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에 일어나서 벌컥벌컥 들이마시는 쿨프렙 산.정말 먹기 싫은 맛이다. 누군가 평하기를 이온음료에 조미료를 탄 것 같은 시큼하고 느끼한 맛이라고 했는데, 그 말이 딱 맞다. 1리터를 조제해서 1시간 안에 마시고, 이어서 맹물 1리터를 또 1시간 안에. 이 과정을 어제 저녁 일곱 시에도 했고, 새벽 네 시에도 한 차례를 더 해야 한다.
으아! 이 찝찌름한 액체를 아직 250ml 더 마셔야 한다. 그러고 나서 또 화장실을 들락거리게 될 것이다. 아침에는 일찍 병원 건강검진 센터로 가야 하니 그 사이에 잠을 제대로 자기는 틀렸다.
폴리에틸렌 클리콜과 아스코르빈산을 주성분으로 하는 장세척 용도의 의약품이다. 아마도 엄청난 삼투압에 의햐여 설사를 유발하는 것일 게다. 안전성은 충분히 입증된 의약품이지만, 장에 큰 부담을 주는 일은 아닐까? 장내 미생물 살림터를 홀랑 뒤집어 엎는 일이니 말이다.
장이 깨끗한 편이라 이제 겨우 생애 두 번째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는다. 최초 검사는 5년 전이었다. 만약 이것을 매년 받으라면? 정말 내키지 않는다. 어차피 의식하 진정(소위 '수면') 내시경이라서 검사 과정 자체는 괴롭지 않은데, 전날 밤부터 당일 새벽까지 의식처럼 치러야 하는 '쿨프렙 대잔치'는 여간 고역이 아니다. 아픔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코 유쾌하지 못한 자극을 통한 괴로움이란...
맹물이 가장 맛있게 느껴질 때는? 격하게 땀을 흘리고 나서 마실 때가 아니다. 쿨프렙을 1리터 마시고 나서 바로 뒤에 맹물을 마실 때이다.
마지막 남은 쿨프렙을 다 마셔버렸다. 뱃속이 다시금 요동을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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