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20일 금요일

시공간 단축의 욕망

과도한 소비 문화는 현대 사회의 한 특징이다. 워낙 주변에 만연하여 있고 계속 퍼져나가기 때문에 마치 감염병과 유사하다. 이를 비판적으로 표현하는 신조어인 어플루엔자(affluenza = affluence + influenza)라는 말이 생길 정도니 말이다.

재활용 쓰레기 처리 문제로 전국이 한바탕 난리를 치렀다. 미봉책으로 겨우 땜질은 하였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쓰레기를 잘 분리하고 씻어서 재활용 업체가 제 값을 받고 팔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최선이 아니다. 일회용품의 배출 자체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풍요롭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족하지도 않았던 어린 시절을 돌이켜 보았다. 그때는 그 어느 누구도 물병을 들고 다니지 않았고, 커피잔을 들고 다니지 않았다. 여름에 길을 가다가 목이 마르면 노점에서 냉차를 사먹거나, 가게에서 유리병에 든 탄산음료를 마셨다.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무엇을 먹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출처: 동아일보
이러한 산업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생계를 유지한다지만, 넘쳐나는 쓰레기는 어떻게 하란 말인가. 이제는 설거지 일손을 줄이기 위해 매장에서 음료를 마시는 손님에게도 일회용 잔에 커피를 담아준다.

'되도록 이런 소비를 하지 말자'고 주장할 수는 있다. 기호성 음료수를 마시는 것은 선택의 문제니까 말이다.

오늘 아침, 오디오 DIY를 위한 부품을 택배로 받았다. 4월 2일에 주문한 것을 거의 3주나 걸려서 입수한 것이다. 제조사에서 평판이 별로 좋지 못한 택배회사에 물건을 맡긴 것도 이런 불편을 초래한 주요 원인이 되었다. 운송장 번호도 자동으로 알려오지 않았고, 언제 배달이 될 것이라는 연락도 없었다. 기다리다 못해 지역 사무실에 전화를 하여 물어보니 배송 기사 전화번호를 알려주었다. 하지만 기사는 하루 종일 전화를 받지 않았고, 사무실에서도 무슨 일인지 기사에게 연락이 안되니 다음날에는 꼭 배달이 되게 하겠다는 말만 전해 들었다.

배송 기사가 연락 두절 상태라니!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는데 다음날에 해당하는 오늘 아침, 결국 물건을 받았다. 익일 배달 원칙이라고는 하지만 그러고도 이틀이나 더 지나서 물건을 받게 된 것이다. 저녁이 다 된 지금 배송조회 사이트를 가 보았다. 아직도 배송완료로 전환되지 않았다.

지친 배송기사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였다. 현대 사회는 대중이 원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고 우리는 이를 소비한다. 얼마 되지 않는 비용을 내고서 음식이나 물건이 금방 집앞으로 배달되는 것을 보면 한국의 물류산업의 수준이 대단하다는 착각이 들 정도이다. 그러나 배달할 물건이 열 배, 스무 배 많아진다고 해서 배송 기사들이 행복해질까?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어서? 그렇지 않다는 것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물류산업이 자동화와 뼈를 깎는 혁신을 통해서 영세성을 타파하고 수익을 올릴 수 있을까?

"이렇게 수요가 많은데 왜 수익을 못 내? 비용 절감하고 혁신하면 되잖아?"

이것은 너무나 소비자 위주의 관점이다. 이렇게 말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재활용 업자가 왜 쓰레기를 안 사갖고 가지? 다 돈이 되는데?"

게다가 너무나 많은 물건을 온라인으로 구입하게 되면서 엄청난 양의 포장 쓰레기가 발생한다. 과연 내가 택배 서비스 없이 취미생활을 할 수 있을까? 과거에는 없어도 상관이 없었고 있으면 고마왔던 서비스가 이제는 어떻게 되었나? 없으면 살기 어려울 지경으로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파고 들고 말았다. 상황이 이러하니, '왜 일회용 컵에 음료를 마시는 걸까. 이건 선택할 수 있는 거잖아'라는 논리를 택배 서비스에도 들이댈 수 있다. '직접 가서 사면 되지, 왜 쓰레기(포장재)를 만드는 서비스를 이용한단 말인가?' 어느 것은 불가피하고 다른 어느 것은 선택할 수 있고... 그런 수준의 일이 아닌 것이다.

