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5일 목요일

잘못 쓰여진 기사, 불필요한 댓글과 '좋아요' 서비스

요즘 중국 항저우에서 제19회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중이다. 남자축구 8강전에서 우리나라가 중국에게 2:0으로 이겼는데, 포털사이트 '다음'의 응원 페이지에 중국의 응원 비율이 높았던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정부와 여당에서는 이를 여론조작·댓글선동의 한 방법이라 여기고 방송통신위원회를 중심으로 범부처 태스크포스를 꾸리기로 했다고 한다.

안보 이슈, 가짜 뉴스... 경제 사정도 매우 좋지 않은데 무슨 이런 일에 대응을 하자고 입법까지 포함하는 새로운 규제를 만들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내년에 있을 총선을 앞두고 보수층 집결을 위한 작업으로밖에는 여겨지지 않는다. 생성형 AI가 너무나 발달을 하여 이제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사진이나 영상조차 믿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으니 뭔가 대책이 필요한 것은 맞다.

톰 행크스 "AI로 만든 가짜 나 등장" 허위광고 경고(동아일보 2023년 10월 4일)

좀 과격한 방법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주요 매체에서 기사 하나하나에 대한 댓글 서비스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한 장난, 여론 호도를 위한 의도적이고 조직적인 움직임(정부와 여당은 여기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듯), 심지어 노벨상에 근접한 발견을 했다고 주장하는 재야 과학자의 글까지... 기사 자체보다 댓글과 그에 따르는 '좋아요' 숫자에 이끌려 웹사이트로 유입되는 수가 많다 보니 운영자는 이런 마약과 같은 유혹을 끊을 수가 없을 것이다. 또한 댓글은 사적 제재가 법으로 금지되어 있는 현실에서 범죄자 혹은 우리 주변에서 간혹 나타나는 '진상'을 온라인 공간에서 제한적으로나마 응징하는 쾌감을 느끼게 하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 된다. 사실 익명성 뒤에 숨어서 돌을 던지는, 일종의 뒷골목 낙서와 같은 것이다. 정부는 뒷골목 담벼락에 낙서를 하면서 신분이나 국적을 확인하게 만들고 싶어한다. 참 부질없는 일이다. 

댓글보다 더 엄중하게 보아야 하는 것은 기사 자체일 것이다. 요즘은 사실의 객관적인 전달보다는 어떤 의도를 배경에 깔고 써 내려가는 기사가 너무 많다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사설에나 써야 할 성격의 글이 어엿한 기사가 된다. 더군다나 예전과 같이 지면으로 뉴스를 보지 않으므로, 한 줄짜리 기사 제목의 빽빽한 목록에서 가급적 자기 기사를 눈에 뜨이게 만들어서 클릭을 유도해야 하니 말이다. '인구가 얼마로 줄었다'라는 사실 전달 위주의 건조한 기사 제목보다 '나라가 소멸해간다…합계출산율 0.5 미만으로 감소'이라는 제목이 더 충격적이고 근사하지 않겠는가?

오탈자가 그대로 실린 기사도 문제이다. 기사 입력 후 공개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 충분한 검토와 교정을 거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냥 쏟아져 나오는 기사는 독자의 눈을 피곤하게 만든다. 유전자치료에 관한 뉴스를 찾다가 본문이 A - A' 형식으로 중복하여 실린 기사를 발견하였다. 심지어 '첨단생의료'라는 오타까지 보인다.

"규제에 눌린 유전자치료제 임상연구, 환자 치료 위해 적극 시행해야"(약업신문 2023년 7월 31일)

아마도 기사 입력 창에서 이전에 작성한 버전을 지우지 않고 전체를 뒤로 밀어내면서 고쳐 쓰기를 한 다음 그대로 저장을 한 것으로 보인다. 기자의 이메일 주소가 제목 바로 다음에 공개되어 있지만 연락을 해서 고쳐 달라고 하기에는 내 정성이 부족하다. 

기본을 갖춘 기사를 보고 싶다. 사실 전달보다 기자(혹은 언론사?)의 주장을 전달하는데 치중하는 기사는 별로 보고 싶지 않다. 그리고 댓글/좋아요 기능은 정말 보고 싶지 않다.

