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17일 목요일

Waveform Free - Micro Drum Sampler 익히기

Waveform Free라는 무료 DAW를 익히면서 가장 부족함을 느끼는 것은 드럼과 관련된 것이다. 나는 드럼이라는 악기를 직접 다루어 본 일은 없다. 그렇지만 그것이 문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컴퓨터를 이용하여 모든 파트의 연주가 포함된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 전부 드럼을 연주할 줄 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Waveform Free의 플러그인 중 하나인 Micro Drum Sampler를 오늘부터 공부하기 시작하였다. 내장된 프리셋은 TR-808과 TR-909가 전부라서 어쿠스틱 드럼 프리셋을 만들기 위해 적당한 샘플을 찾아보았다. Jay Fisher라는 음악인(드러머-오디오 엔지니어-비트 메이커)이 만든 샘플을 RealDrumSample.com이라는 곳에서 제공하고 있어서 무료 샘플과 유료 샘플 하나(Ancient Astronaut Drums, $2.99에 할인 판매 중)를 구입하였다. 현직 음악인으로서 음악과 비트를 만드는 요령도 소개하고 있어서 찬찬히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https://realdrumsamples.com/ 웹사이트 화면 갈무리.

유튜브의 Bren the Navigator 채널을 통해서 Micro Drum Sampler의 사용법을 공부한 다음...


 Waveform Free를 열어 놓고 간단한 step clip을 만들어 보았다. Clip이란 한 번의 녹음으로 이루어진 정보 '단위'로서 트랙 단위에 존재하게 된다. 여기에는 audio clip, MIDI clip, step clip, 그리고 Waveform 소프트웨어에만 존재하는 edit clip이 있다. Step clip은 MIDI clip의 특별한 형태인데 가로로 배치된 16개의 'step'을 갖는 그리드 형태로 표현된다. 16개의 각 스텝은 16분음표의 길이에 해당한다. Step clip은 항상 loop mode로 작동하므로 오른쪽 trim handle을 드래그하여 반복 회수를 조절할 수 있다. 물론 소리를 내려면 MIDI clip과 마찬가지로 synth plugin이 필요하다.

Step clip의 세부구조. 출처: Waveform User Guide 2021, 202쪽.

다음 화면은 실제로 Waveform Free에서 Micro Drum Sampler 플러그인을 실행한 다음 방금 구입한 Ancient Astronaut Drums의 사운드 샘플 몇 개를 패드에 지정한 뒤 간단한 step clip을 만들어 본 것이다.


'Micro' Drum Sample는 Waveform의 유료 버전에 포함된 Drum Sampler의 기능 축소판이라고 보면 된다. 소리 편집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ADSR envelope 조정 등 세부적인 기능은 생략되어 있지만, 일반적인 용도라면 큰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된다. Waveform과 Waveform Free의 차이는 여기를 참고하라.

시간이 좀 더 지나면 4OSC(negative subtractive synthesize의 일종)에 관심을 갖고 실제로 소리를 만드는 과정을 즐기게 될지도 모른다. 다음은 4IOSC의 소개 동영상이다.


그러나 지금은 멜로디나 코드 진행과 같은 음악의 본연적 요소에 관심이 더 많다. 그리고 MIDI controller를 이용한 실시간 연주를 더욱 능숙하게 할 수 있도록 연습도 더 해야 한다. 10대나 20대 젊은이가 시작하는 일을 감성이나 아이디어, 설상가상으로 학습능력까지 노쇠해가는 이 나이에 입문하고 있으니 과연 어느 정도의 수준에나 도달할 수 있을지 큰 희망을 갖기는 어렵다. 내가 이 분야에 처음 관심을 가졌던 것은 90년대 중후반~2천 년대 초반이었다.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 수 있었던 기나긴 시간은 이미 흘러가 버렸음을 이제 아쉬워해서 무엇하랴.

지나치게 욕심을 갖기 말고 그저 하고 싶은 일을 해 본다는 점에 의의를 두어야 할 것이다. 혼자 재미로 하는 일인데 대단치 않은 수준이면 또 어떠한가.

유전체 분석 매뉴얼 작성하기

2019년부터 워드 파일 형태로 작성을 시작하여 조금씩 업데이트해 두었던 (원핵생물의) 유전체 분석 매뉴얼을 내 공식 위키 사이트에 입력하고 있다. 블로그는 체계적으로 글을 쓰기에는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어서 위키 체계를 택하게 되었다. 원래 7월에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자꾸 늦어지는 중이다.

