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25일 토요일

하마마츠에 가 보고 싶다

최근 수년 동안 오디오 기기와 음악을 듣는 행위에만 몰두하면서 악기를 연주하는 일에는 많이 소홀해졌다. 집과 사무실에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기타와 건반에게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한동안 MIDI나 홈 레코딩 등에 관심을 가지면서 맨날 미디앤사운드 홈페이지를 들락거리고, 싸구려 장비를 중고로 들이거나 처분하기도 했었다. 당시에는 정말 이러한 활동이 나의 중요한 취미가 되어서 가끔씩 곡을 쓰거나 홈 레코딩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희망이었지만! 내 손을 거쳐갔던 저가 장비들을 나열해 보면,
  • 사운드 블라스터 16 MCD, 웨이브 블라스터 II: 컴퓨터를 이용한 음악으로는 최초의 투자였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후덜덜한 가격이었다. 지금까지의 음악 경험을 통틀어서 가장 큰 충격을 주었던 고품질의 소리는 바로 웨이브 블라스터 II 도터보드에서 나오는 그것이었다.
  • 옥소리 카드, 소리샘, 야마하 TG-300(리뷰) 등의 음원
  • 48건반 미스터 키보드 2종
  • Tapco Mix60
아직 남아있는 것은 2대의 일렉트릭 기타, 연습용 앰프, Korg AX3G 멀티이펙터, Vox amplug, Hi-Z 기타 인터페이스, Alesis NanoPino, Korg X2 Music Workstation.. 참 많이도 모았다. 아, Fatar 88 weighted 건반도 있지만 금방 고장이 나서 쓰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없던 살림에 꽤 큰 가격을 주고 구입했었는데...

요즘은 어떤 건반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커즈와일, 야마하와 롤랜드의 정보를 찾아보다가 롤랜드사의 본사가 하마마쓰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마마쓰! 1990년대 말, 나는 microarrayer와 스캐너의 제작에 몰두하고 있었다. 이것이 후속 연구성과나 사업으로는 전혀 이어지지 않았던 것이 매우 아쉽다. 결국 나는 생물학자였으니까. cDNA microarray의 선구자였던 패트릭 O. 브라운 교수도 이제는 나이가 많이 드셨을 것이다. 그때 구입했던 광전자증배관(photomultiplier tube, PMT)의 제조사 이름이 하마마쓰였다.  

Hamamatsu Photonics 홈페이지 "Photon is our business"

비즈니스 모토가 멋지지 않은가? 

어쨌든 하마마쓰라는 단어를 한동안 잊고 있다가 롤랜드의 본사가 있는 도시라는 것을 발견하고 좀 더 검색을 해 보니 재미난 사이트가 하나 나왔다.


시즈오카현에 위치한, 일본의 거의 중앙에 위치한 곳으로 문화와 역사, 산업의 중심지라고 할만한 곳이다. 스즈키, 야마하, 혼다 등 유명한 메이커가 이곳에서 시작되었으며 악기 생산지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웹 검색을 통해 우연히 알게된 미지의 도시에 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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