2023년 10월 3일 화요일

Pick a pick - 피크를 고르기

나에게 딱 맞는 기타 연주용 피크를 고르기는 의외로 어렵다. 서툰 목수가 연장을 탓한다는 말이 있지만, 피크는 두께, 재질, 모양 등 여러 면에서 매우 다양한 것이 존재하며 이런 변수에 따라서 손에 잡히는 느낌이 매우 다르다. 특히 손가락 안에서 미끄러지지 않게 하기 위하여 구멍을 뚫거나 사포와 유사한 재질의 것을 덧대는 등 많은 아이디어가 적용되고는 한다. 

손에 잘 맞는 피크는 편안한 연주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꽤 오랫동안 아이바네즈의 폴 길버트 시그니처 피크(1000PG-WH, 1mm)를 써 오다가 최근 Tortex 재질인 던롭의 JAZZ III(482R.88, 0.88mm)로 바꾸었다. 지금까지 쓰던 피크 중에서 가장 작은 모양이라서 처음에는 적응하는데 약간의 시간이 걸렸지만 내 손에는 가장 잘 맞는 것 같다.

실은 올해 초가 될 때까지 기타를 거의 손에서 놓고 있었다...

가장 최근에 구입한 뮤즈텍 델린 피크(DWS-88, 0.88mm)의 윗부분을 잘라서 JAZZ III의 크기와 비슷하게 만들어 보았다. 써 보니 나쁘지 않았다. 뮤즈텍의 피크는 가격이 매우 저렴하므로 앞으로도 이것을 사다가 잘라서 쓰면 될 것이다. 


나에게 가장 잘 맞는 피크는 두께 0.9mm 내외이고 높이가 약간 작은 것이다. 피크 크기 중 좌우 폭보다 높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JAZZ III의 경우 25.5mm 정도가 나온다. 던롭의 것은 30mm가 넘는 것도 있는데 이는 좀 거북하고 손에 잘 붙지 않는다.

기타 연습도 해야 하고, 건반 연습도 해야 하고, 때로는 녹음 연습도 해야 하고... 여가 시간을 바쁘게 보내고 있다.

2023년 9월 30일 토요일

연습용 MR 만들기

나는 '반주'(伴奏)라는 낱말을 매우 좋아하지 않는다. 주 멜로디를 연주하는 사람(독주자 또는 보컬리스트)를 제외한 모든 연주자를 전부 보조적인 수단으로 여기는 느낌이 강하게 들기 때문이다.

노래방 반주기, 반주자, 반주법...

'반주자는 무엇을 하는가?'라는 글이 있어서 링크(버클리 음대)를 여기에 남긴다. 

노래 연습이나 노래방 기능처럼 쓰기 위해 만든 반주용 음악을 보통 MR이라고들 부른다. 나무위키의 설명에 의하면 '노래 반주를 뜻하는 콩글리시'라고 한다. Music Recorded의 약자라는 설이 있는데, 위키백과에 의하면 TJ미디어의 반주기 시리즈 명칭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 MR(music recorded) - 가수가 노래 부른 부분을 빼고 녹음한 것. 노래방에서 접하는 반주에 해당한다.
  • AR(all recorded) - 모든 것이 다 녹음된 것
  • Instrumental - 가수의 보컬이 들어가지 않고 악기만 연주하여 녹음한 것. 사실상 MR과 동의어. 

이렇게 체계적으로 풀이해 놓은 웹사이트도 있다. 하지만 버클리 음대 뮤직 프로덕션 전공 수업에서는 이를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공연에서 일부 악기는 라이브로 진행하되 현장에서 함께 할 수 없는 연주자를 위해 일부 악기를 사전에 녹음해 놓았다면 이를 뭐라고 불러야 하는가? 어차피 보컬은 라이브로 하게 되므로 이것도 MR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실제 이를 공연에서 적용하는 것은 쉬운 노릇이 아니다. 모든 악기 연주를 다 MR에 맡기고 보컬리스트 혼자 노래를 부르는 것은 가장 쉬운 케이스일 것이다. 일부 악기를 라이브로 연주한다 해도 MR에 드럼이 포함되어 있다면 그나마 나을 것이다. 그런데 드럼을 라이브로 연주해야 한다면? 사전 녹음한 것과 완벽한 싱크로를 유지해야 하므로 신경을 쓸 일이 무척 많다. Mule 웹사이트에도 이러한 상황에 대한 질문과 답을 볼 수 있었다.