Prokaryotic genome analysis manual

생명공학 분야에서 1~2년은 매우 긴 시간이다. 새로운 기술이나 놀라운 발견이 계속 등장하기 때문에, 늘 주의를 기울이고 있지 않으면 최신 동향을 놓치게 된다. 특히 최근 수년 동안 파견 근무가 잦아지면서 데이터를 직접 다루는 일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3세대 시퀀싱 기술 및 이로부터 생산되는 자료를 분석하는 소프트웨어가 최근 얼마나 발달했는가? 2~3년 전에 써 놓은 canu 또는 flye assembler 사용법을 그대로 위키 페이지로 옮겨 적는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가능하다면 실습용 파일을 재구성하여 다시 실행해 보면서 업데이트 및 작성을 병행하고는 있는데, 일부의 단원은 아마도 제목만 남겨놓고 내용을 채우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예를 들자면 내가 즐겨 사용했던 PhyloSift가 그러하다. 프로그램은 이미 오래전에 업데이트를 중단하였고, 자체 DB와 프로그램의 다운로드가 어려운 상태이다. 이를 단지 archive 용도로만 기록해 놓는 것이 타당한지 잘 판단이 서지 않는다.

일단 하는 데까지는 해 본다!

2023년 8월 14일 월요일

Bill Mays Trio의 Summer Night

8월 14일 0시에 방송된 KBS FM <재즈 수첩>에서 <Summer Night>라는 곡을 들었다. 풀벌레 소리와 더불어 시작하는 재즈 트리오의 음악이었다. 곡을 다시 찾아 듣고 싶어서 유튜브를 검색해 보았다. 연주자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서 그저 'jazz trio summer night'라는 검색어를 넣어 보니 Chick Corea Trio의 <Summer Night>가 나타난다. 안타깝게도 이 곡이 아니다. 영화 <그리스>에 나오는 <Summer Nights>도 있고, 팻 메스니의 <Every Summer Night>도 있지만...


KBS Kong 앱에서 이미 방송이 된 프로그램의 선곡표를 쉽게 찾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는데 현재 방송 중인 프로그램이 아닌 경우 찾기가 어려웠다. 결국은 웹사이트에서 8월 14일 선곡 내용을 찾을 수 있었다. 재즈 수첩은 일요일 밤 늦게 방송을 하지만 자정에 시작하므로 월요일 날짜로 찾아야 한다. 재즈수첩 선곡표 웹 주소는 여기에 있다.

내가 찾는 곡은 Bill Mays Trio의 2002년 앨범 Summer Sketches에 수록된 <Summer Night>였다. 


Bill Mays(1944~)의 공식 웹사이트는 여기에 있다. 피아니스트, 작곡가, 편곡가 그리고 작가. 흥미롭게도 두 권의 노래책('songbook', 가사가 없는 연주곡을 더 많이 수록하고 있으니 노래책이라고 하기는 좀 이상하지만)을 공개하였는데, 처음 나온 것은 25달러에 판매하지만 두 번째 것은 고맙게도 PDF 파일을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링크). 화성학, 특히 재즈에 관해서는 체계적으로 공부한 일이 없으니 악보에 적힌 코드가 참 어렵게 느껴진다. 

Summer Night를 다시 듣기 위해 유튜브를 찾았던 것도 조금 더 진지하게 화성에 대해서 공부해 보기 위함이었다.

유튜브를 뒤지니 이런 동영상도 있다. 단순한 것이 최고 아니겠는가? Bill Mays의 악보에 적힌 코드명에 대해 너무 주눅들 것은 없다. 故 조 패스가 하신 말씀

"The biggest misunderstanding about jazz chord and how to quickly fix it"


故 조 패스가 하신 말씀을 가슴에 새기도록 하자. 쉬운 코드로 연주하라고! 조 패스에 관한 글(동영상 포함)을 인용하는 것으로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인디포스트] 뉴욕의 악기 매장에 들른 재즈기타의 거장 조 패스의 연주


2023년 9월 1일 업데이트

재즈 피아노에서 자주 쓰이는 코드에 대한 것을 알아보다가 매우 유용한 동영상을 발견하여 소개한다. JazzTutorial.com을 운영하는 영국의 재즈 피아니스트 Julian Bradley가 올린 것이다.

