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18일 금요일

LM1876 증폭기

서툴기는 하지만 약간의 목공일까지 곁들여서 거실용 스피커 시스템을 만드는 것으로 올해 오디오 DIY는 그 대단원의 막을 내리려 하였었다. 스피커 제작을 하면서 남은 페인트는 습기로 인해 상당한 부분이 부식된 화장실문 리폼과 주방쪽 창틀에 칠을 하게 만드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진공관-하이브리드 헤드폰 앰프까지 구입하여 즐겨 듣고 있으니 비록 고가품은 아니더라도 이제 부족한 것이 무엇이랴?

그러나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것에 대한 호기심은 끊임이 없다. 그중 하나가 바로 게인클론 칩앰프이다. 소출력 진공관 앰프와 class D 앰프와 비교하여 어떤 차이가 있을까? 부속도 얼마 들어가지 않으니 충분히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알리 익스프레스를 뒤져보았다. LM1875, LM3785, LM3886 등 다양한 칩을 사용한 보드 혹은 키트가 넘쳐난다. 재미난 것은 중고 칩을 사용한 제품도 꽤 있다는 것이다. 도대체 중국 제조사들은 어디에서 중고 앰프를 구해서 칩을 뜯어내는 것인지... Original teardown이라는 표현과 함께 수명이 100년은 되니 걱정하지 말라면서.

가장 간단한 것은 LM1875칩을 사용한 앰프이다. 하지만 이 칩은 National Semiconductor의 Hi-Fi amplifier를 표방하는 Overture 시리즈가 아니다. 검색에 검색을 거듭한 결과, LM1875의 듀얼 버전이지만 Overture 이름을 달고 있는 LM1876이란 칩을 알게 되었다. 왜 다른 칩만큼 자료가 풍부하지 않은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LM1876: Overture audio power amplifier series dual 20-W audio power amplifier with mute & standby modes

이상하다! 이 칩은 National Semiconductor가 아니라 Texas Instruments에서 만든 것이다. 어떻게 된 것인지 다시 찾아보니 2011년 4월에 Texas Instruments가 National Semiconductor를 인수한 것이었다.

잘만 고르면 금속 케이스에 들어간 앰프 완제품을 70달러 선에서 살 수도 있지만, 직접 만드는 즐거움을 누리고 싶었다.

마침 알리익스프레스에서 LM1876이 들어간 앰프 보드 2장(완성품)을 28.7달러에 팔고 있었다. 주변 부품들이 그렇게 고급스럽지는 않아 보이지만 볼륨 조절 포텐셔미터도 달려 있겠다, 보드가 2장이니 데이터 시트를 보고 장난도 칠 수 있겠다 싶어서 큰 고민 없이 구입하였다. 방열판하고 토로이달 변압기만 있으면 된다. 이제 인내심을 가지고 추석 이후까지 배송이 되기를 기다리면 된다. 섀시를 어떻게 하느냐가 언제나 큰 문제이다.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자. 뚜껑이 없는 자작 라디오 스타일이면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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