 전과 마찬가지로 AM 라디오 소리가 난다.

다시 좌절감에 휩싸인다. 적출한 트랜스는 코어를 전부 분리하여 E와 I를 한데 모은 뒤 갭을 주어 재조립하였다. 언제든 쓰일 날이 올 테니까... 재활용 커버라서 앞뒤의 색깔이 다르다.



분리한 코어를 정리하여 갭을 준 뒤 끼우는 방법은 다음 동영상 "Winding a ultra linear single ended output transformer 6K, 10K, 12K to 4, 8 Ohm"을 참조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맨 마지막의 E 코어를 나저미와 반대 방향으로 끼우는 것이 핵심이다. 트랜스에서 코어를 빼낸 뒤 재조립하면 아무래도 이전과 똑같은 두께가 되질 않는다. 결국 I자 코어 한 장은 꽂지를 못했다. 억지로 끼워 넣으면 양 끝의 E 코어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함침 작업이 되어 있지 않아서 코어를 분해하는 것은 무척 쉬웠으나 곳곳에 녹이 슨 흔적이 있었다. 최종 재조립 후 내가 한 일은 겉에다 목공용 바니쉬를 겹겹이 바르는 정도였다. 트랜스포머 제조 등에 쓰이는 절연용 바니쉬가 있는 것으로 알지만 일반인이 1-2리터 정도를 사는 것은 지극히 어렵다.





그렇다면 회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뜻일까? 3극+5극 복합관을 사용한 싱글 엔디드 앰프의 회로라는 것이 다 거기서 거기이고, PCL86은 음질적인 면에서 결코 가벼이 볼 관은 아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특정 스피커에 대하여 마음에 들지 않는 소리가 나는 것인지! 스피커의 sensitivity는 87과 db/W 89 db/W의 차이가 있어서 DM10을 울리기 조금 더 어려운 것은 맞다. 그렇다고 하여 고음부가 이렇게 잘려 나갈 수가 있을까? 회로도에는 4와트(2W + 2W인가?)라고 적혀 있는데 말이다.

스피커 시스템을 탓하기에 앞서서 앰프쪽을 개선할 여지가 더욱 많다고 생각한다. 구글 검색을 통하여 ECL/PCL86 싱글 앰프의 매우 상세한 제작기를 발견하여 이를 공부 재료로 삼으려 한다.


피드백 방법이 매우 독특하고, LM317을 이용하여 캐소드에 일정한 전류를 흐르게 만든 것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 성능이 서로 다른 중고 진공관을 좌우 채널에 사용할 때 출력을 맞추는데 매우 유용한 방식으로 여겨진다. 이 숙제를 잘 해결한다면, 앞으로 6BM8 등 복합관을 이용한 싱글 앰프를 만드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2021년 12월 26일 업데이트

맨 위에 보인 회로도를 인용했던 가장 오래된(?) 글을 찾았다.

출처 링크: diyAudio ECL86/PCL86 Schematic 질문에 대한 13번째 댓글(tubeman13). 이미지에 대한 링크.

Pinterst에서는 종이에 직접 그린 회로도에 대한 이미지도 있다(링크). 맨 위에 보인 회로도와 거의 같다.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