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사진에 보인 수동 권선기는 2018년에 진공관 앰프용 출력트랜스의 코일을 직접 감기 위해 만들었던 것이다.
이것으로 싱글용 5K:8 출력 트랜스를 한 조 만들어서 그럭저럭 사용해 왔다. 의욕은 좋았으나 정렬 권선은 두 층을 넘기기 못하였고, 결국 1차측은 막감기로 마무리하고 말았다. 게다가 J-50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코어의 최적 1차 권선 수(1350회)를 채우지 못하여 남는 공간이 많아 모양새가 너무나 보기 좋지 않았다. 그래서 이를 다 풀어내고 정성스럽게 다시 선을 감은 다음 다시는 트랜스를 직접 감지 않으리라 다짐을 하였다.
이 다짐을 실행에 옮기려면 제대로 된 권선기부터 다시 만들어야 한다. 한 번만 더 감고 더 이상 권선 작업을 하지 않으려면, 권선기 자체를 만드는 작업에 최선을 기울이기는 어렵다. 되도록 있는 부속을 최대한 활용하고, 재활용 여부가 불투명한 부품을 사 모으는 일은 가급적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이러한 원칙을 과연 지킬 수 있을 것인가?
완전 수동 권선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손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최소한 한 손은 손잡이를 잡고 축을 돌려야 하는데, 남은 한 손으로 에나멜선을 붙들고 고르게 정렬이 되도록 감는 것이 대단히 어렵다. 그래서 속도 조절이 가능한 가정용 전동 드릴(SKIL 6370, 550W, 0-3000 rpm, 충전식이 아니라 AC 220V에 직접 연결하는 전동 공구)를 쓰되 권총형 방아쇠를 누르는 깊이를 조절하여 속도를 저속으로 유지하여 두 손을 자유롭게 만들어 보고자 하였다.
이론적으로는 완벽했다. 그러나 실제로 볼트를 천천히 돌려서 방아쇠를 작동시키면, 볼트의 돌출 정도에 따라서 드릴 속도가 서서히 변하지를 않았다. 반응이 없다가 갑자가 '드르륵' 하면서 고속으로 작동을 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구멍을 뚫는 일반적인 전동 드릴의 용도에서는 이렇게 거친 수준으로 속도 조절을 해도 상관이 없지만, 코일 권선을 위해서는 더욱 미세한 조정이 필요하다. 손가락을 써서 아주 조심스럽게 방아쇠를 당겨도 부드럽게 회전속도가 바뀌도록 만들기가 쉽지 않은데, 하물며 물리적으로 다른 기구를 중간에 넣어서 잘 작동하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다른 방법으로 드릴의 회전 속도를 조절할 수는 없을까? AC에 직결하여 사용하는 모터 제품이니 전등 밝기 조절용 디머 스위치(조광기)를 쓰면 될 것도 같다. 이를 구입해 놓으면 납땜 인두의 온도 조절 용도로도 사용 가능할 것이다.
구글 검색 결과 |
조광기 + 가정용 전동 모터(220V 직결용)의 조합에서 실패한다면, 소형 DC 모터를 쓰는 방법밖에는 없다. 그러려면 속도 제어 + 커플링 문제 + 기어 부착 등 일이 점점 커진다. 전동 모터는 드릴 비트를 고정하는 척에 권선기 축을 직접 연결하면 되니 모든 일이 한결 수월하다. 단, 드릴 본체를 튼튼하게 고정할 방편을 마련해 두어야 한다.
망가진 헤어 드라이어에서 적출한 소형 DC 모터가 하나 있다. 모델명은 RS-385S이고 DC 36V, 19000rpm으로 작동한다. 소형 모터 중에는 755라 불리는 것이 꽤 유명하다고 한다.
교류 전원을 연결할 수 있도록 정류 다이오드가 연결되어 있다. 이 모터를 꺼낸 헤어 드라이어를 분해했던 기억으로는 히터가 직렬로 연결되어 있어서 모터에 공급할 전압을 정격 수준으로 낮추었던 것 같다. 내가 갖고 있는 전원 트랜스포머를 이용하여 AC 12V 또는 24V를 연결해도 잘 작동함을 확인하였다. |
다음의 동영상은 DC 12V용 모터인 365/380/385/390을 비교한 것이다. 위에서 보인 RS-385S는 36V를 공급할 수 있도록 개선된 385 계열의 호환 모터가 아닌가 생각한다.
내가 마련해 놓은 모터는 축 지지부(베어링이 있는 모터인지는 모르겠다)가 손상되었는지 작동 소음은 대단하다. 이 모터를 어떻게 감속하여 권선기의 구동부로 사용할 것인가? 정렬 상태를 확인하면서 감으려면 빨라야 200~300 rpm을 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DC 모터 제어용 보드는 매우 쉽게 구할 수 있다. DC 입력은 집에 널린 스위칭 전원 공급 어댑터를 쓰면 된다.
출처: 쿠팡 |
그러나 1만 rpm을 훌쩍 넘겨 작동하는 모터에 속도 제어용 보드를 달아서 250 rpm 정도로 돌게 만들면 과연 토크가 제대로 나올까?
정지 상태에서 회전수를 천천히 올리려면 제어 보드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타이밍 벨트나 기어를 이용한 감속도 해야 될 것이다. 샤프트 직경 2.3mm짜리 소형 모터에 어떻게 이런 부속을 붙일 것인가?
3D 프린터용 타이밍 벨트-풀리 세트(3:1~4:1 정도 감속)을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제품은 모터의 샤프트 직경을 자유롭게 택하기가 어렵다. 어댑터를 붙여서 2.3mm를 5 또는 6mm로 만들고, 여기에 풀리를 달고... 그러느니 차라리 'DC 기어드 모터'를 새로 사서 200~300 rpm을 얻는 것이 나을 것이다. 아래에 보인 기어드 모터는 12,000원 정도면 구입이 가능하다.
모델명: GM25B-2430(24V), 출처: motorbank |
아두이노 키트에 포함된 소형 스테핑 모터 28BYJ-48을 쓸 생각도 잠깐 해 보았으나, 회전 속도가 너무 느리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보면 30 rpm 정도가 최대라고 한다.
자작 정신을 최대한 발휘하고 싶다면, 기존에 사용하던 직경 200mm 회전 원판과 모터를 '벨트(피댓줄)'로 연결하여 20:1 정도의 감속비를 얻는 것이다.
회전축은 전산볼트를 절단한 것이다. 축을 지지하기 위해 구입한 로드 엔드 베어링은 애초에 잘못 선택한 물건이었다(2018년 글). |
벨트의 재료는 무엇으로 할 것인가? 고무줄? 턴테이블용 벨트? 밴드 형태의 고무줄이 아니라면 끝은 어떻게 연결해야 하는가? 모터 축 및 원판의 가장자리에서 벨트가 이탈하지 않게 하려면 어떤 처리를 해야 하나? 구글에서 'belt pulley diy'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니 나무를 이용하여 V-belt 풀리를 만드는 동영상이 몇 개 나온다. 제목만 나열해 보겠다. 내가 쓸 원판은 별로 두껍질 않아서 홈을 만들기는 어려우니 다른 아이디어를 떠올려 봐야 한다.
- Making big V-belt pulleys from plywood
- How to make a belt for pulleys
- Making a flat-belt pulley wheel from an old pipe
내 접근 방법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 특히 소형 DC 모터를 쓰는 경우 속도 조절 보드와 감속장치를 같이 쓰는 것이 과연 맞는지... 이외에도 궁금한 점이 더 있다.
- 3D 프린터 제작 시 사용하는 open type의 타이밍 벨트는 도대체 어떻게 연결(접착?)하나?
- 소형 구름 베어링과 구동축은 도대체 어떻게 결합하나? 모르면 자료를 찾아보자. 한국NSK주식회사에서 배포하는 베어링 핸드북(기초편)이 있다. '헐거운 끼워 맞춤'이라는 용어가 있다!
- 축이 액시얼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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