모든 것은 시공간 단축을 향한 인간의 욕망에서 온 것이라 생각한다. 더 많은 것을 갖고, 누리고 싶은 욕망이라고 보아도 좋다. 기다리지 않고도 만들어진 음식을 먹고 싶고, 시장에 직접 가지 않고도 물건을 사고 싶고, 제철이 아닌데도 신선한 과일을 먹고 싶고, 바닷가에 살지 않으면서도 해산물을 먹고 싶고, 가게가 문 열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새벽 세 시에도 물건을 사고 싶고... 기술과 산업이 이 욕망을 충족하고 돈을 벌게 해 준다. 그런데 그 부산물은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 이를 뒷받침하는 저임금 노동자는 오늘 하루도 고단한 몸으로 온갖 손님을 상대하고, 길거리는 쓰레기로 넘쳐난다.

좀 더 나아질 방법은 없을까?

추가로 작성한 글

국내 물류산업이 영세하다는 뉴스를 하나 인용해 보자.

국내 물류산업 중소기업 비중 "99.9%" (카고뉴스 링크)
... 우리나라 물류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기업 규모의 영세성을 들었다. 전체 물류산업에서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기업 수 기준 99.9%로 가장 높은데 평균 매출은 7,500만 원으로 대기업 5,310억 원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이럴때 쓰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소위 '규모의 경제'를 위해서 영세한 업자는 전부 대기업에 자리를 내주어야 하는가? 농업이 그러했고, 동네 상점이 그러했다. 그러면 밀려난 사람들은 어떻게 하란 말인가?

유튜브 레드 가입

광고 없는 음악 재생을 위하여 나에게 작은 선물을 하였다. 그것은 바로 YouTube Red!


광고가 나오지 않음은 물론이요, 모바일 기기에서 음악을 재생할 때 화면이 꺼져도 계속 음악이 나온다.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

나는 거의 전적으로 유튜브에 등록된 음악을 감상하기만 하는 입장이다. 이러한 경우 저작권 혹은 저작인접권 문제는 어떻게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만약 다른 사람이 만든 노래를 내가 연주하는 경우를 가정해 보자. 이때에는 준수할 것이 더 많아질 것이다.

  • 집에서 연주를 한다.
  • 공공 장소에서 연주를 한다.
  • 내가 연주한 동영상을 주변 사람에게 제한적으로 공유한다.
  • 내가 연주한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린다.
여기에서 사례를 든 4가지 행동이 전부 무제한적으로 허용되지는 않는다. 저작권이 아직 남아있는 경우와 클래식 음악처럼 저작권이 오래전에 만료된 것이 대부분이라서 약간 상황이 다를 것이다. 저작권 관련 사항을 찾아서 이 글에 정리할 정도로 지금 당장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라서 나중을 위한 숙제로 남겨놓겠다. 어찌되었든 남이 창작한 문화적 산물을 이용할 경우(특히 상업적 이용) 어떻게 해야 법률을 위반하는 것이 아닌지는 반드시 공부를 할 필요가 있다.

2018년 4월 16일 월요일

세월호 참사 4주년


오늘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꼭 4주년이 되는 날이다. 작년 3월 아들과 함께 진도 팽목항을 방문하여 찍은 사진을 찾아보았다. 수학여행을 간다면서 밤잠을 설치며 좋아하던 아이들은 차가운 물 속에서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나고 말았다. 아이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날 것만 같다. 사진 속에 남아있는 노란 깃발은 차가운 바닷바람과 햇볕에 의해 조금씩 해어져 가고 있었다. 시신만이라도 온전히 돌아오기를 바라던 가족들의 희망도 그처럼 사그라들었으리라. 그 이후로 우리 사회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정말로 안전하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되었을까...

한 명의 천재가 수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말이 있다. 나는 이 말이 너무 불편하다. 거대 기업의 CEO든, 작은 규모의 자영업을 하는 사람이든, 회사원이든, 어린 학생이든, 한 사람의 생명이 꺼진다는 것은 하나의 하늘이, 하나의 세계가 없어지는 것이다. 그 사람이 큰 조직에서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사회적으로 큰 손실이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다. 사람은 대체할 수 없는 존재이므로.