만약 드러머가 노래까지 불러야 한다면? MR과 싱크로를 유지하는 메트로놈 소리를 헤드폰이나 인이어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들으면서 드럼 연주와 더불어 노래를 하려면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는지 걱정이 앞선다. 물론 나는 그런 드러머는 아닌데, 어쩌다 보니 그런 용도의 음원을 미리 준비해야 할 처지가 되었다. Waveform FREE에서 기타를 반복 녹음하고, 베이스는 MIDI로 찍고, 드럼은 프로그램에 내장된 MIDI clip을 가져다가 대충 만들어 보았다. 기타의 톤 메이킹? 그럴 겨를도 없다. Korg AX3G의 프리셋을 골라 쓰기에도 바쁘기 때문이다. 총 4개의 트랙에 조금씩 다른 취향으로 녹음을 한 뒤 적당히 믹스하여 사용할 생각이다.



각 트랙을 세로로 배열한 전통적인 콘솔 스타일의 믹서 뷰도 보기에 좋다. 





이 음원이 연습용으로만 쓰일지, 혹은 라이브 현장까지 가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니, 공연 자체가 반드시 성사되리라는 보장도 없다.





2023년 9월 26일 화요일

OpenShot 비디오 에디터를 이용한 동영상 편집

자작곡을 유튜브에 올릴 때 거의 전적으로 OpenShot 비디오 에디터에서 동영상을 만들었었다. 내 로고가 들어있는 이미지 파일에 오디오만 겨우 입혀서 만든, 차마 동영상이라고 하기도 민망한 것을 계속 만들고 있었다.

오늘은 아예 작정을 하고 4분 16초짜리 동영상을 만들어 보았다. 병원에 오랫동안 입원 중인 사무실 동료에게 추석을 맞아서 동영상 편지를 보내자는 아이디어를 내고 직접 실행에 옮겼다. 직접 병문안을 가기에 어려운 사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영상은 휴대폰과 아이리버 웹캠(Windows 11 '카메라' 앱)으로 찍었고, 웹캠 녹화시에는 Behringer U-Phoria UM2에 콘덴서 마이크로폰을 달아서 녹음하였다. '카메라 -> 설정 -> 오디오 시스템 설정 열기'로 진입하여 입출력 장치가 제대로 지정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녹화한 .mp4 파일을 Audacity에서 불러들이면 한쪽 채널에서만 신호가 나타난다. 카메라 앱의 오디오 시스템 설정의 출력 부분에서 모노 오디오(왼쪽과 오른쪽 오디오 채널을 하나로 결합)를 켠 상태로 녹음을 해도 마찬가지이다. Audacity에서 다음 화면과 같이 파형이 나타나지만, 헤드폰으로 들으면 양 채널에서 모두 소리가 난다. Windows의 기본 프로그램으로 재생을 해도 역시 양 채널에서 소리가 나온다.

이 오디오 인터페이스는 32-비트 실수로 녹음할 수 있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표시되었다.

휴대폰으로 녹화한 동영상은 소리가 너무 작아서 Audacity에서 오디오 파일을 따로 뽑아서 음량을 키운 뒤 다시 입혔다. 아마도 비디오 클립의 음량 증강 정도는 OpenShot 자체 기능으로도 충분히 가능할지도 모른다. 오디오를 위한 컴프레서와 EQ 정도는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복잡한 오디오 편집을 하려면 외부 프로그램을 병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OpenShot과 같은 것을 거치지 않고 비디오 클립의 음량만을 늘리는 방법도 아마 있을 것이다. 잠깐 찾아보니 이런 작업을 해 주는 웹 서버가 있는 것 같았다.

OpenShot에서 제목을 붙이는 기능은 오늘 겨우 익혔다. 외부 프로그램을 통한 제목 편집은 Inkscape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편집->환경설정에서 Inkscape의 실행파일 위치를 수동으로 등록해야 한다. 3D 모델링 프로그램인 Blender도 마찬가지. Gimp도 그 기능의 5%도 활용하지 못하는데, 벡터 그래픽 편집 도구인 Inkscape는 또 언제 익힌단 말인가? 


