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26일 일요일

올림푸스 E-620 광학 파인더 시야(율)의 문제 - 왜 한쪽으로 치우쳐서 찍히는가? (뷰파인더 쏠림 현상의 뒤늦은 발견)

올림푸스 DSLR E-620의 광학 파인더 시야율은 약 95%라고 한다. 고급형 카메라에서는 100%에 가까운 시야율을 제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 여행길에 이 카메라를 이용하여 사진을 찍으면서 분명히 피사체를 화면 정가운데에 놓고 촬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물에서는 한쪽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하였다. 2010년 11월에 구입하여 이 카메라를 열심히 사용하던 당시에는 그저 부족한 시야율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시야율이 아무리 낮아도 정중앙 영역이 잘 유지되면 괜찮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치우친다면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사용자 매뉴얼을 놓고 화면에 거의 차게 맞춘 다음 촬영한 결과를 보자. 렌즈는 표준 줌인 Zuiko Digital 14-42 mm 1:3.5-5.6 ED을 사용하였다.

42 mm에서 촬영.

14 mm에서 촬영. 광각렌즈 특유의 왜곡('barrel distortion')이 선명하다.  

뷰파인더에서 분명히 큐브를 정가운데 놓고 촬영을 하였다. 그러나 실제로 찍힌 이미지에서 큐브는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가?

이게 뭐람! 최소한 중앙은 맞추어 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보이는 그대로 찍는다는 (D)SLR의 장점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렌즈를 망원계 줌으로 바꾸어도 결과는 마찬가지이다. 물론 미러를 들어올리고 라이브 뷰 촬영을 하면 이런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 설계의 문제인가, 제조 공정상의 문제인가? 카메라를 떨어뜨려서 펜타미러가 뒤틀린다 해도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으리라.

만약 충분한 여유를 두지 않고 화면을 꽉 차게 구성을 한다면 오른쪽 아래 구석이 이미지 경계선에 바싹 붙어서 매우 어색한 사진이 될 것임이 자명하다. 그렇다면 매번 촬영 후에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에서 크로핑을 해야 된단 말인가? 아니면 뷰파인더에 프레임이 표시되거나 보정되지 않는 레인지파인더 카메라를 쓰는 기분으로 촬영을 해야 하는 것인지... 화면을 구성한 다음 카메라를 살짝 움직여서 찍어야 하는가?

카메라 구입 후 11년째에 재확인한 문제점이라니! 비슷한 문제점에 대한 글을 구글 검색에서 찾기가 어렵다. 올림푸스 E-620 고유의 제조 결함이라면 사용자 커뮤니티에서 난리가 났을 것이다. 운 나쁘게 내 카메라만 그렇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 정도의 문제라면 제조 후 검수 과정에서 걸려졌어야 할 터인데 당시에는 시야율이 적어서 그런 줄로만 알았지 중앙에서 이렇게 한참 떨어진 곳을 뷰파인더가 겨냥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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