그렇게 306명의 '세계'가 사라졌다.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가. 푸른 지붕 집 높은 자리에 있던 '그 분'의 눈에 거슬리는 일을 하기 싫어서 사람들의 외침을 그렇게 막았던가.

6N1 + 6P1 SE(single-ended) 진공관 앰프 부품 도착

지난 금요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입한 앰프 보드가 도착하였다. 진공관(6N1 하나, 6P1 두 개)에 선명하게 한자가 찍혀있다.



오디오파트에 주문한 전원 트랜스는 지난 토요일에 출고 예정이라고 하였다. 핵심 부품 하나가 없으니 주말에 한 일이라고는 나무판 위에 부품을 늘어놓고 입력부 연결 작업만 한 것이 전부이다. 나무판은 삼화문구몰에서 구입한 판화용 목판이다. PCB를 고정할 쪽에는 나사못이 삐져나오지 않도록 한 장을 잘라서 덧대었다. 나무판이 매우 부드러워서 가공하기에는 좋은데 영구적으로 사용할 재료는 못된다. 이보다 훨씬 튼튼한 코팅 합판이 집에 많이 있으나 톱질로 잘라내기가 싫어서 교재용 목판을 택한 것이다. 톱질 똑바로 하기, 전동 드릴로 구멍 수직으로 뚫기 등 기본적인 목공 실력이 좀처럼 늘지를 않아서 이런 편법을 사용하였다.



전원트랜스는 PC용 파워서플라이 케이스 안에 수납할 예정이다. AC 소켓과 전원 스위치가 이미 장착되어 있는데다가 금속판으로 만들어졌으므로 어느 정도의 차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서 스피커 단자도 여기에 고정할 생각이다.

나무판을 브레드보드(breadboard)로 사용하는 것은 매우 오래된 전통이다. 가끔 나무 도마를 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추측하건대 빵반죽판 위에 부품을 늘어놓고 프로토타이핑을 하던 옛날 관습에서 나온 용어는 아닐까? 앰프 회로는 어느 정도 정해진 것을 따르게 되지만, 이를 멋진 샤시에 조립하여 넣든 혹은 소박하게 나무판 위에 배열하든 이를 실제로 구현해 나가는 과정에서는 제작자가 창의력을 마음대로 발휘할 수 있다.

그림 출처: DIY 메카솔루션 오픈랩(링크)
다만 한가지 불편한 일이 있으니 바로 입출력 및 전원용 단자를 고정하는 일이다. 적당한 금속판이 있으면 이를 나무판 모서리에 수직으로 고정한 다음 구멍을 뚫어서 각종 입출력 단자를 꽂으면 된다. 아래의 사진이 바로 그러한 사례 중 하나가 되겠다. 2t 알루미늄판에 커터칼로 금을 그어서 잘라내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모른다.



더욱 골치가 아픈 것은 AC 소켓처럼 큰 사각형 구멍이 필요한 부품이다. 전동 드릴로 테두리를 따라 구멍을 낸 뒤에 줄로 다듬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지금 만드는 것은 고압을 취급하는 진공관 회로이니 감전에도 주의해야 한다.

강기동 박사님(별명 KDK)의 스타일을 참고하자.

출처: 한국진공관앰프자작동호회(일명 한진동, 링크)


2018년 4월 12일 목요일

독서 기록 - 슈퍼인텔리전스(경로, 위험, 전략)

"AI 로봇이 해탈할 수 있을까?"

이것은 작년 12월에 열렸던 한국불교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다루어진 주제이다. 아래 포스터의 제목에서 '4차 산업'은 '4차 산업혁명'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이것은 다음 소프트 최재원 이사의 의견이었다. 4차 산업혁명은 네번째의 산업혁명이란 뜻이다. 3차 산업을 이은 4차 산업에 의한 혁명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물론 구글링을 하면 제4차 산업이라는 용어가 없지는 않다.