Jazz Theory Explained in 20 Minutes



Lilypond 매뉴얼에서 제공하는 코드명 차트도 알아두도록 한다. 코드명을 Cº, C, CØ로 나타내는 것을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다. 기왕 공부를 시작했으니 코드 심벌을 표시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체계적으로 알아보기로 하자.

A Complete Guide to Chord Symbols in Music

2023년 8월 13일 일요일

Audacity에서 갑자기 소리가 나지 않았던 이유 찾기, 그리고 자작곡 "화장을 지우고" 녹음하기

녹음도 잘 되고 입출력 레벨도 잘 표시가 되는데 왜 유독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일까? 다른 사운드 관련 응용프로그램은 아주 잘 작동하고 있는데 말이다.

이유는 아주 간단한 곳에 있었다. 자체 재생 볼륨을 확 줄여 놓았으니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마우스로 Audacity 화면에 표시되는 여러 기능의 위치를 끌어다 옮길 수가 있는데, 그 과정에서 실수로 슬라이더를 움직였던 것 같다.


이렇게 한심할 수가 있나...

오늘 녹음하여 유튜브에 올린 자작곡을 소개한다. 제목은 <화장을 지우고>이다. 왁스의 2001년 히트곡 <화장을 고치고>에 대한 오마주라고 하면 되겠다. 원곡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 보았다. 남자인 내가 직접 노래를 부를 수는 없어서 멜로디 트랙을 별도로 만들고 대신 아래에 가사를 공개한다.


실제 녹음은 브릿지 부분에서 페이드 아웃을 하였다. 피아노 연주를 하다가 손이 꼬여서 그냥 대충 마무리하고 말았다. 가상악기를 몇 개 얹지도 않았는데 레이턴시도 좀 느껴지는 것 같다. 워낙 박자를 맞추는데 철저하지 못해서 그런 탓도 있을 것이다.



화장을 지우고

- 왁스의 <화장을 고치고>에 대한 오마주 - 작사·곡 정해영


오래전 어느 날 나에게 찾아온 선물과 같았던 소중했던 사랑 

떠나간 널 다시 만나길 기다려 변치 않는 모습 지키고 싶었어


아무것도 난 이룬 게 없어 너를 기다린다는 핑계였나

모래알 같이 흘러버린 세월 이제는 잡을 수 없어

한번만 더 만날 수 있다면 아무리 긴 기다림이라 해도 

견딜 수 있단 헛된 희망은 그만 화장을 지우려고 해


<간주>


떠나간 널 다시 만나길 기다려 변치 않는 모습 지키고 싶었어

아무것도 난 이룬 게 없어 너를 기다린다는 핑계였나

흘려보낸 나의 젊음을 애써 외면하며 이제 나를 돌아 봐


후회는 않겠어 또 쉽지는 않겠지 

널 잊어야 되겠어 달라져야 해


아무것도 난 이룬 게 없어 너를 기다린다는 핑계였나

모래알 같이 흘러버린 세월 이제는 잡을 수 없어

한번만 더 만날 수 있다면 아무리 긴 기다림이라 해도 

견딜 수 있단 헛된 희망은 그만 화장을 지우려고 해



 

 


2023년 8월 6일 일요일

브리츠 BR-1800 Classic 입력 단자 수리하기

브리츠 BR-1800 Classic 스피커(중고)를 구하다 - 2023년 6월 28일

브리츠 BR-1800 Classic, 긁어 부스럼 만들기 - 2023년 6월 30일

'긁어 부스럼' 사건 뒤 PCB용 RCA 커넥터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주문한 것이 지난 6월 30일이었다. 그리고 한 달이 넘어서 오늘(2023년 8월 6일) 이루어진 부품 교체 작업. 구입한 부품의 링크는 다음과 같다.

고품질 골든 RCA 커넥터, 스테레오 오디오 잭, 90/180 도 밀폐형 AV 오디오 암 입력 소켓, 2 개, 3 개, 4 개, 6 개 홀


예상 배송일이 8월 28일이라서 아예 잊고 있으려고 했었다. 8월에 접어든 다음 배송 추적을 해 보니 7월 27일에 한국 세관을 통과하여 현지 배송 업체(우체국)에 전달된 것으로 나왔다.  이번에 이용한 이코노미 배송에서는 물건이 배송지 국가까지 들어온 다음에는 더 이상 배송 현황 업데이트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혹시 이미 배송이 완료되어 우편함에 들어 있는 것은 아닐까? 8월 3일에 확인해 보니 내 예상이 맞았다. 우편함에 며칠이나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일요일 아침을 맞아서 교체 작업을 시작하였다. 커넥터 주변의 몰드를 제거하다가 리드를 끊어뜨린 10K 저항도 바꾸었다. 