화면 하단의 자막은 어떻게 입력하는지 아직 잘 모른다. 모르면 찾아서 익히면 된다. Caption을 넣는 방법을 설명한 동영상('How to add subtitles to your video using the caption effect in OpenShot 2.6.1')이 있어서 시청해 보았다. 


Caption은 효과의 일종이라는 것을 기억하면 된다. 배경과 잘 어울리는 텍스트 색상을 고르는 것 역시 중요하다.


완전히 무료 프로그램이라서 유튜브를 호화롭게 장식하는 동영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멋지고 시인성 좋은 자막을 만들기는 조금 어렵다. 마찬가지로 무료로 제공되는 Shotcut이라는 크로스 플랫폼 비디오 편집 소프트웨어는 고급 사용자에게 더욱 적합하다고 한다. 그러나 개인적인 용도의 비디오 편집기로서 오픈샷 정도라면 필요한 기능이 차고 넘친다. 

[MK's Guide] Shotcut vs. OpenShot

취미를 위해서 익히는 소프트웨어의 가짓수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CAD, 회로도 작성, 이미지 편집, DAW, 비디오 편집... 힘써 배우고 익힌 것은 언제든 쓸모가 있을 것이다.



2023년 9월 20일 수요일

9V 배터리가 없어도 active DI box를 사용할 수 있다

내가 사용하는 active DI box(MPU LDB-101) 안에는 9V 배터리가 들어 있다. 배터리 소비를 차단하려면 케이블을 빼 두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입력 쪽인지 혹은 출력(balanced, XLR 단자) 쪽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구글을 뒤지면 사용 설명서를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을 했다. 이 제품은 MPA 또는 EWI라는 브랜드 명으로 팔렸었다. 검색으로는 제품 사용 설명서를 찾지 못하였다. 그러나 포장재에 붙은 스티커에 전원관리에 대한 설명이 인쇄되어 있었다.


그림 출처: 중고나라

Input jack에 케이블을 꽂을 때 전원이 작동한다고 적혀 있었다. 그 바로 윗줄에는 48V 팬텀 파워에 의해서도 작동한다는 글도 있었다. 이는 지금까지 전혀 모르던 일이다. 생각을 해 보니 DI box의 XLR  출력을 믹서 이외의 장비에 연결할 일은 없다. 그렇다면 배터리를 빼 놓아도 좋을 것이다. 배터리를 꽂은 상태로 오래 두면 누액이 발생하여 전자기기를 망치게 되는 일이 많다. 더군다나 나사를 풀지 않으면 배터리에 접근하기 곤란한 LDB-101과 같은 경우 배터리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기가 어렵다.

DI box를 뒤집어 보니 위 사진에서 확인한 글이 스티커로 붙어 있었다. 등잔 밑이 어두웠다...



믹서의 팬텀 파워가 정말로 active DI box의 전원 역할을 해 주는지 실험을 해 보았다. 과연 기대와 다르지 않았다. 이런 기본적인 사항을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다니...


기타의 고임피던스 출력을 직접 입력할 수 있는 Behringer U-Phoria UM2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구한 뒤로는 DI box를 쓸 일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공연할 때 마이킹할 필요가 별로 없는 베이스 연주자에게 잠시 쓰라고 빌려 주어야 되겠다.

베이스 기타의 경우는 많은 음반에서도 이미 앰프를 사용하지 않은 드라이한 원음의 소리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기타 만큼 앰프 특유의 사운드 메이킹이 중요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정승환, "모두의 홈레코딩", 56쪽)

DI box는 믹서 + UCA200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조합을 가끔씩 쓰게 해 주는 좋은 핑계가 될 것이다.

공연이라! 불과 열흘 전에는 생각도 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 꿈은 이루어지라고 있는 것이니까... 평소에 늘 관심이 많았던 공연용 음향을 세팅하는 방법을 비로소 배울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2023년 9월 17일 일요일

[Waveform FREE] Micro Drum Sampler로 나만의 드럼 프리셋을 만들어서 간단한 녹음을 실시해 보았다.

https://realdrumsamples.com/에서 다운로드했던 무료 드럼 샘플(관련 글 링크, 44 kHz, 16 bit)를 이용하여 Tracktion Waveform FREE의 Micro Drum Sampler에서 간단한 드럼 프리셋을 만들어 보았다. 아래의 이미지에서 보였듯이 kick drum의 샘플 음량이 꽤 커서 파형의 위 아래가 잘린 것처럼 보인다. 파형을 편집하는 기능은 Micro Drum Sampler에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게인을 줄이는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구입한 샘플에는 적절한 side stick 소리가 없어서 Korg TR Rack의 standard kit에서 추출한 샘플(44 kHz, 16 bit)을 사용하였다. 출처는 Free Wave Samples 웹사이트


4 x 4 패드에 사운드 샘플을 할당하였다. 각 패드는 GM drum note number에 따라서 건반의 키와 1:1 대응한다. 매핑 정보는 당연히 바꿀 수 있다.