출처: 연합뉴스 2017년 11월 28일

이번 3박4일 간의 출장 기간 동안 닉 보스트롬의 슈퍼인텔리전스('Superintelligence: Paths, Dangers, Strategies, 조성진 옮김)를 읽었다. 이 책은 철학책에 가깝지만 기술적으로 전문적인 내용이 많아서 읽기에 썩 쉽지는 않았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나 <호모 데우스>의 책장을 술술 넘기면서 읽던 것과는 달리, 이 책은 도서 대출 기간을 연장하면서까지 어렵사리 읽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눈은 행을 따라서 달려나가지만 머리로는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곳이 많았다(나의 아주 나쁜 독서 버릇). 꼭 구입하여 줄을 쳐 가면서 다시 읽고 싶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빌 게이츠는 이것을 인공지능 분야에서 꼭 읽어야 할 두 권의 책 중 하나라고 했다는데, 나머지 하나는 뭔지 정말 알고 싶다.


앞부분에서는 인공지능 연구의 역사와 몇 차례 반복된 연추 침체기에 대하여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초기 인공지능 연구에서는 기계로서는 불가능하다고 인식되던 일(X)을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꽤 진전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매우 특수한 상황의 문제만 해결할 수 있었고, 문제가 조금 길어지면 당시의 컴퓨팅 기술로는 풀기가 어려웠다. 쉽게 말하자면 이런 요인으로 인하여 몇 차례의 'AI 겨울'을 겪게 된다. 그러다가 1990년대에 이르러 신경망이나 유전자 알고리즘 등이 등장하면서 구식 인공지능(GOFAI: Good Old-Fashioned Artificial Intelligence)를 능가하는 새로운 대안이 등장하게 된다. 아직 많은 전문가들조차 인간 수준의 기계지능(HLMI: Human-Level Machine Intelligence)은 2030년-2100년 사이에 개발될 것으로 예측하였다. 우리를 놀라게 했던 알파고 역시 HLMI는 아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본격적으로 다루는 것은 HLMI가 아니라 초지능(superintelligence)이다. 이는 모든 관심 영역에서 인간의 인지능력을 상회하는 지능을 말한다. 초지능이 개발되는 방식은 인공지능, 전뇌(whole-brain) 에뮬레이션, 생물학적 인지능력 향상,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의 향상, 또는 네트워크와 조직의 향상으로 가능할 것으로 본다.

제4장 '지능 대확산의 동역학'에서는 (지능의 변화율) = (최적화 능력)/(저항성)이라는 수식을 통하여 초지능이 생겨나는 도약 과정을 흥미롭게 설명하였다. 뒤이어서는 초지능체가 하나만 나타날 것인지, 아니면 여러개가 발생하여 하나가 나머지를 압도하게 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펼치며, 이렇게 디지털 초지능적 에이전트가 탄생한다면 과연 그것이 이 세상을 지배하게 될 것인지를 다루었다.

초지능이 자신의 목표에 맞게 미래를 주무를 수 있는 엄청난 능력이 있다면, 그 목표는 무엇일까? 지능과 동기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제7장에서는 '직교성 명제(orthogonal thesis)'라는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가 나온다. 원칙적으로 그 어떤 지능 수준에서든 그 어떤 최종 목표라도 설정 가능하다는 것을 왜 이런 용어로 부르는 것일까? 이에 대해서는 닉 보스트롬 자신의 글(The Superintelligence Will 링크)를 참조해 볼 일이다. 어떤 최종 목표가 있는지는 잠시 젖혀두자. 최종 목표를 위해 달성해야 할 도구적 목표는 좀 더 이해하기 쉽니다.

  • 자기 보호
  • 목표-콘텐츠의 보전
  • 인지능력 향상
  • 기술적 개선
  • 자원 획득
이러한 도구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만약 인류가 걸림돌이 된다면 초지능 에이전트는 인류를 존재적 재앙으로 몰고 갈 것인가? 그렇다면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하는가? 인공지능에게 어떻게 가치를 부여하고 그것을 최종 목표로 삼도록 할 수 있을까? 가치 탑재 방법을 알아내었다고 하도 어떤 가치를 부여할 것인지를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다시 말해서 '초지능이 바라는 것이 무엇이기를 바라는가?'

