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내가 음악을 만드는 작업 중이라면 시퀀서 프로그램에서 각 채널에 대한 악기 설정을 다루면 그만이다. 하지만 마스터 건반을 연결하여 그냥 뚱땅거리며 소일을 하고 싶을 때는 이렇게까지 하기가 너무 귀찮다. 이러한 소리 변경 작업을 SC-D70의 전면 버튼으로 하려면 상당히 번거롭다. 숫자 버튼이 있는 것이 아니라 +/-로 수치를 바꾸어야 하고, program/variation 번호를 입력하는 모드로 전환하는 방식도 그러하다. 물론 컴퓨터 키보드 수준의 조작 버튼이 있다면 금상첨화겠으나 덩치가 커지고 제작비도 많이 들 것이 뻔하며 시간이 오래 지날수록 버튼의 접촉이 나빠질 것이다. Korg X2의 버튼도 몇 개는 아주 세게 누르지 않으면 입력이 되지 않는다.
Rosegarden을 열어놓고 SC-D70의 음색을 바꿀 수도 있다. 하지만 터미널 창에서 CC 00 및 PC(program change) 명령을 날릴 방법은 없을까? alsa-utils의 amidi에서 SysEx를 송수신할 수 있듯이. 개별적인 MIDI message를 보내거나 받게 해 주는 명령행 방식의 프로그램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검색을 해 보았다.
역시 그런 프로그램은 존재하였다. 음악 앱 프로그래머인 Geert Bevin이 개발한 SendMIDI가 바로 그것이다. 리눅스나 맥에 설치하여 컴퓨터에 연결된 MIDI 장비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장비가 보내는 신호는 ReceiveMIDI라는 별도의 프로그램으로 수신할 수도 있다. 생명정보학 프로그램을 입수하기 위하 뻔질나게 들락거리는 GitHub에서 음악 작업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입수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업무와 취미의 묘한 접점이라니... 이것은 모두 음악 취미를 위한 컴퓨터의 OS를 우분투로 결정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다음 스크린 캡쳐는 SC-D70의 음색을 00 00(piano)에서 26 00(piano+choir1)로 바꾸고 소리를 내는 과정을 보이고 있다. 뒤에 위치한 숫자가 프로그램 번호인데, 사용자 매뉴얼에는 1-128의 범위로 나와 있지만 MIDI 장비로 보낼 때에는 0-127의 범위로 바꾸어야 한다. SC-D70은 SC-8820의 map을 사용하므로 이를 그대로 따르면 된다.
SendMIDI의 실행 사례. |
CC는 Control Change의 약자라는 사람도 있고, Continuous Controller의 약자라는 사람도 있다. CC 번호의 의미를 잘 설명한 웹사이트가 있어서 소개해 둔다. PDF 파일로도 제공하고 있어서 인쇄하여 활용하기에도 좋다.
MIDI Continuous Controllers List
sendmidi를 잘 활용하면 스페이스 바를 누르는 것으로 댐퍼 페달의 작동을 대신하는 스크립트를 만들 수도 있겠다. 음... 그러면 노트북 컴퓨터를 바닥에 내려놓고 발가락으로 스페이스 바를 누르면 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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