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16일 수요일

친절한 Torsten Seeman의 새로운 프로그램, Shovill assembler

호주(오스트레일)는 나에게 무엇을 주었나... 지난 주말에는 맛있는 빵을 주기도 하였다. 사진에서 소개한 빵집 멜버니안 베이크하우스는 호주인 남편이 열심히 빵을 만들고 한국인 아내가 손님을 맞는다. 고기가 들어간 파이는 인기가 있어서 일인당 네 개까지만 구입할 수 있다. TV 방송에 나온 뒤 꽤 유명해졌다고 한다.




오스트레일'려'라고 쓴 것은, 청소년 시절에 매우 흥미롭게 읽었던 전파과학사의 현대과학신서 《우리가 처음은 아니다 - 고대 과학의 수수께끼(1977년 초판 발행)》의 저자인 A. 토머스의 소개에 나온 표현 때문이었다. '오스트레일 사람으로 널리 여행을 했고...'라는 글귀가 아직도 생각이 난다. 나는 고대에 뭔가 대단한 수준의 과학기술이 있었을 수도 있다는 낭만적인 상상을 하는 사람이다. 그레이엄 핸콕의 《신의 지문》도 아주 흥미롭게 읽었다. 두꺼운 얼음 더미 밑에 깔린 남극의 땅에 뭔가 놀라운 유적이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신석기 시대에 만들어진 괴베클리 테페 유적을 보아도 호기심이 막 자극되지 않는가? 농업이란 개념조차 없던 시절, 도대체 어떻게 사람들을 끌어모아서 이런 거대 유적을 만들었단 말인가? 우리가 배운 바로는 농경사회가 되면서 잉여 농산물이 생기고, 비로소 사람들을 부릴 수 있는 권력 및 계급이 생겼다고 했는데 말이다. 나에게 임금을 줄만큼 부유하거나, 말을 듣지 않으면 잡아다 가둘 수 있는 권력자가 있지도 않은 시절에 사람들이 그저 자발적으로 모여서 심심풀이로 이런 시설을 만들었단 말인가?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이 있기는 하다.

호주 사람인 Torsten Seeman(GitHub)은 그가 개발한 Prokka만으로도 이미 유전체 및 생명정보 학계에 크게 기여를 했다. snippy도 그러하다. 그런데 SPAdes를 핵심으로 하는 small genome용 일루미나 read 전용 assembler인 Shovill이라는 것을 또 만들어냈다. 그러보 보니 UniCycler, Bandage, Filtlong 및 Porchop 등을 개발한 Ryan Wick(GitHub)도 호주 사람이다. 이 프로그램들은 논문으로 출판하기 위해 그렇게 애를 쓰지는 않는 것 같다. 그러나 나를 비롯하여 전세계의 많은 연구자들이 이미 즐겨 사용하고 있지 않은가? 대단히 미안하지만 호주가 생명정보학의 강국이라고는 별로 생각하지 않았았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들이 얼마나 실용적인지는 애써 강조할 필요가 없다. 

그러면 호주 곁의 뉴질랜드는? 시드니와 웰링턴 사이의 거리는 약 2,299 km나 된다. 서울에서 마닐라까지의 거리와 비슷하다니, 호주 곁이라고 하면 안 되겠다(링크). 뉴질랜드는 우리에게 R을 주었다! 그리고 R의 역사를 ggplot 개발 전후로 나눌 수 있을 정도로 데이터 분석 및 시각화 도구로 유명한 ggplot의 개발자, Hadley Wickham도 호주인이다.

한국이 IT 강국이라고 하는데, 휴대폰 제조와 게임 서비스 말고 학술적으로 인류에게 기여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아무리 생각을 해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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