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12일 목요일

[2020년도 43 5극관 싱글앰프 리모델링] 6. 배선 시작

가공관 상판만 입수되면 하룻저녁에 납땜을 모두 끝내고 43 싱글 앰프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어제와 그제, 총 이틀에 걸쳐서 매일 세 세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을 투자했는데 아직도 완성의 길은 끝이 나지 않았다.

회로 기판을 쓰지 않고 직접 선재를 하나씩 부품에 납땜하여 조립을 하는 방식을 흔히들 '하드 와이어링(hard wiring) 방식'이라 하는데, 영문쪽 웹사이트를 찾아보면 point-to-point construction(위키피디아)라고 부르는 것이 올바른 것 같다. 하드 와이어링은 나중에 배선 패턴을 바꿀 수 있는 '소프트 와이어링'의 반대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


첫날에는 전원과 스피커 단자, 그리고 초단의 히터 배선을 대충 끝냈다.

어제 작업한 사진을 이 자리에 올렸다가
오배선을 발견하고 도로 내렸다...

부품의 다리를 구부려서 좁은 공간에 욱여넣고 납땜을 하는 것이 왜 이렇게 불편하고 어색한 것일까? 내가 뭘 잘못했나? 소리전자의 키트 제작서(6L6GC-350A SE 앰프 '귀래')를 찾아보았다. 아, 그렇구나! 소켓에 모든 부품을 직접 납땜하여 붙인 것이 아니라 일단 러그판 쪽으로 선을 연결하여 뽑아낸 다음에 부품을 연결하고 있었다. 이런 방식의 배선을 하려면 단선을 쓰는 것이 훨씬 유리함은 당연하다. 자작인들이라면 누구나 느끼겠지만 와이어 스트리퍼로 연선의 피복을 벗겨낼 때 심선 한 두 가닥이 끊어져서 떨어지면 여간 찜찜한 것이 아니다.


출처: 소리전자


앞으로 이틀은 더 투자를 해야 얼추 마무리가 될 것 같다. 출력관의 접속을 5극관  UL로 전환할 6P 스위치는 아직 구입하지도 못했다. 정 귀찮아지면 UL로 임시로 고정한 다음 나중에 전환용 스위치를 달면 된다. 상판을 고정할 나사못 구멍도 나무틀에 뚫어야 하는데 현재 작업 중인 숙소에는 전동 드릴이 없다. 핀바이스로? 허허... 구멍은 무려 10개를 뚫어야 된다! 트랜스포머까지 얹은 상태의 상판은 워낙 무거워서 나사못을 당장 박아서 고정하지 않아도 사고를 칠 염려는 없다.

서두르느라 일을 그르치지 말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단계별로 완벽을 추구하면서 진행하도록 하자.


댓글 없음: