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오른쪽 목 뒤에서 귀 바깥을 돌아 오른쪽 머리 끝이 찌르는 듯이 아픈 두통에 시달리는 일이 있다. 병원을 찾아서 정확한 원인을 찾아 치료를 할 정도로 괴롭지는 않다. 그런데 지난 주말에는 거의 삼일 가까이 불쾌한 통증이 지속되어 타이레놀을 꺼내 먹기도 하였다. 마치 머리에 새 한 마리가 가만히 앉아 있다가 갑자기 부리로 한 번 오른쪽 머리를 '탁' 내리치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면 입에서는 '아!' 소리가 절로 난다. 딱따구리가 쪼듯이 '다다다다...' 하면서 통증이 지속되는 것은 아니니 그나마 다행이라고나 할까. 혈압 및 뇌로 흐르는 혈류에 문제가 생겨서 발생하는 - 한창 일할 나이의 중년 남성을 저 세상으로 보내는 -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싫고 아마도 잘못된 자세 또는 스트레스로 인한 근육 긴장성 두통이 아닐까 의심하기로 했다. 오른쪽 목덜미 뒤쪽의 근육이 만져지는 곳을 누르면 분명히 불편하고 아프다.
책상 앞에서 오랜 시간 컴퓨터를 마주하고 일을 하니 수시로 자세를 바꾸거나 스트레칭을 하지 않으면 나쁜 자세로 인하여 몸 여기저기에서 신호를 보낼 것이 뻔하다. 퇴근 후에는 가급적 정보 입력을 하지 않으려 애쓰면서 눈을 쉬어야 하는데, 역시 좋지 못한 자세로 휴대폰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니 몸은 계속 비명을 지를 것이다.
퇴근 후에는 간단히 책을 보는 정도로만 만족을 해야 하는데, 휴대폰이 늘 문제로다!
대부분의 사람은 오른손이나 왼손 하나를 사용하게 되므로 신체가 대칭적이로 골고루 쓰이지 않게 된다. 기성복 자켓을 입어 보면 내 오른팔이 왼팔보다 눈에 띄게 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똑바로 서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깨는 왼쪽이 더 높다. 엑스레이를 찍어 보지 않아서 확인은 못하겠지만 약간의 척추 측만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헬스조선] 양쪽 어깨 높이 다르다면…'척추측만증' 의심하세요
나는 오른손잡이이고, 일부러 왼손잡이가 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특히 글씨를 쓰거나 젓가락을 수월하게 쓰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한다면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마우스를 쓰는 정도의 일이라면 충분히 왼손을 쓰는 것이 가능하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마우스를 왼쪽 손으로 조절하고 있다. 클릭을 위한 버튼 위치를 대칭으로 바꾸기는 너무나 귀찮으니, 왼손 약손가락으로 마우스 왼쪽 버튼을 클릭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왼손 약손가락과 새끼손가락은 일상 생활에서 개별적으로 놀릴 일이 거의 없지만, 기타와 피아노에 약간 익숙한 나로서는 남들보다 조금 더 익숙하게 놀릴 수 있다고 자부한다.
현재 표준으로 여겨지는 두벌식 컴퓨터 자판도 최적화 측면에서 완벽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자음은 왼손, 모음은 오른손이라는 두벌식 자판에서는 왼손가락이 더욱 바쁘다. 신체의 균형적 발달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왼손을 더 많이 부리게 되므로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특히 마우스 조작으로 인하여 오른손은 얼마나 많은 수고를 하고 있는가? 파견 근무지에 오기 전까지는 마이크로소프트 스컬프트 인체공학 키보드 & 마우스 세트를 사용하였었다. 사실 이 마우스는 양 손으로 번갈아 쓰기가 어렵다. 당분간 왼손으로 마우스를 쓰기로 하였으니, 버티컬 마우스를 쓰는 것은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아니다, 양손 모두 사용 가능한 빌리온톤이라는 버티컬 마우스가 분명히 존재한다. 클릭은 손목으로 한다니 참 별난 제품이 다 있다.
그나마 사무실에서만 사용하는 돋보기 안경은 컴퓨터 모니터의 위치를 기준으로 맞춘 것이라서 '거북목'을 만들지 않고 의자 머리받침에 머리를 기대고도 작업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작업 환경을 조금씩 바꾸어서 불필요한 질환에 시달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되겠다. 그리고 세벌식 자판에 대한 약간의 호기심을 키워 나가도록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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