오늘 만든 드럼 프리셋을 키보드 컨트롤러로 연주하여 스팅의 "Shape of My Heart" 일부분을 녹음해 보았다. 변명이겠지만 가상 악기의 실시간 입력에는 quantize 기능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 Quantize는 다음 그림에서 보였듯 총 5가지의 모드가 있다. 화면 하단의 Property에서 설정하는 quantize는 이 중에서 어느 것에 해당하는 것일까? 아마 note start time일 것이다. 드럼 샘플의 경우 note length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OBS Studio로 Waveform 작동 화면을 사운드와 함께 녹화하여 동영상을 만들면 가장 좋았겠지만 아직 프로그램 활용법을 잘 모르는 관계로 화면 캡쳐 이미지에 음악만 입혀 놓았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나는 정말 심각한 박자치! 평생에 걸친 연습이 필요하다.

드럼 시퀀스를 입력하는 더 좋은 방법은 step clip을 활용하는 것이다. 16분 음표 단위의 '스텝'으로 이루어진 '그리드'에 정보를 기록하는 것이라서 quantize는 필요하지 않다. Step clip 의 첫 경험은 8월 17일에 작성한 글 'Waveform Free - Micro Drum Sampler 익히기'에서 언급한 일이 있다. 스텝 클립 녹음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트랙을 선택하여 드럼 프리셋을 로드한다.
  2. 트랙의 원하는 위치에 스텝 클립을 삽입한다.
  3. In/out marker로 반복 구간을 설정한 뒤 loop 모드를 활성화한다.
  4. Play를 클릭한 뒤 마우스로 그리드를 선택하여 소리를 넣는다. Record 버튼을 클릭하는 것이 아님에 유의하라.

마이크로 드럼 샘플러에서는 총 16개의 샘플을 각 패드에 할당해 놓았지만 스텝 클립 편집 화면의 최초 실행에서는 8개의 row만 나타날 것이다.

각 row는 하나의 악기 소리에 해당한다. 하단의 회색 새로 막대는 선택된 row의 각 step(여기서는 16분음표 하나에 해당)에 대한 velocity로서, 왼쪽 위의 흰 바탕 'V'를 토글하여 표시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적당한 곳에 row를 새로 삽입한 뒤, 화면 아래에 나타나는 건반을 통해서 샘플을 할당하면 된다. 아래의 화면 캡쳐 이미지는 Hand Clap 샘플을 clip edit 창에 나타나도록 한 뒤의 모습이다. 새로운 곡을 쓰게 되는 경우, 이렇게 확장된 row가 다시 나타나는지 또는 처음부터 9번째 row를 다시 설정해 넣어야 하는지는 알 수 없다. 해 봐야 안다.


Waveform 공부를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으니 이제 다른 DAW 소프트웨어는 쓰지 못할 것만 같다.


2023년 9월 15일 금요일

비대면 진료, 제대로 합시다

환자가 의사를 직접 만나지 않고 전화나 화상(앱) 등을 이용하여 의료 서비스를 받는 것을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비대면 진료(또는 비대면 의료)라고 한다. 오늘의 글에서는 의료와 진료를 동일한 의미라 간주하고 글을 쓰겠다. 이에 대해서는 과거에 쓴 글 '의료와 진료는 무엇이 다른가? 보건은?을 참고하자.

