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31일 화요일

[2020년도 6LQ8 푸시풀 앰프 `티라미수` 리모델링] 1. 얼떨결에 시작한 작업

43 싱글앰프만 리모델링을 하고 당분간은 좀 자제하려 했는데 한번 재미를 들이니 자꾸 퇴근시간이 기다려진다. 완성도가 높은 앰프는 듣기에도 좋고 보기에도 좋아야 한다! 기왕 시작한 김에 작년 여름에 만들었던 6LQ8 PP 앰프도 손을 대기로 했다.

개성을 살리기 위해 기존의 다이소 수납함을 그대로 쓰기로 하였고, 상판은 6 mm MDF를 가공하여 진공관을 상판 아래로 내리기로 하였다. 벌써 기억 속에서 사라져가는 LibreCAD 사용법을 되살려서 PCB의 그림을 1:1로 그려서 종이에 인쇄하여 오린 뒤 주말에 구입한 MDF 판 위에 올려놓고 구멍을 뚫었다.

MDF라서 30 mm 홀쏘로 구멍을 뚫기가 아주 편했다.

상판 도색 전 가조립 상태.

MDF 상판을 그대로 두자니 보기에도 안좋고 습기를 머금으면 가장자리부터 들고 일어날 것 같아서 도색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43 앰프 리모델링 때 쓰던 수성 스테인과 바니쉬를 젯소(gesso, 프라이머 또는 하도재 또는 단순히 밑칠) 없이 그냥 몇차례 발랐다. 원래 MDF는 프라이머를 칠하지 않고 도색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하는데, 그냥 무지막지하게 발랐다. 도색은 그 자체가 별도의 기술 분야라고 보는 것이 맞다. 얼룩이 지지 않게 바르는 것이 참 어렵다.


자세히 보면 엉망이지만 칠하지 않은 것에 비하면 훨씬 낫다.

보통 나무로 만든 상자 모양의 통 위에 금속 상판을 올리는 것이 DIY 앰프의 정석인데, 이는 기존의 상식을 깨는 모습이 되었다. 플라스틱 통 위에 MDF 상판, 그것도 배색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뭘 닮았지?

그렇다! 티라미수 케이크를 닮았다!! 앞으로 이 6LQ8 PP 앰프를 `티라미수(Tiramisu)`라는 애칭으로 부르겠다.

출처: 나무위키(링크)

오늘 퇴근 후에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마지막 배선 작업을 마치려 한다. 어제 전원부의 재배선은 마친 상태라서 아마도 두어 시간이면 끝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아래의 사진은 어제 저녁까지의 작업 결과물이다.


조명을 달리하여...


내부 공간이 협소해져서 히터 점화용 12V 어댑터는 바깥으로 나왔다. 티라미수가 등짐을 지고 있다.

국내 스피커 제조 역사의 산 증인이신 박병윤 선생님께서 네이버 카페 빈티지 마을을 통해 근황을 알리셨다(링크). 얼마 전 3인치 풀레인지 스피커를 개발하여 화제를 모으기도 하였다. 저음이 아무래도 부족하다는 의견에 따라 구경을 키우기로 하였고, 이에 따라 만들어진 5 x 7 인치 타원형 풀레인지 시스템의 개발을 마쳤음을 알리기 위함이다. 올해 상반기에 이것과 더불어 6.5인치 및 8인치 급 스피커 시스템의 본격 생산이 이루어진다면 나도 이것을 하나 소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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