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16일 수요일

UST 교수법 워크숍을 다녀와서 - MOOC와 Flipped learning

'무크(MOOC)가 뭐지? 무크지(Mook紙)하고 관계가 있나?'

아무런 사전 지식이나 기대감 없이 접한 어떤 활동이 뜻밖의 소득을 가져다 주는 경우가 꽤 많다. 지난 9월 15일에 있었던 제9차 UST 교수법 워크숍이 그러하였다. 나는 UST 겸임교원이지만 내가 책임져야하는 대학원생은 없기에 이따금씩 개설되는 전공 강의에서 팀 티칭을 할 뿐이다. 그래도 내가 속한 전공은 우리 캠퍼스에서는 꽤 모범적(?)으로 운영되는 편이라서 강의 개설이나 교재 선정 등에 충실하게 이루어지는 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나 역시 여러 사람 앞에서 강의하듯이 이야기하는 것을 매우 즐긴다는 것이다.

UST라는 것이 원래 실무 위주의 반 도제식 현장 교육을 특징으로 하므로 일선 교육 현장에서 실시되는 최신 교수법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나 이외의 UST 교원들은 꽤 신경을 쓰지만 나만 등한시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는 온라인 공개수업 정도로 번역을 하면 된다. 인터넷이라는 최신 IT 기술을 이용한 거대 규모의 교육 방식이라고 보면 된다. 수강자의 자격을 제한하지 않는 열린 교육 시스템이지만 조지아 공대와 같이 이를 이수하면 석사 학위를 공식적으로 발급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고려사이버대학교 정종욱 교수가 이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하였다.

MOOC라 하면 흔히 지식의 보급과 확대를 위한 열린 교육을 목표로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현실은 그게 아니었다.

  • MOOC는 수요자 관점이 아니라 새로운 수익모델로서 철저히 기획되고 만들어진다(혹은 만들어져야 한다).
  • 중도 포기자의 비율이 매우 높다는 것이 수익을 창출하는 핵심이다(이것은 충격이었다!)
  • 학생은 이제 교육 소비자이다. 교육도 일종의 상품이고 불만을 끊임없이 표출하며(반품과 반환 요구), 시장에는 늘 원하는 상품을 제공해야 한다.
  • 인문학과 같이 수요가 적은 분야는 MOOC로 거의 제공되지 않는다.
  • 상호작용은 교습에서 항상 필요한 것은 아니다.
  • 오프라인 강의를 동영상으로 떠서 공개하는 것 정도의 가벼운 생각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철저히 수요자 입장에서 누가 이를 필요로하는지를 생각하고 만들어야 한다.
옆 사무실 윤 모 박사가 Coursera라는 곳에 가면 정말 들을만한 전문 강좌가 많다고 하였었는데 이것이 바로 MOOC의 한 종류였다. 북미의 무크는 철저히 소비자 중심(쉽게 말하여 인기있는 강좌를 목록 위에 올림)이고, 유럽은 아직 공공성을 강조하는 편이라서 학문 분류 체계에 맞추어서 과정을 나열한다고 한다. 대학의 한 학기 정규 강좌가 보통 16주로 구성되는 반면 MOOC는 한 강좌가 4-6주 정도에 끝나며 $20 정도의 비용을 지불하면 인증서를 발급한다. 물론 출석 체크와 시험, 텀 프로젝트 등을 통과해야 한다. 사이버 공간에서 교육 활동이 이루어지므로 강좌의 토론 게시판이 무척 활성화되어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으며 학기말에 약간의 활동이 있을 뿐이라 한다.

모든 분야의 학습이 무크로 가능한 것은 아니다. 컴퓨터 사이언스, 프로그래밍 언어 등 이공계의 일부 분야가 무크로 배울 수 있는 분야가 되겠다. 한가지 걱정스러운 것은 이제 교육 분야도 글로벌화하면서 영어 소통에 큰 문제가 없는 신세대 한국인 젊은이들이 주로 미국이 제공하는 무크로 실무 교육을 받게 된다면 국내의 교육 환경은 점차 무너지지 않겠는가?

잘 알려진 MOOC에는 다음의 것들이 있다.
나에게는 data analysis 분야의 강좌가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어떤 무크가 있는지 참고 싶은가? MOOC List를 방문하라!

두번째 강의는 정주영 동의대학교 교수의 이었다. 현대의 교육은 고기를 잡아 주는 것도,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것도 아니라 한다. 바로 '바다를 그리워하게 만들라'는 것이다. 언뜻 들으면 프로파간다라는 느낌이 들지도 모른다! 예전에는 지식이란 자기 외부에 있고, 그리로 접근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교육이라면 이제는 살아나가는 방법 즉 viability를 배양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이다. 일방적인 강의식, 주입식 교육은 교수법의 가장 시원치않은 방법이고, 가장 효과적인 것은 남을 가르쳐보게 하는 것, 즉 동기를 가지고 주도적으로 학습을 하는 것이라 한다. 이러한 신개념의 교수법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각종 앱과 소프트웨어 도구를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다.

이제는 평생학습의 시대이다. 특정 자격을 갖추고 학교라는 제도권 하에 학생으로 입학해야만 지식을 축적할 수 있던 시대가 지났다. 마찬가지로, 공식적으로 나에게 소속된 지도 학생이 있지 않은 상황에서도 타인을 교육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주어지고 있다. 종종 요청받는 대중 강연이 그렇고, 최근 시도하여 1기 교육을 끝낸 센터 내 미생물유전체분석법 교육이 그러하다. 효율적인 지식 전달 방법에 대해서 늘 궁리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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