비대면 진료라는 행위에 대하여 모두가 완벽하게 일치하는 정의가 내려진 것은 아니다. 실은 원격진료(telemedicine)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고 볼 수 있다. Telemedicine은 의료 서비스 공급자가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다른 의료인 또는 환자에게 비대면 또는 온라인 대면 방식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따라서 원격진료는 환자가 병원을 직접 가지 않고 진찰 및 처방을 받는 행위(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바로 그것)를 포함한 더 큰 범위를 일컫는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행 의료법에서 허용하는 것은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먼 곳에 있는 의료인에게 의료지식이나 기술을 지원하는 것'으로 국한된다. 이는 한국의 상황을 반영한 매우 좁은 정의로서, 자문이나 판독 등으로 제한된다. 여기에 환자와 의료인 사이의 원격의료를 본격 허용하려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원격의료(환자-의료인)에 대한 시민사회 등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자 지난 정부에서 대신 비대면 진료라는 용어를 쓰기로 입장을 정리하였다. 즉, 기술 발달에 의해서 충분히 가능하고 활발히 논의되고 있으며 포괄적인 원격진료보다는 한 레벨이 낮다는(따라서 그만큼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느낌을 주기 위하여 억지로 만든 말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원격진료 ⊃ 비대면 진료 (?)

원격진료를 전면적으로 허용하면 반대하는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게 되므로, 그 범위를 줄인 것을 비대면진료(untact medicine)라고 정의하고 - 범위가 줄어들게 되고 이에 따라 반대할 명분이 줄어들 것이니 - 앞으로 공식적으로는 이 용어를 쓰자는 것인데, 여러모로 말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untact'라는 낱말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세계적으로는 통용되지 않는 말이다.

코로나-19가 세상을 괴롭히던 시절에는 국내에서 비대면 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되었었다. 사실 비대면 진료는 현행 의료법을 위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의료법 제3장(의료기관) 제1절(의료기관의 개설)을 찾아보자.

①의료인은 이 법에 따른 의료기관을 개설하지 아니하고는 의료업을 할 수 없으며,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외에는 그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업을 하여야 한다.

모든 의료행위는 의료기관에서만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감염병 위기상황에서는 환자가 직접 병원에 오기에는 상태가 위중한 경우가 많고 격리 의무를 준수해야 하므로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허용했었다. 그 사이에 우리나라의 IT 기반을 활용한 많은 비대면 진료 플랫폼 기업이 생겨나서 산업 생태계를 이루고 많은 편의를 제공하였다.

그러다가 코로나-19 감염병 위기상황이 종료됨에 따라 한시적으로 허용했던 비대면 진료를 원상태로 되돌리는(즉, 불허) 것을 논의할 때가 되고 말았다. 이미 비대면 진료는 전 세계적인 추세이고, 의료 소비자에게 많은 편리함을 주었으니 현행 의료법을 어떻게 해서든 손질해서 기왕 시작한 비대면 진료의 편리함을 계속 이어나가게 해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그게 그렇게 쉽지가 않다. 비대면 진료 허용 조건을 놓고 도대체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더군다나 제대로 된 비대면 진료라면 처방된 약을 배달받는 것이 상식적인데, 의약품 배송 문제는 반대가 더 심해서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모든 진료는 대면을 원칙으로 해야 하고, 비대면 진료는 대면 진료를 보조하는 것으로서 부득이한 경우에만 허용하자는 것이 의료계의 의견이다. 따라서 의사가 없는 산간 도서지역의 환자, 재진 환자 등만 제한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초진과 재진을 도대체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사실 쉬운 문제는 아니다.

갑자기 몸이 아픈데 근무 중에는 병원을 직접 찾아가기 어려운 여건이라 비대면 진료를 이용하려는 것인데, 현재 허용된 기준에 따라 재진만 가능하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의사도 비대면 진료에서 환자 본인을 확인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느낀다('의사가 비대면진료 꺼리는 이유 "법적 책임 소재 불분명"' 기사 참조). 비대면 진료를 신청한 환자가 초진인지 혹은 재진인지를 미리 확인하는 것도 병원측에 부담이 된다. 게다가 처방전을 온라인으로 받았다 하더라도, 약을 사려면 직접 약국에 가야만 한다. 현재의 방식은 모두에게 불편함에는 틀림이 없다.

3개월 간의 계도기간이 끝나고 9월 1일부터 비대면 진료가 본격 시범사업으로 전환되었다(보건복지부 공고 링크). 그러나 현장에서는 계속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의료법 개정은 꿈과 같은 소리. 바로 어제(9월 14일),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에 대한 공청회가 열렸다.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는 여전히 평행성을 달리고 있다.