전에 쓴 글의 내용이 떠오른다. "너는 무엇을 원한다고 믿고 싶은가?(링크)"

마지막 장의 내용을 일부 인용한다.
기계지능 혁명이 유익한 방향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통제방법의 개발은 촉진하지 않고, 그저 기계지능의 개발 속도만 높이는 한, 인공지능 분야의 몇몇 기술적인 문제들의 해결책은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제부터 쓰는 글은 나의 상상이다. 초지능이 나타난다면, 그 자체도 철학적 고민을 하지 않을까? 나(초지능)은 왜 태어났는가? 존재의 목적이 무엇인가? 최종적 목적 달성(예를 들어 인류를 멸망시키거나 복종하게 만드는 것)은 나에게 어떤 유익이 있는가? 만족 혹은 유익이란 무엇인가? 인간에게만 있다는 감정은 왜 나에겐 없을까?...


2018년 4월 9일 월요일

6J6 푸시풀 앰프의 출력 측정

Tektronix TDS 210 오실로스코프. 출시된지 20년이 넘은 모델이다. 핵정 화면의 밝기도 고르지 않고, 놉 두 개가 사라졌다. 펑션 제너레이터에서 나오는 1 kHz의 사인파를 앰프에 걸고 5 와트 8.2 옴 저항을 스피커 단자에 연결한 다음 프로브를 같이 연결하였다. 오실로스코프 사용법도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유저 매뉴얼을 아직도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링크; 초보자 가이드).


클리핑이 일어나기 직전까지 입력 신호를 올린 다음 출력 신호(전압)의 피크치를 측정한다. 사진에서 보인 사례에서는 커서를 움직여서 측정하였지만 메뉴를 잘 뒤지면 자동 계산이 되는 기능이 있을 것이다. 0 볼트 기준으로 피크치를 구한 다음 V^2/2/R을 하면 rms 값의 와트가 나온다고 하는데 제대로 된 식을 찾은 것인지 확신을 못하겠다. 이렇게 계산하면 출력은 채널 당 0.3 W를 겨우 넘는다. 오잉? 책상 앞에 가까이 놓인 SPL 87 dB짜리 스피커를 그런대로 울리고 있는데 이렇게 출력이 작단 말인가? 2 W는 될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아무리 초단관만으로 만든 앰프라 해도 명색이 푸시풀인데 이것밖에 안된단 말인가?

물론 입력신호를 더 올리면 찌그러짐을 감수하면서 더 높은 출력이 나올 것이다. 최대 출력을 계산하는 방법이 어디엔가 있을텐데... 그리고 주파수에 따른 차이도 아직 살펴보지 못하였다.

오실로스코프 사용법이나 정확히 공부한 다음에 다시 측정을 하자. 진공관 특성 곡선과 증폭회로의 기본도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출력은 측정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2018년 4월 8일 일요일

수리를 마치고 되돌아온 6J6 푸시풀 앰프

앰프를 망가뜨리게 된 사연은 지난번에 글로 남겼었다('해서는 될 것과 안될 것을 구별할 줄 아는 지혜'). 앰프 제작자인 이영건 선생님에게 보내서 수리를 마친 6J6 푸시풀 앰프를 오늘 시외버스 편으로 돌려받았다. 이번에는 수리를 하면서 레벨미터가 없는 단순한 버전으로 바꾸어달라고 요청을 하였었다. 이 앰프는 다시 사무실로 옮겨저셔 책상-Fi용 주력 기기로 쓰이게 될 것이다. 앞으로는 괜한 호기심으로 잘 작동하는 물건을 뜯어보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기로 결심하였다.




이와는 별도로 직접 진공관 앰프를 만들려는 시도도 진행 중이다. 저렴한 전원 트랜스를 분해하여 코어를 전부 뺀 다음 E와 I를 한데 모아서 사이에 공극을 만들어야 싱글 엔디드 앰프의 출력 트랜스 대용으로 쓸 수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오로지 A급 동작을 하는 싱글 엔디드 앰프 회로의 말단에서 출력되는 신호는 맥류이므로 코어가 자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원 트랜스는 교류가 흐르므로 코어가 자화되지 않는다.


커터칼 하나를 다 망가뜨려가면서 얻은 결과물은 다음과 같다. 손가락에도 약간의 상처를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