금도금이 되어 있는 약간은 고급스런 RCA 커넥터.

교체 직전의 모습.

커넥터를 탈거하였다. 오른쪽이 기존의 것이다. 

새 커넥터를 납땜한 뒤 10K 저항을 준비하였다. 기왕이면 좌우 채널을 전부 교체하는 것이 밸런스 측면에서 유리하겠지만, 일단은 하나만 바꾸었다. 정격 전력이 달라서 새로 넣을 저항의 외형이 더 크다. 

납땜 완료. 커넥터 뒤편에 세워서 고정한 저항이 이번에 교체한 것이다.

작업 후 뒷모습을 찍었다.

테스트 중. 입력 단자 A/B 조 전부 정상 작동한다. 접촉 불량도 해결되었다.

RCA 단자를 둘러싼 몰딩은 하지 않았다. 녹여서 부을 마땅한 재료도 없고, 완전한 밀폐형 스피커도 아니라서 제조 당시 상태로 완벽하게 되돌려 놓지 않아도 별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실제 소리를 내 보니 기대했던 것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오디오 자작 및 보수와 관련해서 올해에는 더 할 일이 없을 것이다.. 진공관을 비롯한 남은 부품들이 '날 좀 어떻게 해 주세요!'하고 소리를 지르는 것만 같지만, 아직 너희들이 등장할 때는 아니라고 점잖게 타이르고 싶다. 6LQ8 PP 앰프의 잡음 개선 문제를 제외하면 남은 일은 주로 앰프의 섀시를 새로 꾸미는 일이다. 사실 자작 앰프에서는 이게 더 큰 일이다...

2023년 8월 2일 수요일

LilyPond의 동반자 소프트웨어, Frescobaldi

지롤라모 프레스코발디(Girolamo Frescobaldi, 1583-1643)는 초기 바로크 시대의 이탈리아 작곡가이자 건반악기 연주자이다. 나무위키의 설명에 의하면, 몬테베르디는 오페라와 성악곡의 발전에 기여했고 프레스코발디는 기악음악, 특히 건반악기 음악의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현대적인 피아노('피아노포르테'가 정식 명칭)가 만들어진 것은 더 나중의 일이다. 관심이 있다면 야마하 웹사이트의 피아노 발명 이야기를 읽어보자.

맨 위의 꽃 모양은 LilyPond와 Frescobaldi의 실행 아이콘이다. LilyPond 바로 밑의 낡은 8분음표 모양은 LilyPond용 파일(*.ly)이다. 이를 snippet이라고도 부르는 것 같다. 맨 아래의 인물 그림은 '진짜' Frescobaldi.


이러한 음악가를 기려서 이름을 붙인 소프트웨어 Frescobaldi는 LilyPond와 같이 사용하여 악보 작성을 더욱 편하게 도와준다. 마치 R Studio와 같은 통합 개발 환경(IDE)처럼 생겼다. '소스'를 왼쪽 창에 입력하고 컴파일을 거치면 - LilyPond 실행파일의 위치를 Edit -> Preferences에서 미리 설정해 두어야 함 - 오른쪽 창에 오선보가 나타난다. 동시에 PDF 파일도 생성된다. 오른쪽 악보 창에서 음표나 코드명 위에 마우스를 클릭하면 소스 안에서 이에 해당하는 위치가 표시된다. 만약 텍스트 에디터와 CLI LilyPond만을 이용하여 작업을 한다면 문법상 오류가 있하거나 수정할 곳을 찾기가 무척 번거로울 것이다.


입력한 정보는 MIDI 재생 기능을 통해서 확인할 수도 있고("Met Frescobaldi kun je muziek live inspelen, op een MIDI-klavier of zelfs gewoon op het computertoetsenbord."), MIDI 입력으로 악보를 만들 수도 있다. 테스트를 해 보니 내장 MIDI 재생기는 악보에 입력한 코드까지 같이 재생해 주었다.

Frescobaldi의 주개발자인 Wilbert Berdensen은 네덜란드의 오르간 연주자이자 소프트웨어 개발자이다. 연주자이자 개발자라니, 정말 다방면에 능한 재주꾼 아니겠는가.