[청년의사] 비대면 진료 공청회 열었지만 '찬반' 여전...사회적 합의 난항(2023년 9월 15일 기사 링크)

의료계와 정부는 과거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비대면 진료의 4대 원칙'에 합의한 일이 있다.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대면 진료 원칙, 비대면 진료는 보조 수단
  • 재진 중심
  • 의원의 의료기관만 허용
  • 비대면 진료 전담 의료기관 금지

의료 남용 문제, 의료사고 또는 과오 발생 시 책임 소재 문제 등도 비대면 진료를 반대하는 의료인들이 늘 하는 말이다. 비대면 진료를 통해 처방받은 의약품 중 비급여가 57.2%이고, 그중에서 사후피임약 처방이 가장 많았다는 사실(조선일보 기사 링크)도 몹시 불편하게 느껴질 것이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늘 한결같다. 오남용의 소지가 있고, 충분한 의료 서비스가 전달되기 어려우므로 국민의 안전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면 진료 환경에서도 의사를 만나 단 5분도 이야기하기 어렵다. 이를 충분한 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가? 그러면 그들은 또 할 말이 있을 것이다. 저수가 체계에서는 주어진 시간 안에 많은 환자를 보아야 하니 어쩔 수 없다고. 전문가인 약사가 제공하는 '복약지도'는 또 어떠한가? 현실의 복약지도는 '5분 진료'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어제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뉴스를 보았다. 60대의 요양원 입소자가 점점 상태가 나빠져서 대학병원으로 옮겨 수술까지 하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필수로 투약해야 하는 심장약, 고혈압약 및 비뇨기과 약이 5개월이나 빠져 있었다는 것. 여러 요양원을 순회 방문하는 의사가 실수로 처방을 누락했음이 밝혀졌는데, 요양원과 의사는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다. (JTBC 뉴스 링크). 대면으로 진료를 하면 실수가 적고, 비대면은 더 잦을까? 대면이든 비대면이든, 의료 서비스가 전달되는 방식 차제는 사실 그렇게 중요한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의료계에서는 국민의 안전을 늘 내세우고 있지만, 솔직하게 말해서 비대면 진료를 통해 내 병원에 찾아오는 환자 수가 줄어드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 아닌가? 입장을 바꾸어 보면 비대면 진료를 통하면 내 병원에 직접 찾아오지 못하는 환자를 끌어 올 수도 있는 것 아닌가? 경향신문에 실린 김윤 서울대 교수의 글('환자를 위한 비대면 진료는 없다' 링크)를 인용해 본다.

의사·약사·병원, 플랫폼 업체 모두 겉으로는 환자와 국민을 내세웠지만 속으로는 자기 밥그릇을 챙기는 데 혈안이 돼 있었다. 비대면 진료가 필요한 환자와 국민은 뒷전이었다. (중략) 왜 정책을 결정할 때 환자와 국민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이익단체의 '밥그릇 싸움'만 난무하게 될까? 정부와 국회를 포함한 정책결정자들이 이익집단의 '포로'가 돼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의 인식 수준을 보자. 심지어 비대면 진료를 원천적으로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와서 의료법 개정은 더욱 멀어진 일이 되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국회의원을 배출하여 이번 정부의 돌연한 출연연구소 R&D 예산 삭감 횡포를 저지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어제 공청회에서 한국원격의료학회 실무위원장인 신애선 서울대 교수가 한 말을 인용한다.

기술발달로 병원에서 진료가 이뤄지는 시대는 끝났다. 재택의료, 원격모니터링, 디지털치료제 등의로 논의 주제를 넓혀야 한다.

기술발달은 막을 수 없다. OECD 국가 중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지 않는 나라는 우리 뿐이다. 다른 분야로 가 볼까? 지능형로봇법 개정을 통해 이제 조금만 지나면 배달 로봇이 보행자의 지위를 얻어서 따뜻한 음식을 싣고 주문자 집 앞으로 가게 될 것이다. 그런데 '우리 식당은 배달은 절대 안해. 손님은 반드시 매장으로 와서 음식을 먹여야 해! 아니, 플랫폼을 이용한 배달 자체를 금지해야 돼!'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사업주와 무엇이 다른가? 일회용 음식 포장재가 환경 오염 문제를 일으키므로 음식 배달 문화를 아예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 보자는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