2023년 8월 1일 화요일

악보 작성 프로그램, LilyPond에 입문하다

장미 정원(Rosegarden)과 백합 연못(LilyPond), 이것은 전부 음악과 관련된 무료 소프트웨어의 이름이다. DAW 소프트웨어가 악보를 생성하는데 전부 유용한 것은 아니다. 요즘 자작곡을 만들어 나가면서 녹음도 중요하지만 오선지 형태로 악보를 기록해 놓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무료로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아 보았다. 만약 Rosegarden이 Windows용으로도 나왔다면 그것을 택했을 것이다. Cakewalk for BandLab을 악보 편집용으로 쓰는 것도 가능하지만, 그러한 용도로만 사용하기에는 프로그램이 너무 방대하고 무겁다.

종합적으로는 MuseScore가 악보 작성 프로그램으로 가장 평이 좋은 것 같았다. 무료는 아니지만 Noteworthy Composer도 괜찮아 보였다. 그러나 보다 단순하고 독특하면서 텍스트로 입력이 가능한 것이 없는지 검색을 하다가 만나게 된 것이 바로 LilyPond이다. 매뉴얼을 보면 music engraving이라는 용어가 나온다. 악보를 인쇄하는 고전적인 방법이 바로 engraving였었다고 한다. 다음의 동영상을 한번 클릭해 보라. 퓨터(pewter) 또는 백랍(白鑞)이라고 불리는, 주석이 주성분인 금속판을 직접 수공구로 파서 우아하게 이음줄을 넣는 광경은 정말 아름답다. 마치 나전칠기 장인이 섬세하게 자개를 박아넣는 모습을 보는 것 같다.

Music engraving 방법(동영상) - 이해를 돕기 위해 스크린샷을 남긴다.



LilyPond는 이처럼 금속판 위에 정성스럽게 음표와 온갖 기호를 새기고, 잉크를 묻혀서 한 장씩 찍어내는... 이러한 전통적인 프로세스에 최대한 가까운 악보 작성 방식을 컴퓨터 시대에 구현한 것으로 보면 될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명령행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으며 GNU/Linux, macOS 및 Windows에서 전부 사용할 수 있다.

공식 다운로드 사이트에서는 ZIP 압축파일을 제공한다. 압축을 푼 뒤 적당한 위치에 복사해야 한다. 버전 2.23.6까지는 여기(Windows용의 경우)에서 설치용 실행파일을 제공한다.

반드시 읽어야 할 LilyPond의 학습용 매뉴얼은 여기에 있다. 국문으로 작성된 'lilypond를 이용한 악보그리기(초급)'라는 글도 있다. 문서 작성 과정에서 많이 쓰이는 LaTeX을 연상하게 하는 체제이다. 즉, GUI 화면에서 음표를 마우스로 찍는 것이 아니라, 자체 문법에 맞게 텍스트로 소스 파일을 만든 뒤 이를 '컴파일'하여 PDF 형식의 악보를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요즘 작업하고 있는 음악의 주제선율은 다음과 같이 기록할 수 있다. 기본 개념을 잡는데 약간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 다음부터는 별로 어렵지 않다.

  \relative g' {
  \key g \major
  \tempo 4=140
  r8 d8 b' fis g a b g
  d'1~ d8 d c b a4 g8 c~
  c b4 g4 d4~ d8~
  d8 d8 b' fis g a b g
  d'1~ d8 d c b a4 g8 c~
  c8 b~ b2.
  }

무슨 암호문 같은 이 텍스트 파일을 바탕화면의 Lilypond 아이콘으로 드래그하여 PDF로 전환한 뒤의 모습은 이러하다.

음악 듣기(유튜브)

소스 파일을 만드는 과정을 도와주는 FrescobaldiDenemo라는 소프트웨어도 있지만, 텍스트 편집기를 이용하여 암호와 같은 소스 파일을 만드는 과정도 재미있다. 

음악가에게 악보란 엔지니어의 도면과 같은 것이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악상을 귀로 들을 수 있게 구현하는 것뿐만 아니라, 음악을 연주자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악보로 전환하는 작업에도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LibreCAD를 익히면서 체험했던 즐거움을 LilyPond에서도 다시 경험하게 되었다.

월간 믹싱이라는 온라인 잡지도 있었다! 관심을 갖고 찾는 만큼 정보가 샘솟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